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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충무동 일대 여인숙·쪽방 안전실태조사 동행 취재
뽀얀 먼지앉은 소화기 겨우 찾아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다른기사보기  




부산 충무동 일대 여인숙·쪽방 안전실태조사 동행 취재
  
부산 서구청과 중부소방서,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들이 서구 한 여인숙에서 안전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서구청



부산 충무동 일대 여인숙·쪽방 안전실태조사 동행 취재
  
부산 서구청과 중부소방서,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들이 서구 한 여인숙에서 안전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서구청


지난달 26일 부산 중구 남포동 여인숙 화재 이후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서구 충무동 일대 쪽방과 여인숙에 대한 대대적인 안전점검이 실시됐다.

2일 서구청과 중부소방서,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반은 서구지역 36개 여인숙 중 충무동 일대 26개 업소에 대해 안전실태 조사를 벌였다.

경보형 감지기·출구 외 비상구 아예 없어
전선부 주위 빗물 누전 우려,차단기도 고장
업주들 "곧 재개발 굳이 고칠 필요 못느껴"

충무동 해안시장 뒷골목 입구. 조사가 시작되자 첫 업소부터 곳곳에서 문제점이 지적됐다. 오랫동안 관리가 안돼 먼지가 뽀얗게 내려 앉은 소화기는 그나마 한쪽 벽 구석에 걸려 있어 한참을 찾아 헤매야 했다. 계단과 복도는 한 사람이 간신히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좁았고 출구를 제외한 다른 비상구는 없었다. 3층 건물이라 완강기가가 있어야 하지만 눈에 띄지 않았다.

골목 안 깊숙이 들어서자 상황은 더 열악했다. 지은 지 30년이 넘은 10여개 여인숙은 기둥과 외벽이 철근콘크리트 대신 블록과 몰타르로 돼 있었다. 내부는 나무계단과 합판을 덧댄 벽 등 목조였다. 화재가 났을 때 불이 순식간에 번지는 것은 물론 붕괴위험까지 있었다.

특히 S여인숙의 경우 2층 일부가 내려 앉아 임시방편으로 철제기둥으로 떠받쳐 놓았다. 게다가 전선부 주위로 빗물이 스며들어 누전이 우려되고 누전차단기도 고장나 있었다. 업주는 "곧 재개발된다고 하길래 굳이 고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했다.

맞은 편 여인숙은 몇해 전 소방서에서 각 방에 설치해 준 10여개의 휴대용 손전등 중 1개만 남아 있었다. 화재와 연기를 감지하는 단독경보형감지기도 각 방마다 있어야 했지만 눈에 띄지 않았다.

이들 여인숙은 대부분 연면적 600㎡ 미만이라 소방법상 방마다 휴대용 손전등과 단독경보형감지기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30여년 전 관계법이 없던 시절, 주택으로 등록을 한 뒤 숙박업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지금껏 단속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이들 업소 중 절반 이상이 임대영업을 하고 있어 건물주가 나서지 않는 한 시설개선은 힘든 상황이다. 이날 조사를 받은 업소 중 절반가량이 화재보험에 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소방서 측은 주택으로 등록돼 있더라도 사실상 숙박업을 하고 있는 만큼 관계 법령에 따라 소방관련 안전시설을 갖추도록 적극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서구청도 소방서와 전기안전공사의 소견서를 바탕으로 3일까지 실태파악을 끝낸 뒤 그 결과를 토대로 행정지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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