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에게 "호화 아파트" 제공에 호주 시민들 불만
세계일보 | 입력 2008.02.22 10:22
호주에 살다보면 시내 길거리에서 홈리스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잘사는 나라인 호주에 홈리스가 있다는 것이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지만, 실제로 이곳에 살다보니 거리 행인들로부터 구걸을 하는 홈리스들이 호주에는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요.
그런데 호주 홈리스들 대부분은 한국 홈리스들과는 좀 다른 것 같아 이들의 사고방식에 필자는 의아할 때가 많습니다. 바로 이들 중 상당수가 '자발적 홈리스들'이라는 점이기 때문인데요.
호주 홈리스들 중 많은 홈리스들이 바로 "자신이 일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기 위해 홈리스 생활을 계속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이들의 자립을 돕는 한 자원봉사자로부터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홈리스들에게 호주 정부가 럭서리 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어 호주 시민들로부터 큰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필자가 살고 있는 남호주 주정부가 홈리스들에게 럭서리 시내 아파트 (가구 모두가 비치된 아파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인데요.
남호주 주정부는 1차 홈리스 지원 계획의 일부로 정부 예산 50억 원을 투자해, 애들레이드 시내 안 공영 버스 집합소에 새로 세워진 원베드룸 아파트 38채를 주당 5만원의 비용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들레이드에서 일반 원베드룸 시내 아파트가 주당 20여만 원을 호가하는 것을 비교하자면 거의 거저인 셈인데요.
남호주 주 정부는 1차 계획이 완료되면 추가 예산을 편성해 시내 안 '라이트 스쿼어'에 약 60여 채의 아파트를 세로 지어 이곳 홈리스들에게 이 아파트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할 계획을 최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내에는 고급 가구들까지 모두 갖춰져 있어 이들 홈리스 아파트는 말 그대로 홈리스들에게는 최상의 아파트가 될 전망인데요.
남호주 주수상인 란 주지사는 뉴욕시가 뉴욕 홈리스들 653명에게 역사적인 타임 스퀘어 빌딩 내 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에 지급한 일이 큰 성과를 거두자, 이것을 호주에도 착용해 마침내 실시한 것이라고 이곳 언론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호주에서 홈리스들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 속에 현재 많은 재정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 홈리스들 대부분이 호주에서는 실업자 수당 해택 대상자들이기에 적어도 이들 홈리스들이 한 달에 정부로부터 받는 돈만해도 80-100여만 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로부터 '공짜돈'을 받는 것도 모자라 최근에 이곳 정부가 홈리스들에게 호화 아파트까지 지급하자, 일반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바로 홈리스들 중에는 일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을 하지 않은 채, 정부 지원만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자신들의 귀중한 세금이 쓰이는 것에 불만을 갖는 시민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시민들의 이러한 불만이 갈수록 커지자 일단 호주 정부는 럭서리 아파트의 경우 자격 요건을 철저히 따져 자립 의지가 확실한 홈리스들을 선별해 우선 아파트에 입주시킬 예정이라고 이곳 언론에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별 과정이 투명하게 지켜질지 그리고 홈리스 아파트 계획이 과연 홈리스들의 자립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많은 호주 시민들은 여전히 이번 계획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 최용진 호주 통신원 jin0070428@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