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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조회 수 : 87
2022.12.01 (16:14:44)

[진단]은 홈리스 대중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정책, 제도들의 현황과 문제들을 살펴보는 꼭지

 

“집은 인권이다, 내놔라 공공임대!”

국회 앞 ‘내놔라 공공임대 농성’ 이야기 

 

<지수 /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편집자주> 현재 국회 앞에서는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농성 벌써 44일째(11월 29일 기준) 계속되고 있다. 홈리스행동을 비롯한 여러 반反빈곤, 주거권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이 싸움은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농성 초기, 거대 양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은 이 이슈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 공공임대주택 예산 이슈는 이번 예산처리 과정에서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24일, 국회 교통위원회는 정부가 삭감한 5조7천억원 규모의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원상복구하는 증액안을 의결했고, 곧 심의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여당과 기재부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아직 결과를 속단하긴 이르다. 그렇기에 ‘내놔라 공공임대 농성장’에 모인 농성꾼들의 싸움은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다. 농성에 참여하여 활동 중인 민달팽이유니온 지수 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공공임대주택 예산 삭감을 규탄하는 활동가와 주거권 침해 당사자들 <사진=민달팽이유니온> 

 

 

공공임대주택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집이 없고 돈이 없어도 사람답게 살 만한 집이 많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것은 이 땅 위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한 걸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이 가진 힘을 모르나 봅니다. 2023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5조 7천억이나 없애겠다고 했으니 말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평소에 약자와 동행하겠다고 말을 하곤 하였는데, 말만 하면 무엇합니까.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한 집을 지을 돈을 전부 없애버리면서 말입니다. 

 

이에 대해, 48개 주거·빈곤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내놔라 공공임대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살기 위해 국회 앞에 집을 지은 쪽방, 고시원 주거빈곤 당사자들과 세입자, 청년들은 10월 17일부터 지금까지 40여일 동안 24시간 농성을 하며 국회와 정부에게 공공임대를 내놓으라고 가열차게 외치고 있습니다. 

 

점차 많은 시민들과 언론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간혹 어떤 뉴스에는 ‘뭘 내놓으라고? 맡겨놨냐?’ 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합니다. 한 활동가는 그 댓글을 가리켜, 그것이 바로 핵심이라며 박수를 쳤습니다. 국제사회가 함께 약속한 국제인권법에 따르면 국가는 모든 이들이 집다운 집에 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에는 사는 인구보다 집이 더 많지만, 여전히 집다운 집이 아닌 (반)지하, 옥상(옥탑)이나 고시원, 컨테이너, 비닐하우스 등 주택이외의 거처에 사는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87만 가구에 달합니다. 이들의 주거권을 보장할 책임은 당연히 국가에게 있고, 국가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것입니다. 이 나라에 있는 집들 중 단 5% 정도만이 장기공공임대주택인데, 참 턱없이 부족한 숫자라서 앞으로도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농성장을 지키는 이들이 목소리 높여 ‘내놔라 공공임대’라고 계속 말하는 것입니다. 

 

‘내놔라 공공임대’ 농성장은 동그란 돔이 있는 국회 본관을 마주보는 곳에 있습니다. 농성단 활동을 응원해주시는 시민들이 가끔씩 방문해주시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꼭 함께 찍는 사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손바닥 챌린지’입니다. 종이에 ‘내놔라 공공임대’를 쓴 뒤에 손바닥이나 신체 어딘가에 올려놓고 ‘내놓으라’는 자세로 사진을 찍는 겁니다. 현재까지 수백 명의 시민들이 함께 해주셨는데, 목표는 1000명이라고 합니다. 혹시 국회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다면, 한 번쯤 농성장에 들러서 사진을 함께 찍어주세요! 

 

▲ 이른바 ‘손바닥 챌린지’ <사진=빈곤사회연대> 

 

 

 

최근에는 정의당 심상정 국회의원, 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등을 만나 국회의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농성은 정기 국회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국회와 정부가 우리에게 공공임대를 내놓을 때까지, 더 열심히 외치겠습니다. 한 번쯤 마음속으로 함께 외쳐주세요. 내놔라 공공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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