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홈리스 뉴스 창간준비 5호에서 소개했던 부산 실직노숙인 조합과 관련한 이후 소식이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이호준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홈리스뉴스 편집부>
- 지난 달 지역신문에 보면, 부산역 인근 부지에 당사자들 스스로 쉼터 짓기가 한창이던데요?
우리는 ‘쉼터’가 아니라 ‘자립터’라고 부릅니다. 신문에 날 때쯤 이미 다 지어진 상태였는데 지금도 철도에서는 물과 전기를 주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노동조합에서 전기와 물을 끌어다 쓰는데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떨렁 가건물 하나 있는 형편이고, 요즘 같은 겨울에도 찬 물로 씻으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 자립터 생활 풍경 좀 소개해 주시죠?
쉬고 자고 일 나가는 게 기본이죠. 때에 따라서는 모여서 얘기 나누고 하는 일상생활을 여기서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용한다는 말을 안 쓰고 입주한다는 말을 씁니다. 왜냐면 우리한테는 여기가 집이기 때문이죠. 입소 명부 같은 것도 안 만듭니다. 어차피 다 아는 사람들인데 그런 걸 만들 필요 있나요?
- 자립터를 짓는 데 건설 기술 있으신 당사자 분들이 주축이 된 걸로 압니다. 혹시 자립터가 일용 노동 소개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던 지 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일자리 구해주고 그런 거는 예전부터 다 해 왔던 일입니다. 또 인권이라든지 법적인 문제에 대해 개입하는 활동도 계속해 왔습니다. 이런 기존 활동은 지속될 거구요. 이 외에 또 고민하고 있는 게 있는데요. 노숙인들이 실제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토양을 만들자는 겁니다.지금 신문을 만드는 것을 노동단체와 얘기하고 있습니다. 사회에서는 저처럼 노숙인을 위한다는 사람들 이야기는 들어주지만, 노숙인들의 이야기를 실을 수 있는 매체는 없습니다.
우리가 ‘노숙인 조합’이다 보니 이런 일은 노숙인 입장에서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서울에 있는 홈리스 분들께 연대의 한 말씀 해 주시죠?
중요한 건 우리가 어쩔 수 없이 길에서 생활하지만 보편성을 잃지 않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리에서 생활하지만 그래도 사회 일원이란 걸 잊지 않고,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했으면 합니다. 분명히 우리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세월이 하 수상해서 있는 사람들도 길거리로 나가지만 언젠가는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