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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 관련 언론보도 내용입니다.
조회 수 : 1573
2011.08.21 (12:45:19)

퇴거 신세 서울역 노숙인의 '기생'과 '공생' 사이

 

강제퇴거, 환영과 우려 목소리 엇갈려

[CBS 최인수 기자 · 강민정 수습기자]



서울역 노숙인에 대한 강제퇴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코레일은 노숙인 관련 음주와 성추행 등 사고가 늘어나면서 22일부터 서울역에서 잠을 자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했다. 30년 가까이 노숙을 했다는 김용규(58) 씨는 벼랑 끝에 선 심정이라고 했다.

더 잃을 것도 없는 삶이 노숙이지만 주린 배를 채울 곳도, 올 겨울 추위를 버텨낼 곳도 당장 사라질 것만 같아 두려울 뿐이다.

“우린 서울역의 아주 작은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김 씨는 항변했다.

“구걸할 때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위협을 하면 서울역 직원들이나 경찰로부터 주의대상이 되기 때문에 우리도 손해라는 걸 안다”고 했다.

서울역에서 ‘기생’하면서도 ‘공생’하려는 나름 노숙의 움추림이 있다는 거였다.

김 씨 외에도 서울역 이용객들이 놓고간 신문을 주워 읽으며 종일 시간을 보내거나 구걸 대신 공중전화기를 돌며 혹시 누군가 흘린 거스름돈 동전을 줍고 다니는 '투명인간'같은 노숙인들의 모습도 더러 보였다.

12년간 서울역 파출소에서 노숙인 관리를 맡아온 장준기 경위도 “모든 노숙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선은 지나치다”고 했다.

장 경위는 “누군가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주워 파출소에 맡긴 적도 있고, 5,000원을 꿔주면 구걸을 해서라도 꼭 갚는 노숙인도 있다”고 말했다.

300명 정도인 서울역 노숙인 가운데 문제를 일으키는 20여명이 서울역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만취한 채 동전과 담배를 구걸하고 있던 오 모(50) 씨는 장 경위가 지목한 ‘불량 노숙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큰 소리를 지르기도 했고, 때론 옷깃을 붙잡으며 동냥을 했다.

엿새의 취재기간 동안 세 차례 그를 만났지만 온갖 음식물 찌꺼기와 침이 눌러 붙은데다 술과 땀냄새로 뒤범벅이 된 고약한 악취를 풍기는 티셔츠를 매번 입고 있었다.

서울역 이용객인 이주옥(24.여) 씨는 “노숙인 퇴거를 결정한 코레일이 옳다”면서 “돈을 구걸하거나, 술을 사달라고 할 때마다 여자인 나를 어떻게 할 것 같아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김찬영 (27)씨 역시 “역 앞에 앉아있을 때 노숙인들이 바로 옆으로 다가오면 깜짝 놀란다”면서 “다만, 현실적이고 노숙인들을 잘 보살필 수 있는 대책이 동시에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퇴거를 앞두고 서울시는 노숙인 100명이 4달 동안 지낼 수 있는 주거지와 거리청소 일자리 200여개 마련 등 대책을 내놨다.

문제는 그동안 비슷한 노숙인 정책이 늘 있어 왔지만 효과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현재 서울 시내 노숙인 쉼터는 39곳으로 3,000여명이 지낼 수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800여명의 잠자리가 남아돌고, 300여명은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금주와 금연, 공동생활을 하면서 지켜야할 규칙들이 노숙인들에게 쉼터를 마치 ‘감옥’으로 느끼게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염원숙 아가페의 집 원장은 “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해 병행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염 원장은 “임시방편의 일자리나 단기식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하면 노숙인들은 언젠가 다시 거리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상담센터를 포함한 44개 노숙인 복지센터 가운데 알코올 클리닉이나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쉼터는 단 한 곳 뿐이라는 점도 아쉽다.

노숙인을 위한 예산 총 280억 원 가운데 알코올 중독 치료 프로그램에서 들어가는 비용은 9,000만원에 불과하다.

결국 노숙인과 노숙인 대책이 엇박자를 놓으면서 결국 노숙인들은 서울역에서 ‘노숙하지 않는 노숙인’으로 지내거나 또다른 역으로 내몰려 다시 노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pple@cbs.co.kr

○.기사원문 http://news.nate.com/view/20110821n00972?mid=n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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