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 2226
2011.12.20 (23:42:27)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치던 2011년 1월 19일, 서울역사 주변에서 노숙인 유모(60세)씨가 숨진채 발견되었다. 유씨가 숨지기 전 통증을 호소해 경찰과 구급대가 출동하였으나, 당시 출동했던 경찰과 119구조대는 호흡, 맥박, 혈압 등을 체크한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역무원들과 함께 유씨를 역사 셔터 밖으로 옮겨버린 후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달 25일에는 제주시의 한 과수원 내 판잣집에서 기거하던 60대 남성 노숙인이 숨진 채 발견되었고, 약 9개월 후인 10월 16일에는 서울 송파구에서 추위를 피하려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간 50대 남성 노숙인이 네 대의 차에 치여 사망하였다. 또한 11월에는 도립 충주의료원 구내 벤치에서 50대 노숙인이 숨진 채 발견되었는데, 숨지기 2시간 전에 병원 직원이 그를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없이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과 같은 노숙인의 사망소식은 해마다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올해8월에 발표되었던 주영수 교수(한림대 의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노숙인 사망자수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300명대를 유지되고 있어, 거의 하루에 한명의 노숙인이 숨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노숙인의 죽음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조금만 주변에서 관심을 기울였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죽음‘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현실에서 노숙인들이 처해있는 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 거리노숙인들은 안정된 주거와 일자리, 적절한 보건·의료 서비스(정책)와 같은 사회안전망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생존의 위협을 받는 상태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노숙인들에 대한 (비노숙인들의) 근거 없는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그들은 사실상 최후의 안식처인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것 마저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노숙인 객사의 책임은 사회 전체에 있는 것이며, 사회 성원 누구도 이러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Tag List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