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조회 수 : 2632
2012.12.28 (14:51:05)

 <1평에서 세상읽기>-점점 고통스러워져 가는 ‘세상’을 고발하고, 새롭게 만들어갈 ‘세상’을 꿈꾸는 꼭지입니다.

 

폐지도 가격도 고물인 세상

<홈리스뉴스 편집부>

 

"우리 피를 다 빨아서 그냥 지들 위해서 다 처먹는 놈들은

사회의 뼈를 갉아먹는 거예요.

송충이만도 못한 인간들이죠.

어떻게 사람이에요, 그게. 지들도 알 거예요.

한 리어카 실고 와서 오륙 천 원 그거 뭐에 쓰냔 말야. 뭐에다가 그걸... ”
-광화문 재호아저씨

 

폐지를 최종 처리하는 골판지 회사들의 담합으로 인해 현재 폐지 가격은 30~40원으로 떨어졌다. 고물상에서 수집된 폐지는 중간 업체를 거쳐 골판지 회사로 들어가는 데 이 과정에서 불순물(수분과 오물)을 감안해 무게를 차감한다. 불순물 차감율이 작년까지 10%였다면 올 해 들어 30~40%를 차감해 버리면서 폐지 수집이 생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상황이 이런지라 주변에 노숙을 하면서 폐지 수집하는 사람들을 만나 현재 생활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들어보았다.

 

Untitled-2.jpg 종로의 성희아저씨
종로는 새벽까지 장사를 해서 가게를 마칠 때 폐지가 많이 나와. 그래서 주로 새벽에 폐지를 수집해. 작년에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는 최하로 5만 원 정도. 작년에 폐지 가격이 200원이었으니 100Kg이면 2만원이었거든 지금은 100Kg이면 3천원이거든 몇 배야? 지금은 캔 가격도 떨어졌는데 그때는 캔 가격도 비쌌단 말이야. Kg당 1100원이었는데 지금은 700원이야.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거야. 그때는 5만원은 기본이야 기본.
요즘은 하루에 12시간씩 해도 1만5천원 벌까 말까하고 작년 같은 경우는 서로 가져가라고 했는데 지금은 안내놓고 지들이 팔아먹는다니까. 그때는 다 내놨어. 처치 못해가지고 빨리 가지고 가라고,  근데 지금은 안 내놓더라고. 캔도 안내놔. 이젠 노래방이나 당구장에서도 안내놓더라고. 안 나와 장사가 안 되니까.
5만원을 벌 때는 2만원씩 저축도 했어. 남한테 신세안지고 돈 번거로 밥도 사먹고 옷도 사입고 지금은 그렇게도 못해. 지금은 겨우 컵라면이나 사먹고 막걸리 싼데 가서 먹고 잠은 찜질방에서도 못자 지하철이나 왔다 갔다 하고 책방 가서 책이나 보다가 시간되면 또 나가서 폐지 수집하고. 내가 가는 찜질방은 주간에는 7천원이고 야간에는 1만원이야. 한 번은 여유 있을 때 한 달 치를 끊었어. 그러면 표를 준다고. 편하더라고 주간 야간이 상관없더라고. 근데 지금은 그렇게도 못해. 10만원 모으려면 정말 힘들 다니까. 10만원 모으려면 진짜 열흘 아무것도 안 먹고 해야 돼. 얻어먹던지... 그렇게 못하기 때문에 계속 일을 하는 거지. 두 끼는 안 먹더라도 한 끼는 제대로 먹어야 되니까. 한 끼 사먹으면 만원 들어간다고 담배는 웬만하면 줄이고 술은 가끔.

 

종로 남선아저씨
새벽 5시에 나가면 들어오는 시간은 오전 10시 반에서 11시 들어오면 예전엔 많았는데 지금은 단가가 떨어졌으니까 3~4천원 그것밖에 안되고... 가끔씩 오후에도 나가긴 하는데 담뱃값정도는 해요. 큰돈은 못하고 1만 원짜리는 쥐어보지도 못하고 천 원짜리는 몇 장 쥐어요.
입에 겨우 풀칠하는 거고 술, 담배하는 사람들은 그것도 안하면 안 되니까 억지라고 해야 되니까 밥 한 끼라도 먹어야 되고 밥 주는데 돌아 댕길수도 없는 거라. 2천 원짜리 밥 사먹고 소주한잔 먹고 담배하나 사면 저녁엔 아무것도 없는 거여.
예전에 180원 할 때는 나 같은 경우는 아침에 한발이 하고 나면은 오후에는 안하니까 한 3만 원이상 벌면 그것도 큰돈이었어. 요즘 같은 경우 가지고 와봐야 3~4천원이니까 담배하나 사고 밥 2천 원짜리 하나먹고 그러면 끝나는 거야. 그렇게 생활을 해 지금은. 그렇게라도 안하면 안 되니까.

 

광화문 재호아저씨
작년엔 하루에 150Kg씩 했죠. 한 달에 5~60만 원 정도 벌었어요. 그러면서 150만 원 200만 원 모았어요. 그 돈이 올 해 구정 지나면서 한 5개월 동안 방세 내느라 다 들어간 거죠.
요즘 폐지해서는 밥값도 안 나와요. 담배 한 갑사고 막걸리 한 통 마시면 밥값이 없어요. 예전에는 최하 못 주워도 보통 1만 5천 원, 2만 원 벌었어요. 그러면 그날 돈을 써도 몇 천원이 남아요. 우선 몇 천원이래도 여윳돈이 있어야 다음날 하다못해 배고프면 인사동가서 한 2천 원 밥도 있고 막걸리도 한 통 먹을 수 있단 말이야. 지금은 없어요. 이젠 모자란다구요. 담배·술 안 먹으면 그거나 남을까... 대체적으로 이런 생활하는 사람들이 맘고생이 심해서 술·담배 안 먹는 사람이 없어요. 그렇다고 누가 사주는 사람도 없고 서로 어려운 실정을 아니까 사 달라 그러지도 못해요. 내가 조금 여유가 있으면 아는 사람하고 가게 가서 생술하고 과자 부스러기 먹는 거예요. 뭐가 있어야 고기라도 먹죠. 술 이란 게 그래도 진한 안주하고 먹어야 속 안 버리잖아요. 그러니 속 다 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병나서 죽고 그래요.

 

Untitled-3.jpg 서소문 공원자원 아저씨
뭐랄까 파지가격이 좋을 때는 생활에 보탬이 됐는데 파지가격이 떨어지면서 굉장한 타격이 오는 거지 가격이 2/3가 떨어져 버렸으니까. 그나마 여기서 주로 나오는 게 파지인데 파지 가격이 떨어졌단 말이야 파지 가격이 떨어지면서 신문값, 거기다 다른 고물 가격도 덩달아 떨어졌어. 모든 것이 다 떨어졌어. 여기서 주로 나오는 게 파지, 신문인데 이 가격이 떨어지니까 요즘엔 굉장히 어렵다고. 요즘엔 생활의 보탬이 되는 게 아니라 사실 여기 사는 친구들하고 같이 담뱃값이라도 나누고 술값이라도 나누는 정도 커피마시고 그 외에는 남는 게 없어요. 그전에는 그래도 한 달 열심히 하면 나누어 쓰는 돈이 방세 정도는 해결이 되는데 이제는 방세가 해결 되는 게 아니라 완전히 마이너스로 돌아가는 거야. 뭐 매일 파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에 세 번 팔던 거 가격이 떨어지면서 장사가 덜 되는지 폐지도 덜 나와... 그러니까 보통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빼는데 일주일에 두 번 빼는 가격으로는 한 번 팔고 다음 파는 날까지 담배사피고 커피마시는 정도... 그 외에는 생각할 수도 없고 요즘은 생활이 어렵다고 봐야지.


다시 거리로
골판지 회사의 담합으로 인해 빈곤층의 사람들의 생활이 더욱 위태로워졌고 다시 거리로 내 몰리는 사람들도 있다. 공교롭게도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악조항인 부양의무제로 인해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이다.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마저 악덕 기업의 이윤추구로 인해 짓밟혀 추운 겨울 또 다시 거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폐지 수집을 안 하면 안 되는 상황의 그들은 오늘도 폐지를 모으기 위해 손수레를 끌고 새벽 거리를, 한낮의 분주한 인파속을 배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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