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홈리스인권-아우성]은 ‘홈리스인권지킴이’활동을 통해 만난 거리 홈리스의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입니다.

 

방치되는 서울역 노숙인들

 

<홈리스뉴스 편집부>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 이후 일 년이 다 되어가는 여름의 초입, 차별과 멸시 속에서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노숙인들이 자신들이 서울역에 아직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 다시 광장으로 모이고 있다. 인권지킴이 활동을 하다 보면 여러 모습의 노숙인들을 만나고 볼 수 있다. 그 중 제일 많이 보이는 모습이 술을 마시는 모습일 것이다. 특히 광장이나 계단 아래에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는 풍경이다. 광장의 한 곳에서 벌어지는 술판의 풍경은 이렇다. 신문지 위를 굴러다니는 술병과 종이컵, 과자 봉지나 컵라면들, 술 취해 자거나 비틀거리는 모습들, 흔히 노숙인들이 매체를 통해 보이는 나태한 그런 모습이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불편하다.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의 문제를 거론하며 다시 서울역을 누구에게나 개방하라고 외치는 우리가 있는 반면에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즐겁게 그들의 음주문화를 즐기는 모습이니 말이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서울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볼까?’, ‘서울역을 다시 열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기지만 ‘당신들 술 마시지 말고 서울역에서 조용히 지내시오’라는 이야기도 쉽게 나오지 않는다. 노숙한다는 이유만으로 음주를 즐기는 것을 막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것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은 노숙인들은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과 그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은 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도 술을 줄이고 싶어. 그런데 술을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가 없어. 노숙자들이 술을 많이 마시는 건 그나마 술 힘을 빌려야 버틸 수 있기 때문이야”

 
인권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노숙인이 해주었던 이야기다. 서울역 광장의 노숙인들은 그렇게 술의 힘을 빌려 버텨가고 있다. 이렇게 버티며 살아가는 그들이 방치되고 있다. 저러니 서울역을 개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은 철도공사의 꼼수는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그렇다면 철도공사는 노숙인들을 방치하고 내쫓을 수밖에 없었을까? 그렇지도 않은 것이 철도공사는 민원과 테러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노숙인들을 쫓아내기 위해 4억 8천만 원에 이르는 돈을 들여 서울역 내ㆍ외부를 순찰하는 특수경비용역을 고용했다. 이들은 야간노숙행위금지의 단속을 넘어서 낮이건 밤이건 보이는 데로 몰아내고 있다. 몰아내기만 하는 용역보다는 그 돈으로 서울역 내부에 노숙인들이나 서울역에 유입되는 위기계층을 위한 ‘위기개입센터’를 만들어 운용했다면 어땠을까? 서울역으로 유입되는 위기계층은 다양하고 그 문제들을 방치와 내쫓는 방법보다는 적극 개입을 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철도공사의 공공성을 위한 역할이 아니었을까?

 
다시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노숙인들을 뜨거운 뙤약볕 아래 방치하기보단 그들의 문제에 개입하는 철도공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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