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인권-아우성>-‘홈리스인권지킴이’활동을 통해 만난 거리 홈리스의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입니다.
홈리스에 대한 낙인강화, 불심검문의 부활
<홈리스뉴스 편집부>
공권력의 남용, 불심검문 부활
지난 9월 3일, 경찰청에서 일제검문을 중단한지 2년 만에 다시 적극적으로 불심검문을 실시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그 이후, 거리를 돌아다니는 경찰관이 눈에 띄게 늘었고, 부당한 불심검문에 의한 피해를 경험한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거리에는 심리적으로 위축된 사람들이 신분증을 까는 일이 많아졌고, 잘못한 것은 없는지 스스로를 점검하고 있다.
홈리스를 노리는 불쾌한 불심검문
이러한 불심검문에 의한 가장 큰 피해자는 빈곤한 홈리스이다. 사실 일제검문이 중단된 2년 동안, 아니 그 이전에도 불심검문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7호선 지하철 방화사건, 숭례문 화재, G20 등 국제행사, 물품보관함 폭파사건 등 사회적으로 강력한 범죄가 발생하거나, 국제 행사가 있을 때마다 홈리스는 늘 그 대상이 되어왔다. 그러던 중 최근 인권지킴이 활동을 하면서“요즘 불심검문이 많아졌어”라는 말을 더 자주 듣게 되었다. 이로 인해 홈리스가 잠자는 곳, 먹는 곳, 쉬고 있는 곳 어디서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실시되는 불심검문은 홈리스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버리면서 괴롭히고 있다.
실제로 공원에서 경찰의 느닷없는 검문과 반말로 인해 기분이 나빠진 거리홈리스가 그 장소를 피해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도 하고, 무료급식을 먹으려 줄 서 있던 홈리스에게 불심검문을 하는 경찰관과 말다툼을 하기도 하고, 외국 관광객이 많은 길에서 사복경찰이 허름한 옷차림의 거리홈리스만 골라서 불심검문을 하기도 했다. 또 응급잠자리를 이용하러 온 홈리스를 대상으로 경찰들이 찾아와 대대적으로 불심검문을 행하려고 하거나, 일용직 일을 나가기 위해 새벽부터 역전에 모여든 홈리스를 대상으로 불심검문을 하며 가방을 뒤지는 일도 있는 등 홈리스에 대한 불심검문이 확실히 늘었다.
불심검문은 수상한 사람에게 경찰이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에 나와 있는 대로 적법절차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거리홈리스, 역전이나 공원을 중심으로 모인 홈리스를 대상으로 하는 문제가 있다.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홈리스를 범죄자 취급하며 표적삼아 잦은 불심검문을 하는데다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명시된 내용을 지키지 않은 채로 현장에서 이뤄지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홈리스에 대한‘낙인찍기’중단하라!
불심검문이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홈리스를 집중적으로 노려서 검문을 실시하고,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는 행위는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가 될 수 없다.
영등포 역전에서 만났던 어느 홈리스가 말했다.“불심검문은 경찰이 주관적으로 판단하여 노숙을 하는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갖고 한다. 그래서 함부로 반말하고, 다짜고짜 가방을 열어보라고 하는 것이다. 안 그래도 노숙인이라 슬프고 먹고 살기 힘든데, 공무원에 의해 탄압을 받으니 기분이 좋지 않다. 그건 가난한 사람의 상처에 연고가 아닌 소금을 뿌려 더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이다.”이렇듯 가장 빈곤한 홈리스에게 낙인찍는 부당한 불심검문보다는 사회적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의 상처에 연고를 발라줄 수 있는 올바른 공권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