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요세바 통신>-일본의 홈리스 소식을 전하는 꼭지입니다.

 

노숙인 습격 사건과 소년 범죄, 그 사이에서

 

<임덕영 / 리츠메이칸대학원생, 회원>

 

요 며칠 전, 부산에서 노숙인 사망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부산역 화장실에서 노숙인 진 모씨가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 것은 11월 8일. 경찰은 당시 진 모씨는 평소 술을 자주 마셨고, 질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지병으로 숨진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진 모씨가 재판 증인으로 예정되어 있었고, 불리한 증언을 하지 말라며 폭행을 당해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경찰은 재수사 방침을 세웠다고 합니다. 이렇듯, 노숙인은 다양한 폭력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심지어는 목숨마저 잃는 경우가 발생하고는 합니다.

 

Untitled-4.jpg 일본의 경우에도 노숙인에 대한 습격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노숙인 습격과 관련된 책을 쓴 이쿠타 타케시(生田武志)의 홈페이지에는 노숙인 습격 사건을 보도한 신문 내용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을 제가 수합해 보았더니, 2000년부터 2008년 10월까지 발생한 노숙인 습격 사건은 총 71건, 그로 인한 부상자 55명 이상, 사망자 32명 이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당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인명 피해는 없지만, 박스 집에 기름을 끼얹어서 불을 붙이거나, 잠을 잘 수 없도록 물을 뿌려 놓거나, 또 날계란을 던지는 사건들도 다수 발생하였습니다. 최근에도 오사카에서 노숙인 습격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10월 13일, 14일 이틀에 걸친 습격으로 노숙인 5명이 중상을 입었고, 그 중 한 명은 사망하였습니다. 왜 이렇게 잔혹한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요? 홈리스에 대한 배제를 부추기는 정부의 정책도 한 가지 원인일 것입니다. 마치 홈리스가 있으면 마을의 치안에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치부하고, 홈리스를 범죄자 취급하는 경향이 일본에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러한 사건의 가해자가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이거나 20살 전후의 젊은이가 대부분이라는 점입니다.

 

▲스마구 구에서 젊은이들에 의한 노숙인 습격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대화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자는 내용의 유인물. “스미다 구에 살고 있는 청소년 여러분들께” 상야 노동자 복지회관 활동위원회

 

 

 

 

 

신문 보도를 보면, 이들은 집단적으로 어울려 다지면서, 연속적인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인터뷰한 내용들을 보면, 거의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단순한 ‘놀이’로 생각하고 저지른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2000년 7월에 발생한 노숙인 폭행 사망 사건의 용의자 20살 M씨는 “게임 기술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상대방이) 완전히 뻗을 때까지”라고 인터뷰하기도 하였습니다. 2003년 10월 3명의 노숙인을 폭행한 사건의 용의자인 한 소년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었다. 사회의 쓰레기를 처치하는 느낌이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왜 어린 청소년들이 노숙인을 괴롭히는 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학교에서 발생하는 ‘이지메’와 관련된 것은 아닐까 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지메’는 한국어로 번역하면 ‘괴롭힘’입니다. 어떤 학생을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문화가 생겨난 것입니다. 이러한 집단 따돌림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이 생겨나고, 전학가거나, 학교를 그만두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고 있습니다. 노숙인에 대한 심각한 범죄 행위도, 이러한 분위기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라는 점입니다.

 

집단 괴롭힘의 원인도 복잡하겠지만, 경쟁이 치열한 사회 분위기, 또, 그러한 경쟁에서 지는 사람은 인생의 낙오자라는 가치관이 만연해 지면서, 스트레스를 동료 학생에게 풀게 되고, 또 그러한 행위를 집단적으로 하면서 죄의식도 느끼지 않게 되는 현상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집단 괴롭힘이 학교 안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 밖으로까지 확장되어서 사회적으로 약자인 노숙인에게 가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작지만 소중한 움직임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노숙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려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홈리스 문제 수업을 만드는 전국 네트워크’에서는 노숙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함께 이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이라는 것을 직접 체험이나, 영상물, 토론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수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왜 집이 아니라 길에서 사람들이 잘까?”, “노숙인은 게으름뱅이가 아닐까?” 등의 간단한 것 같지만 어려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토론을 비롯하여, 노숙인과 직접 대화를 하는 장을 만들고, 또 밤에 직접 노숙인이 사는 곳을 순찰하고 방문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또 아동들을 위한 영상물을 제작하여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청소년의 노숙인에 대한 배제를 줄임과 동시에, 학교 내에서의 집단 따돌림 문제를 고민하는 데 하나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중고등학교에서도 다양한 인권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노숙인에 대한 인권 교육의 실시 필요성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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