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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관
<홈리스뉴스 편집부>
미국의 서부극에 등장하던,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제복을 입은 보안관이 한국에서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지하철 내 범죄 및 질서 저해 활동 방지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지하철 보안관’과 국공립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학교 보안관’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서울시는 최근 지하철 보안관 84명을 추가 선발하여 운영 중에 있다. 지하철 1~5호선, 7호선에 배치된 보안관들은 대부분 유단자로 경호학과 출신이나 보안업체, 무도 사범 등 관련 분야 경력자들이라고 한다. 한편 학교 폭력 문제가 부각되면서 국공립 초등학교에 배치되기 시작한 학교 보안관은 ‘외부인’을 차단하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나설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한다. 요즘 초등학교 정문 앞에 가면 “어디서 오셨나요?”라고 묻는 학교 보안관에게 ‘방문 목적과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 운동장에 발도 들여놓을 수 없다. 학교 보안관은 낯선 사람은 없는지, 싸움을 하는 아이는 없는지 살펴보는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지하철 보안관은 2인 1조로 오전 7시부터 지하철 운영 종료 때까지 객차와 역사 내부를 순찰하는데 2011년 9월부터 2012년 1월까지 단속 실적을 보면 성범죄 10건을 비롯해 물건 판매 6,726건, 취객 4,759건, 무가지 수거 3,854건, 구걸 2,211건, 노숙 1,997건 등을 적발했다고 한다. 하지만, 단속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지하철 보안관의 활동은 주로 생계형 노점상이나 폐지를 수집하는 사람들을 쫓아내는 데 치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구걸이나 노숙 행위 또한 단속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최근 개정된 경범죄 처벌법은 한국 사회에서 점점 세밀해지는 공중도덕의 목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처럼 쾌적하고 매끈하며 불편함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틀과 장치들은 무수하게 늘어나고 있다. 소음에 대한 규제, 흡연에 대한 규제, 구걸에 대한 규제까지.
소음도 구걸도 냄새도 사라진, 불쾌감을 주는 모든 풍경이 제거된 공간에서 매너와 교양을 갖춘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삶의 표준이 되어 간다.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불편함과 불쾌감을 주는 원인으로 취급될 뿐이다. 이런 규제 속에서 사람들 사이의 분리와 안전한 거리가 유지된다. 한국 사회의 이런 풍경들 한 가운데에 보안관이라는 존재가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