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Ⅱ>
택배 기사의 하루
<림보 / 글쓰기모임"늦봄에">
어느덧 날이 밝아온다. 6시 30분.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차려 먹고 동네 앞에서 버스를 타고 사무실로 출근한다. 사무실로 출근해서 잡담 좀 나누고 9시쯤 돼서 핸드카를 싣고 현장으로 출발한다. 현장에 도착해서 장비를 내려놓고 CJ 집하장으로 간다. 5개 회사 물건을 배달하는데, 보통 400개 정도의 물건을 5명이서 하루 종일 배달한다. 배달 가는 도중에 오늘은 물량이 얼마나 될지, 똥짐이 얼마나 될지 기대하고 간다. 사람의 허리 정도 되는 큰 박스를 보고 똥짐이라 한다. 으악, 오늘은 죽는 날이다. 어디로 갈지 몰라도 힘들 것네.
CJ 집하장에서 우리 구역 물건을 분류해서 차에 싣고 현장으로 이동한다. 현장에서 또 자기 지역으로 갈 물건을 지역별로 분류해서 11시 30분쯤 배달을 시작한다. 먼저 가기 전에 호수를 매직으로 크게 써놓고 전화를 걸어 집에 있는지 확인 전화를 하고, 있으면 배달하고, 없으면 경비실에 맡긴다. 경비실에 가서 호수하고 받는 사람 이름을 장부에 적어 놓고 나온다. 택배 장부에 상품명, 이름, 호수를 기재하고 호수별로 ‘택배’라는 스티커를 붙여 놓는다. 그리고 점심 한 끼 해결. 에궁, 오늘 하루도 힘든 하루였네.
오후 4시쯤 일을 마치고 사무실로 집결해서 송장 정리를 한다. 중요한 건 착불금을 받는 것이다. 안 받으면 전화를 해서 내일 아침에 갈 테니 착불금을 준비하라고 하구 아침에 집에 가서 받아온다. 어제 배달한 사람에게 오늘 아침에 전화했더니 함흥차사. 아휴 열 받네. 3일 동안 연락이 안 돼서 아직까지 착불금을 못 받았다. 돈 2,500원 받기가 참 힘들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