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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9 (13:21:30)
“폭력때문에…” 여성들 거리로 내몰린다  








부랑인 3명중 1명이 여성…

수용시설 턱없이 부족 별도 조치 절실

여성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삶의 터전을 잃고 방황하는 부랑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중 여성이 급증하고 있는 것. 폭력에 시달리거나 어린 아이와 함께 거리를 헤매는 등 2차 피해도 우려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7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변웅전 위원장이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받은 ‘노숙인ㆍ부랑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공식 집계한 전체 부랑인 9492명 중 여성이 3305명(34.8%)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랑인 3명 중 1명은 여성인 셈이다. 이는 불황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2007년 공식 집계된 여성 부랑인 2461명보다 약 34% 증가한 수치. 반면 여성 노숙인은 2007년이나 지난해 200~300명 수준에서 수치 상 큰 변동이 없었다.

여성 노숙인에 비해 여성 부랑인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거리로 내몰린 여성의 현실이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보건복지부령 ‘부랑인 및 노숙인 보호시설 설치 운영규칙’에 따르면, 노숙인은 일정 주거 없이 상당 기간 거리에서 생활한 사람이지만, 부랑인은 일정한 주거와 ‘생업 수단이 없이’ 상당 기간 거리에서 생활한 사람이라고 명시돼 있다. 노숙에 생계 수단마저 없어야 부랑인으로 분류되는 셈. 게다가 통계치가 공식적으로 집계된 수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은 이보다 훨씬 많은 여성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보호시설을 찾는 여성도 크게 늘고 있다. 노숙자다시서기센터가 노숙자 쉼터에 신규등록을 요청한 등록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90년대에는 전체 등록자 중 여성이 3~4% 수준에 그쳤지만 2000년대 들어 10%대로 증가, 지난해에는 12.2%를 차지했다. 그만큼 보호를 요청하는 여성 부랑인이 늘어난 셈.

하지만 이들을 수용할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급증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거리 여성에게 보호시설을 제공하는 단체, 열린여성센터 관계자는 “늦은 밤 찾아오는 여성을 받아주지 못하는 심정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며 “수용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니 보호시설을 찾아 온 여성이 다시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여성은 어린 자녀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아 더 큰 관심이 요구된다. 이 관계자는 “가정폭력에 시달려 아이와 함께 집을 나오는 등 여성의 경우 어린 자녀와 함께 거리를 방황하는 사례도 많다”며 “열린여성센터에서도 계속 문의가 들어오지만 수용 한계 상 현재 2명의 모자 가족만 수용한 상태”라고 털어놨다.

변웅전 위원장은 “소득이나 거처가 없이 거리에서 생활하는 것은 남성에게도 힘든 일이지만 특히 여성은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노숙인 쉼터, 부랑인 복지시설 등에도 여성을 위한 별도의 조치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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