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위험에 노출된 부산의 여인숙
6명의 사상자를 낸 남포동 여인숙 화재는 낡은데다 목재로 이뤄진 건물구조가 사고를 키웠다. 그런데 부산지역 대부분의 여인숙이 남포동 여인숙처럼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제2의 화재 우려를 낳고 있다. 부산 중구 남포동과 서구 충무동의 좁은 골목길을 비집고 들어가면 여인숙임을 알리는 작은 간판들이 눈에 띈다.
여인숙 입구에는 ‘달세 받음’ 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고 장기 투숙을 하는 손님들 대부분은 일용직 노동자나 노숙인 등 일정한 거처가 없는 사회적 약자들이다.
이 일대에 있는 대부분의 여인숙은 6.25 전쟁 직후 지어진 노후 건물인데다 내부가 목재로 이루어져 있어 화재의 위험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쪽방 상담소 사랑그루터기 양송욱 실장은 "부산에 있는 여인숙과 쪽방 등이 노후된 건물이라 목재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장기투숙자들이 방안에서 취사를 하는데 불이 날 위험성이 아주 크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 여인숙이 제대로 된 소방시설을 갖춰 놓지 않아 화재가 났을 경우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 비상경보 시설 등 소방안전장치는 연면적 400㎡ 이상에 설치되는데 부산에 있는 대부분의 여인숙 면적이 그 이하여서 소화기 외에는 소방시설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소방서 추산 105개에 이르는 쪽방은 주택으로 분류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소방점검을 받지 않아 소화기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방당국은 30일부터 한 달 동안 부산지역 327개 여인숙과 쪽방을 대상으로 특별화재점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해진 소방법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점검이라 계도차원에서 그칠 것 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