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조회 수 : 1486
2012.12.28 (15:46:37)

<특집Ⅰ>

 

내가 대통령 후보라면

 

<홈리스뉴스 편집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10월 16일, 서울역 광장에서는 내가 대선 후보라면 어떤 공약을 내세울 것인지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거리에서 생활하시는 많은 분들이 처음에는 마이크 앞이라 쑥스러워 하기도 했지만 이내 용기를 갖고 힘찬 발언들을 해주셨습니다.

 

같이 어깨동무하고 나갈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나가라, 이리가라, 저리가라
그런데 어디를 가겠습니까? 갈 데가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같은 사람은 갈 데가 없습니다.
비빌 언덕이 없기 때문에 여기 있는 겁니다.
제가 대통령 후보라면
여기에 있는 귀하디 귀한
형제고 자매고 같은 국민이고 동지인
거리의 이 분들을
기쁠 때, 슬플 때, 아플 때 안아주고
보듬어줄 수 있는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치유해 줄 수 있는
같이 어깨동무하고 나갈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Untitled-7.jpg

 

우리가 가져야 할 권리를 다 빼앗아 갔기 때문입니다
한 때는 저도 꿈이 많았습니다.
사업에 실패하고 또 실패하다가
결국 이곳 서울역으로 왔습니다.
제가 서울역에 여러분이 혐오하는 이런 모습으로
여의치 않게 거리로 나와야 했던 이유는
저의 잘못이라고 얘기하기에는 정부의 대책은 미흡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사람들로부터 얼굴을 돌리고 살았습니다.
이런 모습을 누가 볼 것인가 염려했습니다.
사람들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를 못했습니다.
제가 지금 손을 떨고 있습니다.
밤을 새우기 위해서, 추위를 이기기 위해서 밥보다는 술을 먹어야 했습니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저희들을 이해하십니까?
추위를 피해서 서울역사 안에서 잠깐 쉬는 것을
서울역에서는 거부했습니다.
저는 정치를 모릅니다. 하지만, 코레일은 각성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져야 할 권리를 다 빼앗아 갔기 때문입니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경제를 살린다고 복지예산을 줄이는 그런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홈리스들의 인권과 모든 것을 존중해서
좋은 방법으로 사람들과 논의해서 이끌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보건복지부나 행정안전부가 왜 그렇게 됐는지
공부를 더 많이 해서 강남 스타일이 아닌 시민 스타일로
노력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있는 놈들한테 퍼주는 정치는 안 하겠습니다
저는 억울합니다. 누가 도와준 적이 있습니까?
정치하는 사람들이 없이 사는 사람들 도와준 적이 있습니까?
나도 살고 싶은 생각이 안 들 때가 많아요.
그게 얼마나 괴로운지 알아요?
누가 자기 몸 버려가면서 술 마시고 싶은 사람이 있겠습니까?
노숙인이 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먹고 살 수 있으면 여기 있겠습니까?
시민 여러분들부터 인식을 바꾸는 게 필요합니다.
그 분들이 술을 먹을 때 그 심정을 아십니까?
여러분들은 지나가면서 욕을 합니다.
자기 밥그릇은 챙겨도 거리의 노숙인들을 위한 배려는 요만큼도 없습니다.
참다가 참다가 나왔습니다.
공안들은 노숙인들을 개 취급합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 봐주세요.
여기 올 때까지 정부는 뭘 했습니까?
왜 노숙인들을 양산했습니까?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들이 무슨 정치를 합니까?
선거 때 되면 온갖 구호가 난무하고
구호와 공약만으로 하늘을 찌를 겁니다.
저 하늘이 무섭지 않습니까?
시민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벌레 보듯이 보지 마시고 인간 대 인간으로 봐주세요.
아픈 사람들의 심정도 이해해주시고
그 사람들이 왜 술을 먹을까
그 고통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말만 하지 마시고
행동으로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철도공안부터 고칩시다. 왜 사람들을 때립니까?
옳지 않는 정책은 사람들에게 고통만 줍니다.
노숙인이라서 쫓겨나는 서글픈 일은 없어야 합니다.
있는 놈들한테 퍼주는 정치는 안 하겠습니다.

 

홈리스의 경험이 묻어나는 멋진 공약, 가진 사람들보다 없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공약! 이런 공약을 반드시 수행할 의지를 가진 대통령 후보가 있다면 우리 손으로 한번 뽑아볼만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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