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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홈리스]는 미국, 유럽 등 세계의 홈리스 소식을 한국의 현실과 비교하여 시사점을 찾아보는 꼭지

 

홈리스 인구 증가하는 유럽, 해법은 있는가

EU 거리홈리스 추정 규모 100만명 육박…주거우선 택한 일부 국가만 진전 보여

 

<안형진 / 홈리스뉴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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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이 사용하는 홈리스 범주(‘ETHOS’)

 

유럽의 홈리스 인구가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에서 홈리스정책 관련 자문지위를 맡고 있는 단체인 페안차(FEANTSA)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2023. 7.)에서 유럽연합 내 홈리스 인구가 895,000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는 유럽연합이 규정하는 홈리스의 범주 가운데 “거리홈리스”, “응급대피소 거주자”, “홈리스를 위한 임시거처 거주자(한국의 ‘노숙인 임시주거지원’ 이용자)” 등 가장 가시적인 유형의 홈리스만을 대상으로 한 과소추정치이기에, 시설 거주자를 포함한 실제 홈리스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페안차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홈리스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정부가) 주거라는 기본권을 보장하는 데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지적했다.

 

2018년 조사 대비 30% 급증… 유럽 각국에서 크게 늘고 있는 거리홈리스 인구

피엔차의 부회장 루스 오웬(Ruth Owen)은 국제 채널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895,000명에 달하는 이번 조사의 결과치가 “(동일한 조사를 시행했던) 지난 2018년과 비교했을 때 약 30%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유럽 각국에서 홈리스 인구는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주요 대도시에서 그 증가세가 대단히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에 위치한 바르셀로나의 거리홈리스 규모는 1년 만에 19%가 증가한 1,063명(2022년 5월 기준)을 기록했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선 응급대피소 이용자가 무려 8,376명(2022년 12월 기준)에 달했는데 이 역시 1년 전에 비해 31%가 증가한 수치다. 프랑스 파리에는 2,598명 (2022년 1월 기준)의 거리홈리스가 존재하는데 이 중 69%는 거리노숙 기간이 1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극단적인 홈리스 상태에 놓인 ‘거리노숙을 하는 사람들’의 규모를 국가별로 살펴보면, 독일이 32,467명으로 가장 많았고 영국 17,042명, 체코 8,892명, 스페인 4,508명 순이었는데 많은 유럽 국가들이 여전히 전국 단위의 거리홈리스 집계를 하지 않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실제 규모는 집계된 수치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프랑스의 경우 응급대피소 거주자만 166,331명에 달하는데다 앞서 언급했듯 파리에만 2천명이 넘는 거리홈리스가 존재하나, 전국적인 집계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전체 집계에서는 제외되었다. 이렇듯 점증하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실태조사 체계조차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나라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단기간 내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우 전쟁으로 심화한 경제난이 위기의 주요 변인, 주거우선 정책 채택한 일부 국가에서만 상황 개선

페안차의 이번 보고서는 유럽 각국의 홈리스 인구가 증가한 주된 요인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꼽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촉발된 경제난이 러-우 전쟁을 거치며 더욱 악화되며 홈리스 상태에 내몰린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현재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으며 몇몇 국가에선 연간 물가상승률이 20%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특히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국제 밀수출 총량의 3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차지하고 있는 탓에 식료품 값의 상승률 역시 매우 가파른 실정이다. 이렇듯 빈곤층의 생계와 직결된 식료품 및 에너지 비용의 증가는 고질적인 과밀주거‧비적정 주거 문제와 맞물려 유럽 각국의 홈리스 위기를 심화하고 있다. 일용직 노동자 가구를 비롯한 유럽의 저소득층은 대부분 단열에 취약한 주거에서 한정적인 소득을 가지고 살아가기에 식료품비, 에너지 비용 급등에 따른 충격이 다른 계층에 비해 훨씬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피엔차의 보고서 역시 상당한 양의 지면을 할애해 이 점을 짚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유럽 국가인 루마니아는 전체 인구의 절반(45%) 가까이가 과밀ㆍ비적정 주거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8가구 중 1가구는 실내 화장실이 없는 집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과밀ㆍ비적정 주거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경제가 낙후한 주변부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프랑스 역시 전체 인구의 1/5(18%) 가량이 비적정 거처에서 살고 있으며 영국의 경우 민간주택의 1/4(23%) 가량이 비적정 주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고서는 2020년 기준 유럽 전체 인구의 4.3%에 해당하는 1,920만명의 사람들이 “샤워 시설이나 실내 화장실이 없는 거처”, “지붕에서 물이 새는 거처”, “실내가 지나치게 어두운 거처” 등지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 내 대부분의 나라에서 홈리스 위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분명한 진전을 보인 곳도 있었다. 덴마크는 2017년 이후 홈리스 인구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감소세는 “무엇보다 주거우선 접근을 취한 결과”다. 오스트리아와 핀란드 등 주거우선 정책을 택하거나 확대한 나라에서도 홈리스 규모의 감소세가 확인됐다. 특히 핀란드는 다른 복지지원에 앞서 홈리스에게 주택을 선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 홈리스시설을 주거용 주택으로 전환하는 등 적극적인 주거우선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보고서는 핀란드의 이런 노력이 정책 효과뿐만 아니라 비용절감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례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진전을 보인 이들 국가의 사례는 국가 차원의 홈리스 정책이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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