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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 관련 각종 자료들을 모아둔 곳입니다.

 

서울역 구름다리(인도육교) 철거

 

다리는 철거해도 홈리스는 철거될 수 없다

 

 

111, 서울역 역사(문화역서울 284)와 서부역을 연결하는 서울역 인도육교(별칭, 구름다리)가 폐쇄되었다. 철거 시행사인 한국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는 철거 이유에 대해 철도이용객 통로로서의 목적을 다 하였고”, “건설 후 36년이 경과하여 교량슬래브 및 난간이 노후 훼손되어 열차안전운행에 지장이 되며, “(노숙인으로 인한) 지역주민의 지속적인 민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라 설명하고 있다. 한편,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는 그동안 관할 지자체 주민의 이동통로로 사용하기 위하여 인수 및 유지관리 업무를 협의하였으나, 지자체의 인수 의향이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지역본부 시설팀과의 통화에서도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설팀 담당자는 그동안 서울지역본부가 지속적으로 중구청에 대해 인도육교에 거리 홈리스들이 많이 밀집해 있고 그에 따른 민원도 있으니 이를 무상 인수하여 개보수해 이용할 것을 요청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중구청은 이를 거절하였고, 구조안전의 문제가 심각해 진 인도육교는 36년의 역사를 끝으로 철거에 직면해 있다. 철도공사의 계획에 따르면, 111일 인도육교 통행 폐쇄 후 4개 월 간의 공기를 거쳐 철거가 완료되게 된다.

 

철도공사와 중구청 등은 인도육교 철거에 앞서 지난 823지역주민 설명회를 거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인도육교를 버팀목 삼아 고단한 노숙생활을 이어가는 열 명 남짓한 거리홈리스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어떠한 질문도 어떠한 대책도 제안되지 않았다. 오히려 중구청은 중구는 다른 지역보다 홈리스 배회가 많다며 홈리스의 존재에 대해 히스테리적인 반응으로 일관하였다. 그러면서도 육교에서 거주하던 홈리스에게 강압적으로 시설에 입소시키는 행위 등 노숙인들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 이동조치를 금했다며 마치 이것이 홈리스에 대한 배려이거나 철거에 따른 후속대책인 양 발언하고 있다. 홈리스들에게 강압적인 대책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 자랑거리일 만큼 중구청은 거리홈리스에 대해 방관해 왔다. 그러면서도 중구청은 이동의 간접계도인 노숙에 필요한 집기수거를 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인도육교 위 홈리스들을 끌어다 시설에 넣는 것은 반인권적이고, 생활도구들을 빼앗아 노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인권적이라는 것이 중구청의 인권의식인 것이다.

 

인도육교는 그 사용연한을 다하여 철거될 수 있다. 그러나 그곳을 의탁하여 삶을 이어왔던 거리홈리스들의 생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으며, 지자체는 이들이 더욱 건강하게 생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울 책임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인도육교라는 노숙의 터전이 사라짐에 따라 홈리스들도 같이 철거되는, 현대판 순장(殉葬)과도 같은 행태가 일어나고 있으며, 중구청은 이를 방관하고 있다.

 

우리는 인도 육교 철거에 따른 해당 시설물 거주 홈리스에 대한 대책해당 시설물 거주 홈리스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제안 수용 의지를 중구청에 물은 바 있다. 그러나 중구청은 노숙인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동문서답만을 해 왔을 뿐이다. 인도육교에 살고 있었던 이들에게 긴급복지지원이나, 임시주거지원을 실시해 그곳에 살던 홈리스들이 더 나은 거처로 이동하고, 향후 노숙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계기로 만들 생각이 중구청에는 없는 것이다. 실제, 긴급복지지원 현황(2012.3-7)을 보면 중구청은 거리홈리스에 대한 긴급복지복지지원을 단 한 건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중구청의 태도라면 인도육교 철거는 배회하는 홈리스들을 쫓아낼 더 없는 호재로 여겨졌을 것이다.

 

홈리스들의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이는 공공장소의 사유화, 고급화, 그리고 국가권력의 전횡적 사용과 같은 경향의 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인도육교의 철거 역시 그러하다. 홈리스들의 생활터전의 상실은 단지 물리적 공간의 박탈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인도육교라는 공간에 아로새겨진 노숙 첫 날 밤의 기억, 맨 처음 무료급식을 먹었던 기억, 난생 처음 죽은 사람을 봤던 기억, 난간에서 뛰어내리는 30대 노숙 동료의 발끝을 잡았지만 그대로 미끄러졌던 기억, 거리홈리스들이 쓴 인내”, “은혜와 사랑따위의 낙서... 이런 노숙의 기록과 기억이 사라진 것 또한 엄청난 상실이다. 우리사회의 과오와 연대의 상실을 직면할 수 있는 증거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구청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반대한다해도 박정희 기념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기억의 보존에 투철한 의식을 드러낸 바 았다. 5.16혁명 운운하듯 상상에 가까운 기억이라 하더라도, 그가 그렇게 기억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면 서울역 홈리스들의 삶과 죽음, 눈물과 밥이 뒤엉킨 서울역 인도육교가 허공에서 분해되도록 방관해서는 안 된다. 그곳을 의탁했던 이들이 함께 철거되도록 뒷짐 지어서는 안 된다.

 

중구청장은 서울역 인도육교 철거에 따른 거리홈리스의 주거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인도육교는 사라지지만, 그것과 함께 했던 거리홈리스들의 고단한 삶을 증언할 수 있는 기억의 기록 방편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구청은 이와 같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홈리스 당사자들과 인권 단체들과의 대화의 자리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다.

 

2013.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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