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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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 관련 언론보도 내용입니다.
“이라크 전쟁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900억달러란 어마어마한 돈을 노숙자들에게 사용한다면 어떻게 달라질지 생각해 보셨나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노숙자 케빈 바뷰(41)가 요즘 자신의 인터넷 일기에 접속자들이 폭주하면서 졸지에 유명인사가 되었다는군요. 200여년전 영국 시인 바이런이 아침에 깨어 신문을 보니 자신이 하룻밤새 유명인사가 되어 있더라는 식이지요.
바뷰가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5개월 전 공공도서관 컴퓨터로 홈페이지를 만들고나서부터입니다.
비록 지상에 몸 가눌 집은 없지만 웹에서나마 영혼이 깃들일 보금자리를 마련한거죠. 바뷰는 그곳에 자신의 노숙자 생활을 일기 형식인 블로그(blog:web log의 약어로 사이버 일지를 뜻함)로 띄우기 시작했습니다.
사연이 애틋하고 내용 자체도 재미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접속자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각국 언론에서 그의 이야기를 실었고 야후에서 바뷰의 사이트를 소개한 날 그의 홈페이지엔 1만5000명이 다녀갔답니다. 특히 홈리스(집없는 사람)들 사이에 인기가 폭발, 심지어 ‘영웅’으로까지 추앙되고 있다는군요.
바뷰도 한때는 번듯한 집에서 아내, 자식들과 함께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989년 결혼하면서 내슈빌 교외에 차고까지 딸린 번듯한 ‘스위트 홈’을 꾸몄던 겁니다.
이처럼 단란한 생활을 하던 바뷰가거리의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은 1995년 아내의 외도를 알고난 이후의 정신적 충격 때문이었습니다.
노숙자에겐 자식을 만나게 해줄 수 없다는 전 부인의 말에 피를 뽑아 팔고 자신의 분신처럼 아끼던 작품사진까지 팔아 모은 돈으로 게딱지 같은 집을 하나 얻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 집은 불길 속 재로 날아가버려 또다시 거리로 나가게 됩니다.
바뷰는 사회복지시설이나 허름한 지하 스튜디오에서 자고 아침부터 8시간 정도 도서관에서 못다한 공부를 하고 인터넷 일기를 씁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헤밍웨이나 스타인벡 등의 작품을 읽기도 하지요. 오후엔 시간제 아르바이트나 노숙자를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합니다.
그는 인터넷 일기를 통해 추위와 더위 그리고 배고픔과 싸우는 노숙자들도 보통 사람과 같은 사회의 구성원이며, 구걸해 얻은 돈 모두를 마약에 쓰는 걸인들과 다르다고 강조합니다. 또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의 권익을 위한 정보를 찾아 소개하고 정치 문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이라크 전쟁에 돈을 퍼붓는 것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그의 주가가 더욱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2일자 일기엔 “노숙자들의 복지예산은 쥐꼬리만큼 사용하면서 생사람 잡는데 900억달러란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 접속자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습니다. 엉뚱한데 펑펑 쓸 돈이 있으면 노숙자들을 위해 사용하라는 주문이지요.
아파트 평수 늘리는데 반평생을 쫓기듯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바뷰의 홈페이지는 삶의 의미를 곱씹어보게하는 훌륭한 ‘모델하우스’입니다.
방문해 보시면 널따란 지성적 공간에 놀라고 훈훈한 감성적 장식에 감동받게 됩니다. 그리고 노숙자에 대한 편견도 많이 사라지게 되지요. 바뷰의 정신이 사는 집 주소는 'thehomelessguy.net' 입니다.
출처〓시카고 선타임스
psog@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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