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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0 (23:59:36)

올 초 부터 경기도가 주축이 되어 수원역에 거리 홈리스 이용시설인 ‘꿈터’를 개소하겠다는 계획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보도 이후 경기도와 수원시, 애경백화점, 한국철도공사 수원역은 꿈터 설치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지난 12월 14일, 수원역에 가건물 형태로 설치된 ‘꿈터’가 개소하게 되었다. 꿈터는 거리홈리스가 자유롭게 이용하는 시설로 쉬거나 잠을 자고, 샤워와 세탁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남성은 최대 50명, 여성은 6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SOS 응급구호방’을 설치하여 지갑 분실 등으로 잠자리 마련이 어려운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꿈터는 거리홈리스를 위한 ‘서비스’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서울역과 부산역이 거리홈리스가 안전을 해치고, 철도역사를 오염시키는 존재로 치부하고 내쫓는 것과 달리 수원역은 지원을 통한 노숙 탈출로 방향을 정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같은 시설은 서울에도 있다. 수원역 꿈터 개소 하루 전인 지난 13일, 서울시에서는 서울역 파출소 앞 지하도에 남성 거리홈리스 80명의 응급잠자리를 만든 바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은 거리홈리스를 강제퇴거시키는 서울역에 대해 침묵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렇듯 퇴거를 용인하는 정책은 당장 일부 거리홈리스의 생명은 지킬지언정 거리홈리스를 범죄시하고 혐오시하는 사회적 여론 앞에는 무방비할 뿐이다. 수원역 꿈터의 또 하나의 가치는 ‘SOS 응급구호방’을 설치하여 단지 ‘노숙인’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모든 시민들의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노숙인’ 복지 서비스는 단지 현재 노숙하고 있는 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위기에 봉착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임을 구체적 정책으로 실현한 것이다. 물론 꿈터에 철도공사 수원역이 ‘협조’ 이상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한계는 있다. 프랑스 등 해외에서 국철공사가 인적 물적 재원을 들여 거리홈리스를 지원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꿈터’의 첫 시작인만큼 개선을 통해 향후에는 공공역사의 위기계층 지원을 위한 좋은 본 보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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