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은 홈리스 대중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정책, 제도들의 현황과 문제들을 살펴보는 꼭지


내년도 기초생활보장수급비 확정, 생계급여 인상률 2.94%에 그쳐
1인가구 생계급여 고작 1만 5천원 올라…주거급여 현실화도 요원


<안형진/ 홈리스뉴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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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기초생활보장수급비가 확정됐다. 생계급여는 올해보다 약 1만 5천원 오른 52만 7,158원, 서울지역 주거급여 기준 임대료는 2만 7천원 인상된 26만원으로 책정됐다. 가난한 사람의 삶의 수준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고 믿는 이른바 ‘전문가’들이 한 데 모여 논의한 결과다.


생계급여 인상률 2.94%, 1인가구 기준 1만 5천원 인상에 그쳐

▲  지난 7월 30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예정된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준 중위소득 인상과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출처=빈곤사회연대>

지난 7월 30일, 내년도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선정기준과 보장수준을 결정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이하 중생보위)가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중생보위는 2020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선정 기준이 되는 기준 중위소득을 1인가구 기준 175만 7194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대비 고작 2.94%(50,186원) 인상된 것으로, 기준중위소득의 30%에 해당하는 1인가구 생계급여액(동시에 이는 생계급여 수급자 선정기준액이기도 하다) 역시 2.94%(15,056원) 인상되는 데 그쳤다. 역대 최저 수준의 인상률을 보였던 2017년 1.16%, 2018년 2.09%에 비해선 진일보한 듯 보이나, 이번 중생보위의 결정이 소득 최하위층(하위 20%)의 명목소득이 5분기 연속 하락중인 가운데 나온 것임을 감안한다면 2.94%의 인상률은 전연 믿기지 않는 결과다.


주거급여 기준임대료 현실화 무산, 서울지역 1인가구 기준 26만원

홈리스행동을 비롯한 여러 반(反)빈곤 단체들이 그간 줄기차게 요구했던 ‘주거급여 기준임대료 현실화’도 무산됐다. 중생보위는 내년도 주거급여 기준임대료(수급자가 받을 수 있는 주거급여 최대 금액)를 서울지역(1급지) 1인가구 기준 26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올해 기준임대료 23만 3천원에서 2만 7천원 인상된 것이나, 지난 2018년 국토교통부 조사(「주택이외의 거처 주거실태조사」)에서 수도권 지역 비적정 주거지의 평균 월세가 34만 4천원으로 나타났음을 감안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로써 주거급여의 불충분함을 생계급여로 메워야 하고, 주거 아닌 주거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곳을 전전해야만 하는 수급권자의 현실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빈곤에 반(反)하지 않는 한 민주주의는 없다

일부의 고위 관료들과 전문가들이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빈곤층의 삶의 수준을 결정하려 중생보위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건물 밖에선 여러 반(反)빈곤 운동단체와 기초생활수급 당사자들이 한데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수급자들은 자신의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를 세상 앞에 내보이며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높은 선정기준과 더불어 그에 꼭 반비례하는 낮은 보장수준의 문제를 규탄했다. 개중에는 타인과의 교류와 소통이 중단된 삶이 있었고, 자유롭고 주체적인 사유와 판단을 일상적으로 침해받는 삶이 있었다.


이런 삶들을 두고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의 요건을 갖췄다고 힘주어 말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물론 기자회견장에 모인 당사자 가운데 가난이 그저 물질적 곤란에 그치는 것이 아님을 모르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저 같은 삶이 유지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일조차 몇몇 관료와 전문가들의 몫이었다. 인간다운 삶을 향한 권리를 소수의 사람들이 좌우하는 사태를 언제까지 감내해야 하는 걸까.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았던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활동가는 어느 글에선가 가난한 사람을 위한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썼다. 헌데 세간 사람들은 현 정부의 주요 인사들을 일컬어 ‘민주화 세력’이라 부른다. 민주화? 민주주의? 과연 그럴까. 우리는 이미 빈곤에 반(反)하지 않는 민주주의란 존재하지 않음을 가난한 삶의 세계를 통해 알게 됐다. 그러므로 민주화란, 오롯이 빈곤에 반(反)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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