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노숙인 사망사건, 그 진실은? | ||
노숙인 인권단체, 실질적인 보호체계 필요 | ||
강서희 기자 메일보내기 | ||
1월 22일, 서울역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1월 22일 언론에 ‘서울역 노숙자 난동사태’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실렸다. 서울역에서 노숙인 2명이 사망했는데 사망 원인이 철도공안에 의한 타살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서울역 노숙인들이 경찰과 대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월 2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사망한 노숙인 2명이 지병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고, 경찰은 22일 시위를 주도한 노숙인 3명에게 영장을 발부했다. 사인이 지병인 것이 알려지면서 이 사건은 종결되는 듯 했다. 그러나 노숙인 인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노숙인 사망 실태조사 및 근본대책 마련을 위한 연대모임’이 구성됐다. 서울역 노숙인들이 사망자 중 이모 씨가 철도공안과 공익근무요원에 의해 손수레 위에서 사망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역 역무팀장과 공익요원은 경찰조사에서 “서울역 동쪽 출입문 부근에 노숙인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119가 도착하는 서쪽 출입구로 이 씨를 손수레로 옮겼다”고 진술했다. 한편 남대문경찰서는 “오후 6시 10분경 변사자가 발생했다는 서울역 공익요원의 112 신고가 있어 변사사건 처리를 위해 감식반 등이 출동했다”고 설명했으며 119가 도착했을 당시 이 씨는 사망한 상태였다. 반면 이 사건을 목격한 한 노숙인은 “오후 5시경 서울역 3층 대합실 서쪽 출입구 쪽 난관 모서리에서 공익요원 3명 중 2명이 이 씨를 양쪽에서 잡고 동쪽 출입문 쪽으로 옮겼으며, 입구 바깥쪽에 있는 대형 화분 앞에 이 씨를 기대어 앉혀 놨다. 공익 3명이 공안실로 들어갔고 5분후 공익 3명과 공안 1명이 나와 손수레를 가지고 이 씨를 서부역 쪽 출입문 방향으로 옮겼다.”라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와 목격자 증언만으로도 이 씨가 최초로 발견된 지점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대모임은 “남대문 경찰서의 질의서 답변과 목격자들의 증원과 현격한 차이가 있으며 목격자 진술이 사실이라면 서울역 관계자 및 공익요원, 철도공안의 조직적인 사실 은폐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철도공안과 공익근무요원이 폐결핵을 앓고 있었던 피해자에게 응급조치를 취하거나 공공구호기관에 긴급구조 요청을 하지 않고 가로 80㎝, 세로 130㎝밖에 되지 않는 손수레로 피해자를 이동한 것은 무리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노숙인 복지와 인권을 실천하는 사람들’ 문헌준 대표는 “손수레에 실었을 당시에도 호흡곤란이 있었을 텐데 최소한의 의료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숙인들에 대한 현장보호체계 지원 필요 이 사건에 대해 법률 지원을 하고 있는 이민종 변호사는 “목격자 진술로는 공익요원과 철도공안은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이 씨를 밖에 방치하고, 상황이 악화되니까 119 등을 부른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이것이 사실이라며 과실치사로서 국가와 서울역 관계자 등이 민사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공공역사에서 노숙인의 사망이 지속되자 ‘강제보호 조치를 하겠다’, ‘쉼터보다 입ㆍ퇴소가 자유로운 드롭인 센터를 개설하겠다’고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심재옥 서울시의원은 “현장지원체계나 자활 지원, 주거대책 등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거리현장에 있는 노숙인에게 현장지원이 가장 절실하다. 연대모임은 노숙생활자 밀집지역인 공공역사를 중심으로 알코올 중독, 음주 문제를 가진 노숙인데 대한 지원, 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원, 결핵 등 전염성 질환자에 대한 지원이 각각 별도의 분야로 구성되는 의료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서울시가 노숙인에게 일당 2만원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의료지원이 먼저 선행되어야 노동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앞으로 연대모임은 상담보호센터, 쉼터 등에서 생활했던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2차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노숙인 지원시설과 시설 퇴소 이후 노숙인 지역사회정착 방안을 모색하는 집담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 정부, 철도공사 등을 대상으로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다. | ||
2005/03/07 [16:31] ⓒpromethe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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