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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빈곤 반걸음]은 현안에 대한 반(反)빈곤 단체들의 입장과 견해를 전하는 꼭지

 

 

"공공주택 사업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원한다"
개발 사업의 공공성 강화 외치는 동자동 쪽방지역 주민들 

 

 

<이채윤 / 홈리스뉴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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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4일 LH용산특별본부 앞에서 열린 <동자동 쪽방 주민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 촉구 기자회견>. <사진출처=홈리스행동>

 

지난 4월 14일, 동자동사랑방과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는 ‘동자동 쪽방 주민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공공주택 사업 추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주택 사업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요구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서울 동자동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는 동자동 공공주택 사업의 재산권 침해 가능성을 지적하며, 대안으로 용적률과 고도제한을 완화하는 민간주도 정비사업을 제시했다. 

 

“언제부터 저희가 사는 것에 건물주들이 관심이 있었습니까?”

동자동에는 “제2의 용산참사 피바람 각오하라”는 내용의 대형현수막이 걸렸고, 집집이 빨간 깃발이 나부꼈다. 현장간담회에서도 소유주 측은 민간개발을 주장하며, 공공주택 사업의 부당함을 토로했다. 이들은 쪽방촌 주민 개개인을 만나면서 “민간개발을 하면 더 돈도 많이 주고 보상비도 많이 주고 넓은 집으로 해주겠다.”며 주민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개발이 “더 좋은 계획”이라는 소유주의 발언에 대해 박승민 동자동사랑방 활동가는 “공공보다 좋은 계획을 만들었으니 들어봐달라고도 합니다. 서로 살 잘 수 있는 계획이 있다고 하지만 언제부터 저희가 사는 것에 건물주들이 관심이 있었습니까?”라며 그간 동자동 쪽방촌 주민의 삶과 주거환경에 전혀 관심이 없던 소유주들의 자가당착을 비판했다. 20여 년간 쪽방에서 살았던 동자동 주민 김영국 씨도 민간개발로 인한 퇴거 당시 겪었던 건물주의 횡포에 대해 발언했다. “건물주는 무조건 쫓아내려고 했습니다. 우리는 주인에 맞서 1년 넘게 싸웠고 생활은 더 불안했습니다. (…) 건물주는 쪽방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만들기 위해 우리를 내쫓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제대로 된 보상을 요구해도 건물주는 나 몰라라 했고 쪽방에 사는 우리야 어떻게 되든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쫓겨날 수 없어 주민들이 남아 있는데 전기와 수도를 끊어버리고 쫓아내려고만 했습니다.” 

 

“전쟁터도 아니고 마음이 불안해서 못 살겠다” 

소유주의 반대가 계속될수록 동자동 주민들은 공공주택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며 불안을 호소했다. 김정호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 이사장은 “2021년 2월 5일 공공주택 사업 계획이 발표되고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동자동에 전봇대며 나뭇가지며 (건물주와 토지주가) 빨간 깃발을 두서없이 막 깃발을 달고 다녔어요. 나이 잡수신 주민분들은 불안을 금치 못하고 우리한테 와서 “전쟁터도 아니고 마음이 불안해서 못 살겠다”고 하소연을 해요.”라고 말했다. 

 

“살던 곳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 다 같이 모여 살 수 있다니 너무 좋습니다”

주민은 ‘일정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동자동 쪽방촌의 열악한 주거여건을 감내하며 동네를 꾸려간 “주민”들은 여전히 동자동 공공주택 사업을 요구한다. 주민들에게 동자동은 시간이 깃든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김영국 씨는 연희동에 있는 임대주택으로 이사 갔지만, 다시 동자동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매일 무료급식을 이용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 병원에 다니는 저에게는 참으로 불편하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아는 사람이 없어 더 외로워 다시 동자동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라며 그 이유를 전했다. 그리고 “이번 개발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 너무 좋았습니다. 살던 곳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 다 같이 모여 살 수 있다니 너무 좋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대로 꼭 개발 돼서 우리도 쪽방을 벗어나서 좋은 곳에서 오래오래 살기 바랍니다.”라며 선이주 선순환 방식의 개발을 환영했다.

 

공공주택 사업 추진을 촉구한다

동자동 주민 윤용주 씨는 “이곳 쪽방촌에서는 목욕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화장실에 양변기가 있는 곳도 몇 곳 없습니다. 저같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서울역이나 공원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곤 합니다. 바퀴벌레가 들끓고 쥐가 들끓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던 저희들은 이번 공공주택 사업이 실행된다고 발표되었을 때 너무나 기뻤습니다.”라며 공공주택 사업을 통한 쪽방촌의 열악한 환경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살아가는 쪽방 주민의 삶은 그 자체로 공공주택 사업이 필요한 이유다. 개발사업의 공공성 강화는 주민들이 살아온 동네에서 계속해서 살 권리, 쾌적한 주거에서 살 권리를 보장하는 중요한 한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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