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행동 6~7월 활동이야기
<홈리스뉴스 편집부>
이번 호에는 활동 보고를 굵직굵직 한 것들만 추려 드리려 합니다. 6월 하반기부터 지금까지의 활동을 돌아보니 크게 두 가지 소식으로 모아지는데요. ‘아랫마을 홈리스야학’ 봄 학기 종강식 후일담과 거리홈리스 명의도용 실태조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아랫마을 홈리스야학 종강
겨울 기운이 채 가시지 않았던 3월 7일부터 시작된 ‘아랫마을 홈리스야학’ 봄 학기가 지난 6월 25일 오후 2시, 종강식을 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봄 학기는 컴퓨터, 연극, 한글, 영화토론 등 총 7개의 과목, 16주 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39명의 홈리스 당사자들이 학생으로, 16명의 자원 교사가 함께 야학을 일궜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하지는 못했습니다. 고혈압이 심해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볼 수 없어서, 병원에 입원해야 해서, 갑자기 찾아든 우울증으로, 먹고 사는 일에 바빠서, 생각했던 것만큼 야학이 주는 만족이 크지 않아서 등 다양한 이유로 중도 하차하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개근상을 수상하신 분들이 10명일만큼 지난 학기보다 참여율이 높아지고, 보다 안정 궤도에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학생회의 역할도 컸습니다. 학생회 임원을 중심으로, 야학이란 공간이 수업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편히 들러 담소하고 머물 수 있는 곳이 되게 분위기를 만들었고, 주말마다 함께 한 농장도 일주일에 한 번 맛보는 소소한 재미였습니다. 종강식의 백미는 30분 가량 진행된 연극반의 ‘간이역’ 공연이었습니다. 감동, 재미도 있었지만 그동안의 노력이 가장 크게 와 닿는 공연이었습니다. 지금 야학은 8월 24일로 예정된 가을학기 개강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며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습니다. 곧 야학 학생, 교사 모집이 있을텐데요, 많은 관심과 호응 바라겠습니다.
<사진 3> <사진 설명 : 야학 종강식을 마치고 모두 한 자리에 모여>
# 홈리스 명의도용 실태조사
거리 노숙이라는 극한의 빈곤상황을 악용한 명의도용 범죄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2006년에 조사했을 때 홈리스의 약 25% 정도가 피해를 입었었는데, 5년이 지난 현재의 상황은 아마 더 심각해졌으리라 생각됩니다. 범죄 집단들의 극성은 계속되는 반면, 예방이나 피해해결 대책은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명의도용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제도를 한 번 뜯어보고 예방, 해결대책을 요구하는 활동을 하려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 일 것입니다. 첫 실태조사는 지난 6월 30일, 대학생들이 구성한 ‘2011년 반(反)빈곤연대활동실천단’과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후 주 1, 2회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8월 중순까지 급식소나 상담보호센터 등지에서 거리 홈리스분들을 찾아 뵙고 진행할 예정입니다. 조사와 동시에 피해 상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혹, 명의도용 실태 설문 조사자들을 만나시게 되면 부담없이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동시에, 7월부터 시행되는 ‘서울시 의료개선대책’으로 인한 피해사례 조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휴가, 피서 같은 잠깐의 도피도 어려운 홈리스들에게 더위는 보다 큰 고통이리라 생각됩니다. 부디,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