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기고]

 

 

[당사자 기고]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홈리스에게 제대로 지급하라

‘악화’를 ‘개선’이라고 홍보하는 정부에 대한 홈리스 당사자의 일갈

 

<투성이 / 홈리스 당사자>

 

신청부터 어렵다

예금은 없지만 나는 예금계좌 하나와 체크카드가 있기에 카드 적립금을 신청하려고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았다. 그것이 2021년 9월 06일 월요일 저녁 8시 30분 이후였다. 은행 체크카드 온라인 신청 대상자에 해당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은행 카드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조회해보려고 했지만,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대상자인지 조회할 기회 없이 바로 신청 단계로 넘어갔고, 여기서도 회원가입이 안 되어 있다고 나와서 결국 은행카드사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해야 했다. 보안 프로그램 등 필요한 것들도 설치해야 했고, 회원가입에서 비밀번호 설정할 때도 사용할 수 있는 특수기호가 있고 아닌 것이 있었다. 마지막에도 또 핀 번호를 설정해야 했다. 이 모든 과정이 너무나 복잡하고 까다로웠다. 2021년 9월 10일 금요일 카드사 홈페이지에다가 요일제 사전예약을 마친 상태인데, 신청접수 날에 문자로 접수등록 여부를 보내준다고 했지만 문자는 오지 않았다. 내가 다시 카드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신청이 완료된 것을 확인해야 했다.

 

나는 젊은 사람이고 컴퓨터를 조금 아는 편인데도 그렇게 신청하는 데까지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되었고, 요일제 예약등록을 하고 나서 보니 “홈페이지 맨 아래에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온라인 신청이 어려우신가요?” 하는 문구와 신청전화번호가 나와 있었다. 그런데 전화로 신청하는 것도 6단계를 거쳐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었다. 찾아가는 신청 부분에서도 고령자,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주민분들에 한해 찾아가는 것이었지, 홈리스를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는 전혀 없었다. 지난해에도 홈리스행동을 통해 신청할 때 홈페이지로는 신청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체크카드 사에 전화해서 이유를 묻고 등록정보 등을 수정하고 난 후에야 신청할 수가 있었는데, 이번 5차 재난지원금 신청은 지난해보다 더 어렵고 까다로워졌다. 문제는 휴대전화기도 없었다는 것이다. 카드사에서 요구하는 등록정보에 휴대전화기 번호를 등록해야 지급 여부와 사용 여부를 문자로 알려주는데, 결국은 홈리스행동 활동가분의 허락을 받고 카드사에 활동가분의 연락처를 등록하고 나서야 신청할 수 있었다. 

 

또 주소지에서만 쓰라고?

지난해 신청 당시에는 제 주소지가 지방으로 되어 있었는데, 지원금을 주소지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서 전혀 교통비 같은 부분 등을 해결할 수 없었다. 주소지 지역에서 적립금을 사용할 때도 사용 내역이 활동가분 핸드폰으로 문자가 들어갔고, 결국은 적립금으로 선불폰 형태의 핸드폰 번호를 하나 제 명의로 만들고 나서 다시 카드사에 전화해서 제 명의로 만든 전화번호를 등록정보에 등록 수정을 하고서야 그제야 사용 명세 문자를 내가 받아볼 수 있었다. 한데 이번 재난지원금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달라졌다고 홍보하지만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 

 

주소지가 지방일 때 그 지역에서밖에 적립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홈리스들에게 교통비를 지원해 주거나 하는 것도 없고 달라진 게 전혀 하나도 없다. 사용지역도 주소지를 옮겨야 변경할 수 있다. 홈리스들에게는 일반인들과 비교해 두 배의 어려운 환경이다. 주소지까지 가기 위해 교통비 등을 마련해야 하는데, 지난해 재난지원금 신청에서도 홈리스들이 아예 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냥 신청하지도 않고 포기했는데, 이것이 하나도 달라지거나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난지원금이 지난해의 40만 원 수준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데, 교통비 최소 5만 원 이상을 들여서 주소지까지 가서 필요한 물품을 사 와야 한다. 교통비 제하면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는 것들이 지난해의 절반밖에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다. 지난해 홈리스행동에서 홈리스에 대한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실태에 관한 설문 결과를 토대로 한 통계 결과와 올해 재난지원금 지급실태가 결과는 나와 봐야 알겠지만, 전혀 달라진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2면 사진.jpg

작년 7월 16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홈리스 재난지원금 보장을 위한 서울시 대책 요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출처=홈리스행동>

 

'개선'이라는 거짓말

작년보다 손톱의 떼만큼도 개선된 게 하나도 없는데 ‘지난해 국민들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고 사용하는 중에 불편했던 사항들을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라는 보도자료는 완전한 거짓말이다. 이런 거짓말을 하는 이 나라 대한민국의 행정안전부와 보도자료를 낸 다른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를 규탄한다. 홈리스들에게는 전혀 개선된 것이 하나도 없고 이번 은행 카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는 것도 지난해보다 더 어렵고 까다로워졌다. 홈리스들을 위해 개선된 부분은 아예 없고 지난해와 똑같은 결과일 듯싶고 적립금은 절반으로 반 토막 났는데 뭘 개선했다는 것인지 아이러니하다.

 

홈리스들도 경제활동을 하는데 왜 정부 기관부서에서는 경제 주체로 보지 않고 무시하고 등한시하고 소외하고 배제하고 차별하는가? 홈리스들은 통신이든 인터넷 환경이든 대부분이 기본적인 정보 접근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고, 무엇보다도 신용불량 등으로 인해 카드 적립금을 받을 은행 통장 계좌 하나 마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 은행 카드 홈페이지를 통한 카드 적립금 신청은 사실상 무의미한 것이라고 본다. 

 

실거주지와 주민등록 주소지가 다르거나, 주민등록이 말소되었거나, 거리에 사는 홈리스들에게는 자치구와 연계하여 찾아가는 신청을 통하여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 방안과 대책을 행안부에서 마련해주시기를 당부해본다. 또한 카드 적립금이 아니라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홈리스분들도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국민으로서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국가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856 <홈리스뉴스 94호> 꼬집는 카메라 - “이것은 차별의 역사다” 파일
홈리스행동
162 2021-11-17
855 <홈리스뉴스 94호> 당사자 기고 - "노숙인복지법이 있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파일
홈리스행동
179 2021-11-17
854 <홈리스뉴스 94호> 기고 - 미래를 위한 점거, "우리는 왜 용산정비창 땅을 점거했나" 파일
홈리스행동
96 2021-11-17
853 <홈리스뉴스 94호> 현장스케치 - 존엄한 마무리와 추모의 권리, 제5회 '무연고사망자 합동추모제' 파일
홈리스행동
71 2021-11-17
852 <홈리스뉴스 94호> 현장스케치 - 1017 빈곤철폐의 날, 방역과 공존 가능한 생존을 요구한다 파일
홈리스행동
75 2021-11-17
851 <홈리스뉴스 94호> 미디어 요~지경 - 현실에 책임지는 드라마를 원한다 파일
홈리스행동
89 2021-11-17
850 <홈리스뉴스 93호> 특집 - 다시 반복된 ‘위드아웃 홈리스’, 국민지원금 제도 개선 시급하다 파일
홈리스행동
261 2021-10-08
Selected <홈리스뉴스 93호> 기고 - [당사자 기고]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홈리스에게 제대로 지급하라 파일
홈리스행동
152 2021-10-08
848 <홈리스뉴스 93호> 미디어 요~지경 - "호의가 아니라 권리다" 파일
홈리스행동
133 2021-10-08
847 <카드뉴스> 노숙인복지법 제정 10년 기획 카드뉴스 3 : 노숙인복지법 10년을 살아온 홈리스의 목소리 파일
홈리스행동
292 2021-10-08
846 <카드뉴스> 노숙인복지법 제정 10년 기획 카드뉴스 2 : 노숙인복지법 10년 평가 파일
홈리스행동
171 2021-10-08
845 <카드뉴스> 노숙인복지법 제정 10년 기획 카드뉴스 1 : 노숙인복지법이 만들어지기까지 파일
홈리스행동
125 2021-10-08
844 <홈리스뉴스 92호> 특집 - 노숙인복지법 제정 10년, 홈리스 지원체계 재편이 필요하다 (下) 파일
홈리스행동
566 2021-09-06
843 <홈리스뉴스 92호> 이달의 짤막한 홈리스 소식 - 8월의 홈리스 단신 파일
홈리스행동
131 2021-09-06
842 <홈리스뉴스 92호> 진단 Ⅰ -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 사회장 이야기 파일
홈리스행동
87 2021-09-06
841 <홈리스뉴스 92호> 요세바통신 - 도쿄 올림픽을 위한 예술품? 홈리스 배제를 위한 장치들! 파일
홈리스행동
121 2021-09-06
840 <홈리스뉴스 92호> 기고 - 점거하고 점령하며 함께 현재를 살아가는 곳, 서울역 광장 파일
홈리스행동
101 2021-09-06
839 <홈리스뉴스 92호> 진단 Ⅱ - 퇴보중인 서울시 노숙인 일자리정책 (上)
홈리스행동
109 2021-09-06
838 <홈리스뉴스 91호> 특집 - '노숙인복지법' 제정 10년, 홈리스 지원체계 재편이 필요하다 (上) 파일
홈리스행동
150 2021-08-06
837 <홈리스뉴스 91호> 꼬집는 카메라 - “이것은 폐기물이 아닌 삶의 일부다” 파일
홈리스행동
117 2021-08-06
Tag List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