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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room

홈리스 관련 각종 자료들을 모아둔 곳입니다.

투쟁결의문

 

지난 111, 일명 구름다리로 불리는 서울역 인도육교가 폐쇄되었다. 시설물 관리책임인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는 육교가 건설된 지 36년이 경과하여 구조안전의 문제 상 철거를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철거 결정에 이르기 전 수차례, 육교에 거리홈리스들이 생활하고 있으므로 관할인 중구청에 육교를 무상 인수하여 개보수 후 사용할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중구청은 철도공사의 이런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하였고, 인도육교는 내년 상반기 중 철거될 예정이다.

 

건축물은 사용연한을 다 하면 철거될 수 있다. 그러나 그곳에 삶을 의탁했던 사람들은 절대 철거되어서는 안 된다. 집이 철거된다고 세입자들의 삶이 무너져서는 안 되는 것처럼, 인도육교에 의지해 노숙생활을 했던 홈리스들의 삶도 대책 없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 그러나 중구청은 인도육교 폐쇄와 함께 그곳에 삶을 의탁했던 거리홈리스들을 같이 철거해 버렸다. 중구청은 시멘트 구조물과 가난하지만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는 거리홈리스들을 같은 대상으로 치부한 것이다. 이는 중구청이 얼마나 거리홈리스들을 인간 이하로 대하는 지를 드러내는 단적인 증표다.

 

반면, 퇴거에는 신속 기민했던 중구청은 홈리스 지원에 있어서는 늑장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현실은 거리홈리스 지원의 대표적 정책인 긴급복지지원제도의 적용 실태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작년 3월부터 위 제도는 노숙상황을 위기로 지정하고 노숙력 6개월 이하의 홈리스들에게 최장 6개월에 달하는 생계와 주거지원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에서 거리홈리스가 두 번째로 많은 중구청은 18개월 동안 단 한 명의 홈리스를, 그것도 단 한 달만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구청은 서울역 인도육교위의 노숙생활용 집기들을 수거해 버리는, 홈리스에게는 집과 똑같은 생존에 필수적인 물품들을 빼앗는 방식으로 인도 육교 상 거리홈리스들을 퇴거시켰다. 그러면서도 노숙인의 인권을 침해한 적은 없다는 뻔뻔스런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홈리스 보호주체로서의 역할을 부여받고 있음에도 오히려 홈리스들을 내모는, 지역 이기주의적 행태로만 일관하는 중구청은 홈리스, 나아가 빈민들에게는 위해집단일 뿐 그 이상의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중구청의 위와 같은 형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오늘 이 자리를 시작으로 중구청의 폭력 행정, 편파 행정에 맞선 싸움들을 중구청에 의해 탄압받는 모든 빈민들과 함께 펼쳐 나갈 것을 결의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하나. 중구청은 인도 육교 홈리스 강제퇴거에 대해 사과하고 후속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중구청은 홈리스에 대한 탄압 중단하고, 긴급복지지원 등 거리홈리스 지원 대책 마련하라!

 

하나. 빈곤은 불법이 아니다. 중구청은 홈리스, 노점상, 철거민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생존권 보장대책을 마련하라!

 

20131116

홈리스 복지지원 뒷짐, 강제퇴거 신속, 중구청 규탄 투쟁 결의대회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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