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에게 ‘치료’받을 권리를”

지난 1월22일 노숙인 이아무개씨가 1시간 가량 서울역 대합실에 방치된 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 이 사건의 진상조사를 벌여온 시민단체들은 “공공역사 등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응급의료적 초동조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과 인력, 시설과 설비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숙인복지와인권을실천하는사람들(노실사), 민주노동당, 빈곤사회연대(준) 등 1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노숙인사망실태조사및근본대책마련을위한연대모임(연대모임)은 7일 오전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역과 같은 공공역사는 다중이용시설이기 때문에 노숙인 뿐만 아니라 이용객들 역시 의료적 응급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여지가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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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서울역 무료진료소가 운영 중이나 기본적인 응급처치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알콜중독, 정신질환, 결핵 등 노숙인들의 노출 빈도가 높은 질병에 대한 체계적인 의료지원체계를 구축, 노숙인들이 건강을 되찾고 궁극적으로는 탈노숙의 발판을 삼을 수 있도록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1월 사망사고 이후 연대모임이 벌여온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중간보고도 진행됐다.



문헌준 노실사 대표는 “이씨 사망관련 경찰 진상조사 내용이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 김아무개씨의 증언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경찰과 철도공사가 당시 이씨에 대한 응급처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사실을 숨기려는 의도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문 대표는 “목격자 김씨에 따르면 공익근무요원이 이씨를 발견한 시간은 오후 5시께로 경찰발표시간인 오후 6시보다 1시간이나 앞선다”며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 경찰과 철도공사에 질의서를 보내놓은 상태이며, 이와 관련해 법적 대응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구은회 <레이버투데이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