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조회 수 : 2694
2012.10.29 (18:04:53)

[당당하게]는 홈리스 상태에 처한 이들과 다양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11명, 노인 홈리스들의 고민

 

<홈리스뉴스 편집부>

 

4p_1.jpg[◀'희망의집'은 시립구로노인종합복지관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사무실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지난 달 초 사무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로도 지긋한 연세임이 짐작되는 그는 현재 생활하고 있는 쉼터가 폐쇄될 예정인데, 이에 대한 도움을 요청한다는 말씀을 전하셨다. 구로노인복지관 희망의집(노숙인쉼터)에 입소해 계신 분으로, 본인들이 작성한 탄원서도 보내오셨다. 노숙인쉼터를 운영하고 있는 구로노인복지관이 위탁운영을 12월을 끝으로 중단하겠다는 것이 발단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쉼터를 방문했고, 입소인들과 복지관 관장을 면담할 수 있었다.

복지관측의 주장은 이렇다. 노숙인쉼터의 위탁운영은 임시사업이었기에 폐쇄시기를 가늠하고 있었고, 오랫동안 일했던 실무자가 최근 사직함에 따라 올 12월을 폐쇄시기로 정했다는 것이다. 복지관 내에 쉼터가 위치해 있다 보니 입소인들로 인해 민원이 많고, 복지관의 기능과 쉼터의 기능이 충돌하고, 복지관이 과밀해 쉼터 공간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쉼터를 폐쇄한다하더라도 현 입소인들을 모두 전원 시킬 수 있는 타 쉼터가 있으므로, 이들의 인권에는 하등의 지장이 없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한솥밥을 먹고 살았던 공동체를 유지하고 싶다
그러나 복지관 측의 판단과 달리, 쉼터 입소 어르신들의 얼굴 만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12명이 정원인 이곳에는 현재 11명이 생활하고 있는데, 제일 젊은 분이 55세다. ‘노인쉼터’로 분류된 곳은 아니나 입소인들은 모두 노인이다. 이들은 현재 서울시에서 쉼터를 만들려고 해도 못 만드는 상황인데, 있는 쉼터마저 못 지키면 어찌하느냐며 토로하신다. 또한 고령이다 보니 타 시설로 이전하여 적응하며 사는 것도 큰 걱정이라 하신다. 길거리로 내몰지는 않겠지만, 대다수 3년 이상 같이 한솥밥을 먹고 살았던 그들의 공동체를 유지하고 싶다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었다.
이곳과 유사하게 주로 노인들이 입소해 살던 용산구의 서계보현의집은 주민들의 반발로 시설 이전이 불발된 바 있다. 구로노인복지관 희망의집 폐쇄 결정이 있기 두 달 전, 사실상 이미 또 한곳의 노인 홈리스들의 쉼터가 문을 닫은 것이다. 홈리스에 대해 사회에서는 시설에 입소하라는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우리 지역에 노숙인시설이 들어온다면 쌍수를 들고 반대한다. 비슷한 연유로 사회복지법인들조차 노숙인복지시설을 계속 반납하고 있는데, 2000년 108개소에 달했던 서울지역 노숙인쉼터는 현재 38개소만 남아있다. 물론, ‘시설’ 정책은 그 자체로 한계가 명확해, 주거지원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전환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 상황은 이와 같은 정책적 전환에 따른 변화는 분명 아니다.

 

고작 두 곳 뿐인 노인 홈리스들의 잠자리
서울시는 입소인들의 탄원에 “법인이 관련 법령에 따라 폐지하고자 할 경우 우리시로서도 이를 강제로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서울시 말대로 구로노인복지관 측의 계획은 불법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숙인 복지에 있어 서울시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재판관이 아니다. 현 운영 법인이 반납의사를 표한다면 시설위탁 공고를 새로이 해 타 법인을 선정할 수도 있다. SH공사나 LH공사 소유의 매입임대주택을 통해 공간을 확보할 수도 있다. 희망의 집 입소인들도 현 위치를 고수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갈수록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고작 두 곳 뿐인 노인 홈리스들의 잠자리는 누가 운영하든, 어느 곳이든 유지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곧 겨울이다. 정부 지자체에서는 동절기 대책이란 이름으로, 거리상담원을 증원하여 시설입소를 권유하겠다는 대책을 올해도 빠짐없이 발표할 것이다. 새롭고 기발한 대책도 좋겠지만 현안부터 슬기롭게 해결하는 행정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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