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경찰, 공안원 가혹행위여부 수사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달 11일 서울역 유실물 보관센터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출인 문아무개(27)씨의 주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맡겨 부검한 결과, 외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라는 소견이 나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문씨는 숨지던 날 오전 10시께 서울역 역사 안에서 철도 공안원 4명에게 의해 유실물보관센터로 끌려간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경찰은 철도 공안원들이 문씨에 대해 가혹행위를 저질렀는지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철도 공안 쪽은 문씨가 당시 역사 안을 지나던 고속철도 여승무원을 성폭행하려 해, 그를 현장에서 붙잡았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씨의 죽음이 질식사로 결론난 만큼 철도 공안들의 과잉대응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의도적인 가혹 행위가 드러나면 폭행치사로, 그렇지 않더라도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씨는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치료를 받는 등 전신질환을 앓은 적이 있으며, 숨지기 이틀 전 서울 광진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범승 ‘노숙자 다시서기 센터’ 팀장은 “문씨의 사망으로 철도 공안들의 비인도적인 단속 방식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철도청은 역사에 기거하는 노숙자들의 인권 문제를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역 공안분실 쪽은 “문씨가 도망치려고 몸부림쳐 직원 4명이 팔과 다리를 붙잡자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며 숨졌다”며 “정당한 공무집행 범위를 넘어서는 가혹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