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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 관련 언론보도 내용입니다.
조회 수 : 5915
2013.04.18 (19:35:43)
노숙인들, 집 놔두고 왜 노숙하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투쟁 이야기’④ 홈리스행동 박사라 활동가
-정책적 기반 없이 노숙에서 벗어날 수 없어

 

노숙인을 본 적 있는가? 그들을 봤을 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420투쟁 기간을 맞아 광화문역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농성장에서 진행 중인 ‘꼬리에 꼬리를 무는 투쟁 이야기’ 네 번째 시간으로 홈리스행동 박사라 활동가가 이야기꾼으로 나섰다.

박 활동가는 먼저 지난 5년 동안 거리에서 만난 홈리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 활동가는 사람들이 홈리스에 대해 가지는 편견들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노숙인’이 아닌 ‘홈리스(Homeless)’라는 용어를 선택한 이유를 중심으로 1시간 30분가량 이야기를 꾸려 나갔다.

- 노숙인에 대해 가지는 편견 몇 가지

“보기에 사지 멀쩡한 사람들, 멀쩡한 집 놔두고 왜 노숙하지?”

노숙인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잘 알려지다시피 1997년 IMF 때부터다. 대량의 실직자가 발생하면서 자연히 소득과 주거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고, 사람들은 길 위로 쏟아졌다.

그러나 IMF 이전에도 노숙인은 많았다. 하지만 노숙은 그들의 자발적 선택이 아니었다. 일자리와 집을 잃게 되고 사고·질환 등이 종합적으로 겹쳐지면서 더는 도움을 구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길바닥에서 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진다.

IMF로부터 15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노숙인은 늘고 있다. 실직과 높은 집값이 가장 큰 이유다.

▲홈리스행동 박사라 활동가
“길바닥에서 술 먹고, 왜 일은 하지 않지? 게으른 거 아냐?”

얼마 전 실시한 노숙인 노동실태조사에서 노숙인의 85% 정도가 계속 구직활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역 뒤편 주차장 가는 길에는 일용직 시장에 나가려는 사람들이 길 위에서 자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새벽 4, 5시에 인력시장에서 와서 사람들을 데려간다. 폐지 줍는 일을 하는 사람도 많다.

서울시에서 노숙인 일자리로 ‘노숙인 특별자활 근로’를 하는데 한 달 40만 원이다. 그러나 40만 원으로 자립은 불가능하다. 방세가 25만 원이다. 40만 원은 수급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이다.

일하려 해도 노숙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고, 일한다고 해도 서울시 노숙인 특별자활 근로처럼 40만 원 남짓한 돈뿐이다.

겨울이 지나면 건설사업이 활발해지면서 건설노동직이 많아진다. 그러나 나가도 퇴짜를 맞기 일쑤다. 주민등록증이 없어서, 혹은 겨울 동안 길에서 살다 보니 몸이 안 좋아져서 현장에 가면 퇴짜 당하는 거다. 건설 현장에서는 일하기 전 혈압을 재는데 혈압 높아 쓰러지면 자기들 책임이니 미리 퇴짜를 놓는다.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여성 노숙인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 등에서 값싼 노동력이 오니 쫓겨난다고 한다.

“갈 데 없으면 시설 들어가면 되잖아?”

장애인투쟁에서 탈시설 외치듯 노숙인 쪽에서도 탈시설을 외치고자 한다. 현재 노숙하는 사람들 절반 이상이 시설 경험이 있다. 일제시대 때부터 부랑인 정책이라고 해서 부랑인들을 강제 수용하는 시설 중심의 정책이 있었다. IMF 때부터 대형 시설이 많아졌다.

한 방에 3~40명씩 노인, 청년, 장애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떼로 산다. 시설 경험한 사람들은 다신 시설에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질환, 장애 등이 있으면 필요에 맞게 도움을 받으며 자신의 독립된 방에서 생활하길 원하지만 시설에서는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노숙인 욕구 조사 시, 가장 필요한 것으로 첫째는 주거, 둘째는 일자리로 조사됐다.

- 노숙인이 아닌 왜 ‘홈리스’인가?

노숙인’이라고 하면 일단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게으른 사람, 거지, 무서운 사람 등이라는 편견이 담겨 있다. 그러나 주거와 사회 빈곤에서 비롯된 문제이기에 주거문제까지 넓혀 생각할 수 있는 홈리스라는 단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노숙인이란 단어는 주거문제를 잘 드러내지 못한다. 한국어로 홈리스에 해당하는 적절한 언어를 아직 찾지 못했다.

그러나 홈리스는 외국어라서 (법적 용어로 사용이)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주민‘센터’, ‘바우처’, ‘디엔에이(DNA)’ 등 외래어는 이미 많이 쓰고 있다. (홈리스라는 단어 사용이 안 되는 것은) 사회에서 가장 관심받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문제는 정책에서도 빌려나는 것을 보여준다. ‘홈리스지원법’을 만들고 싶었지만 결국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이 됐다. 법적 용어로는 홈리스라는 단어 사용이 안 되지만 홈리스행동에서는 계속 쓰고 있다.

- 홈리스, 집 없는 사람들.

사회에서 가장 열악한 사람들은 거리에 있는 사람이다. 노숙인은 사람대접도 받지 못하고 불쌍하다는 동정도 받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주거 중심으로 주민등록증을 받는다. 집이 없으면 주민등록증도 말소된다. 그러면 모든 것에서 다 배제된다.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투표도 할 수 없다. 한국에 살지만 주민등록증이 없기에 국민, 시민이 아니게 된다. 또한 노숙하면 길거리에 방치되기에 누구에게나 표적이 되기 쉽고 범죄 이용 대상자로 언제나 노출되어 있다. 정치권에서도 노숙인 명의로 돈세탁을 한다.

집이 철거당해 노숙하게 된 사람도 있다. 은평구 쪽에서 살고 있었는데 개발되면서 집이 철거된 거다. 구청 직원과 용역에게 팔다리 들려 나오는 사이, 집을 부서졌다. 내가 왜 쫓겨나야 하는지, 여전히 그 화가 남아 있다고 한다. 원래 수급자였으나 철거 후, 주거가 불분명해지면 결국 수급도 끊겼다. 현재는 종각역에서 박스 깔고 주무시는데 73살쯤 되셨다.

고등학생과 젊은 사람들이 할아버지를 치고 가는 등 모욕과 멸시를 한다. 너무 화가 나지만 하소연할 곳도 없다. 집이 없다는 이유로, 노숙한다는 이유로 모욕과 멸시를 당하는 이 사람들의 인권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나?

- 부실부실, 부실한 노숙인 지원체계

몇 개월 치 돈을 미리 내면 묵을 수 있는 여관이 있다. 그런데 그곳이 돈만 받고 폐업해서 날랐다. 그 때문에 돈이 없어 노숙하게 된 여성분이 있다. 3년 전에 처음 만났을 때는 깔끔했는데 3년 동안 길거리에 있으면서 사람이 변하는 게 보였다.

어느 날엔 한쪽 머리를 밀어서 이유를 물어보니 귀에서 무언가 계속 나와서 잘랐다고 한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정신질환을 계속 방치하니 점점 심해진 거다. 잠바를 다섯 개 입어도 추우니 계속 잠바를 달라 하고, 발토시도 점점 늘어났다. 사기당한 기억이 너무 강해서 주거지원을 하려고 해도 3년 내내 계속 의심하셔서 잘 안 됐다.

노숙인 지원체계에서 이들을 집중적으로 보호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질 않는다. 노숙생활로 없던 정신질환도 생긴다.

남자들의 경우, 몸을 씻거나 하룻밤 정도 잠만 잘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러나 현재 여성을 위한 노숙 공간은 없다. 노숙하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와서 가슴을 만지고 가는 등 여성들은 성폭력, 언어폭력에 더욱 노출되어 있다.

장애가 있는 홈리스는 더욱 힘들다. 노숙한지 한 달만에 만난 사람이 있다. 중증장애 1급인데 3년 전에 노점을 하다가 뇌졸중 와서 하반신 마비가 됐다.

그 후 수급비 받으며 집에서 혼자 생활하다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는데, 입원하는 동안 월세를 못 내서 쫓겨났다고 한다. 휠체어 탄 채 살 수 있는 집을 알아보는데 휠체어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집이 없었다. 그러는 동안 한 달을 거리에서 산 거다.

수급자니까 노숙인이 아니라며 노숙인 지원체계에서도 배제되고, 장애인이라며 노숙인 지원체계에서도 배제됐다. 결국 다른 지원체계 이용해서 문턱 없는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왼쪽 다리가 곪아 방치하는 바람에 다리 절단한 사람도 있다. 그런데도 장애 4급밖에 안 나와 (장애인연금이 아닌) 장애수당을 받게 됐다. 수급비에 장애수당 받는데 이 돈을 비싼 주거비로 날릴 수 없다고 해서 노숙한다.

그 외 청소년, 아이와 함께 노숙하는 사람도 있고 20대 청년도 많다. 청년들의 경우, 한두 번 거리에서 자다가 노숙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 정책적 기반 없이는 노숙에서 벗어날 수 없다

2년 전, 서울역 강제퇴거 조치가 있었다. 빈곤에서 더는 선택할 여지가 없어 서울역으로 찾아온 사람들을 이곳에서조차 있을 수 없게 내쫓는 행위였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범죄자 취급을 한다.

이것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어떻게 도움 줄까 고민하는 게 아니라 내 눈앞에서 꺼지라는 거다. 쓰레기 치우듯 치워버린다. 서울역은 3억 원 넘는 돈 들여 특수경비용역 사서 노숙인을 쫓아냈다. 서울역 안이 밝으니 예전 추운 겨울에는 200명 정도가 자기도 했다. 서울역 퇴거 당시 여성분들은 울기도 했다.

90년대 프랑스에서 대량실직이 일어나자 사람들이 프랑스 주요 역으로 몰려들었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고용지원과 잘 수 있는 공간을 지원했는데 몇 년 뒤 노숙인 중 지원을 받아 탈노숙한 사람이 많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노숙인뿐만 아니라 위험한 순간에도 사람들은 역을 찾는다. SOS 센터를 만들어 사회복지사를 고용하면 위험할 때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지원할 수 있지 않겠나.

주거 없이 노숙한다는 이유로 사회적 편견에 갇힌 사람들, 억울한 일 당해도 제대로 하소연할 수 없는 사람들. 이들은 재개하려고 해도 정책적 기반이 없어 노숙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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