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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정책 토론회 참석자 간담회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이 지난 6월 7일 공포되었다. 이에 맞춰 6월 1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법 제정의 의의 및 과제에 대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30여 년에 걸친 부랑인, 노숙인 복지 역사 상 첫 제정법인 만큼 넓은 토론장은 금새참석자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그러나 홈리스 당사자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전히 당사자들의 입장과 의견 제시는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신 홈리스 당사자 세분을 모시고, 토론회에서 미처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눠보는 작은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참여자들은 홈리스야학 학생으로, 발언 내용은 야학에서 사용하는 애칭을 사용하여 정리하였다.

<홈리스뉴스 편집부>

 

Q : 노숙인 지원법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본인들의 경험에 비춰볼 때 법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부터 이야기 해 봤으면 한다.

 

․ 다람쥐 : 누구나 그렇겠지만 대다수 홈리스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사회복귀다. 그러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그런데 지금은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가는 판이니까 그만큼 벗어나기가 더 어렵게 되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여러 가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달마 : 아침에 급식소 가 보면 늘어 선 줄이 장관 아닌 장관을 이룬다. 아침 다섯시부터 줄을 서고, 비가 와도 줄을 서 있어야 하니 이건 정말 아니라고 느꼈다. 소소하지만 이런 게 인권까지 빼앗기는 거라고 생각한다. 법을 통해 제대로 된 급식시설이 만들어져야 한다.

 

․ 다람쥐 : 급식 얘기 하니 거들고 싶은데, 급식소를 이용할 때 지나가다 아는 사람 볼까 무서워 등 돌리고 줄을 서 있곤 했다. 교회에서 밥을 먹으려고 하면 한 시간씩 예배를 봐야하는 등 내가 원치 않는 걸 강요당하는 일이 많았다.

 

․ 온달 : 내 주변에도 도움이 필요한데 누락된 사람들이 많다. 실질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뭐가 필요한 지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숙인 진료의뢰서를 갖고 병원을 다니는 데 진료소 직원의 첫 마디가 “깔끔한 분이 왜 오셨어요?” 일 때가 많다. 그럴 땐 진짜 울화가 치민다. 또 병원을 가더라도 괄시가 심한데, 진료의뢰서 갖고 온 사람은 제일 나중에 진료 받는 일도 허다하다. 이런 걸 겪다보니 외롭지 않게, 괴롭지 않게, 눈물나지 않게 해 주는 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Q : 얼마 전 부산의 거리 홈리스 지원 시설장이 당사자 명의의 수급비를 전용하고, 임대주택에 부정 입주하는 등의 비리를 저지른 바 있다. 이에 대해 작년부터 홈리스 당사자 모임이 부산시에 문제제기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향후, 이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 다람쥐 : 당사자가 그런 일을 당했을 때 호소하려고 하더라도 모르는 게 많다. 구청을 가야하는 지, 동사무소를 가야하는 지, 누구를 만나야 하는 지 도통 알 수 없다. 복지부 같은데서 당사자의 권리에 대해 알려주고, 기관에 사물함 같은 것을 마련해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그걸 열어봐서 당사자들의 민원이 쉽게 전달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 온달 : 그런 피해가 있을 때 직접적으로 민원을 낼 수 있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부정을 했다고 볼 만한 사건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말 한 두 마디 정도로 쉽게 접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백날 말을 해도 조정되지 않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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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사진설명 : 6월 19일, 아침 홈리스야학 교실에서 미니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Q : 앞으로, 시행령 시행규칙 제정이란 과제가 남아 있다. 시행령, 시행규칙에 꼭 넣었으면 하는 내용이나 시행령, 시행규칙을 제정하는 과정에 대해 요구하고 싶은 게 있다면?

 

‧ 온달 : 자기들끼리(복지부, 시설대표 등)만 만들지 말고 당사자들에게 직접 그 내용을 알려서 “아, 이 사람들 말이 옳구나” 싶은 것은 정당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자기네들이 모르는 것을 당사자들이 알 수도 있는 거 아닌가?

 

‧ 달마 : 토론회가서 유심히 봤는데 재정은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이 없었다. 복지 예산이란 게 4대강 사업에 돈 쓰고 엉뚱한 데 돈쓰고 하다 보면 유야무야 되기 십상이다. 부유세를 만들어서 종합소득세 5% 범위에서 복지 재정으로 쓰게 했으면 좋겠다. 또, 당사자들이 시설을 이용할 때 절차가 상당히 복잡한데 원스톱으로 간편하게 하는 내용도 들어갔으면 한다.

 

‧ 다람쥐 : 쉼터를 두 차례 이용해 봤다. 가장 큰 문제는 아침 식사하고 나면 규정에 따라 9시까지는 쉼터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한겨울에도 나가 있어야 하는데 어디 갈 곳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경마장이나 게임장 이런 데 가서 소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더 좋은 길로 가는 게 아니라 나쁜 일을 배우게 되는 꼴이다. 이런 규정은 폐지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시행령, 시행규칙 제정이 어떻게 결론 날 지 모르겠지만 그때 가서 복지부 장관 면담 요청도하고 대응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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