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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1333
2005.03.26 (13:06:47)





"노숙인의 인권과 복지, 노숙인 스스로 지킨다"

의료 정책 교육 받고 상담 지원 활동 나서





“현재 무료 진료소가 평일에만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주말에 당장 아픈 노숙인들이 약을 타 먹을 곳이 없습니다. 최소한 토요일이라도 운영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노숙 당사자 모임 대표 김종언씨)



“공무원들한테 토요일도 나와서 일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것 같고, 제가 민간 단체 쪽에 스케줄이 되는지 섭외해 보도록 하지요.”(서울역 무료진료소 운영위원장 주영수 한림대 교수)



24일 저녁 8시 서울시 서대문구 감리교 신학 대학 세미나실. 노숙인 당사자 모임 회원 6명 이 무료 진료소 운영위원장인 주교수로부터 ‘특별 강의’를 듣고 있다.



‘결핵, 간질, 가벼운 정신 질환은 약물로 치료로 가능하니 꼭 약을 거르지 않도록 한다. 혈액 접촉을 유발할 수 있는 면도기는 꼭 빌려 쓰지 않고 본인의 것만 쓰도록 주의를 준다 …’ 모두들 동료 노숙인들에게 전해 줄 사항들을 꼼꼼히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노숙인들이 주 교수를 초청해 마련한 이 자리는 거리 노숙인들의 의료 실태에 대한 보고서를 분석하고 동료 노숙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다. 노숙인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정부와 민간 단체에 당장 시급한 복지 정책과 요구 사항들을 전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주 교수의 강의가 끝나자 이번에는 노숙인 인권 공동실천단과 남산, 회현 등의 서울역 주변의 틈새 지역을 돌며 거리 노숙자 실태 파악과 상담 지원 활동에 나선다. 노숙자들이 추위를 녹일 수 있도록 커피와 녹차를 준비하고 스티로폼 패드 등 노숙인들에게 필요한 물품들도 챙겼다. 동료 노숙인들도 같은 처지의 노숙자인 이들에게 흉금을 터놓고 처지를 토로한다. 남대문 근처 한 대형 빌딩 앞에서 홀로 잠을 청하던 신모(50)씨는 “와서 말동무만 해 줘도 고맙다”며 “다음 주에도 꼭 오라”고 말했다.



남대문 지하도에서 만난 노숙인들도 본인 처지보다는 동료 노숙인 걱정이 먼저다. 남대문 지하도에서 잠을 청하던 이모(43)씨는 “남산 쪽에 여자 노숙자들이 많은데 몸을 씻을 곳이 없어 곤란을 겪고 있다”며 “여성 노숙자 상담 보호 센터에 샤워 시설 설치를 꼭 요구해 달라”고 당사자 모임에 당부한다. 권오대 사무국장은 “여성 노숙인들을 위한 샤워 시설이 한 군데 운영 중인데 아직 잘 모르시는 것 같다”며 “다음 주에 올 때 약도를 가져다 주겠다”고 약속한 뒤 떠났다.


노숙인 당사자들 목소리 내기 시작

"건전한 노숙문화 정착, 불우 이웃 돕기에도 일조 하고 싶다"












정부와 민간의 시혜적인 복지 정책과 노숙인 지원 단체 등의 지원과 주도로 이뤄지던 노숙자 정책에 이제는 당사자인 노숙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은 지난 해 4월 서울역에서 한 노숙자가 사망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사망 사건의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시위에서 자연스럽게 노숙인들과 노숙인 지원 단체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것. 시위에 참가한 노숙인 지원단체들은 당사자가 빠진 인권 운동의 한계를 공감해 당사자 모임의 발족을 도왔다.



이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해 9월부터. 노숙인 지원 단체 실무자, 대학생 자원 봉사자 등으로 구성된 노숙인 인권 공동 실천단과 함께 매주 목요일 밤마다 노숙인 실태 조사 및 상담 지원 활동(아웃리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동료 노숙인들을 돕겠다고 나선 이들이지만 그 자신 또한 당장 하루 나기가 빠듯한 형편이다. 대표를 맡고 있는 김종언(40)씨는 기계 노동자로 일하다 IMF 당시 실직 후 장기 노숙인이 된 경우. 그는 지금도 일정한 거처 없이 동료 노숙인의 쪽방에 함께 기거하고 있다. 일을 하고픈 의지는 강하지만 일거리가 없어 허탕을 치기 일쑤다. 일당 2만원이라고 벌어 볼까 공공근로를 신청했지만 신청 인원이 너무 많아 대기 상태다.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권오대(26)씨는 10대 시절부터 노숙을 한 보기 드문 경우다. 어려서 부모를 잃은 그는 15살에 상경해 직업학교에 다녔다. 공장 기숙사에서 거처하며 기계 관련 자격증도 땄다. 그러나 그 역시 17살이던 IMF 때 거리로 나앉고 말았다. 생계와 숙식을 해결했던 공장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그 후 지금까지 그의 인생은 거리와 쉼터를 오가는 생활의 반복이다. 1년 동안 내리 거리 생활만 한 적도 있다. 그래서 나이는 어리지만 몸은 성한 곳이 없단다. 그는 “지금도 안정적인 직업을 찾고 싶기는 한데 몸이 성치 않으니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겁부터 난다”며 “노숙 당사자 모임을 시작한 것도 거창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김보문(가명, 32)씨는 한 때 한국과 중국에서 대형 의류 매장을 운영하던 사업가였지만 의류 업체에 사기를 당해 10억원의 빚을 지고 거리를 떠도는 신세가 됐다. 채무 때문에 주민등록도 말소됐고 가족들도 보지 못하는 처지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그는 자신이 거리 생활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서울역에서 거리 생활을 하던 도중 지난 1.22 서울역 충돌 사태를 부른 노숙자가 사망 후 짐수레에 실려 나가는 것을 목격하게 됐고 당사자 모임에 동참하게 됐다.



회원 수나 조직력 등 모든 것이 아직은 미약하지만 성과도 적지 않았다. 1.22 노숙자 사망 사건 후 거리 실태 조사를 통해 정부와 노숙인 지원 단체들이 장기적인 노숙자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했다.



이들은 노숙인들도 남에게 피해만 주는 존재가 아닌 공익을 위해 일 할 수 있음을 알리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운다. 타인의 도움을 구걸하고 안주하는 모습에서 탈피해 개인의 인권과 복지를 주장할 수 있을 때, 자활의 희망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권오대씨는 “노숙인들이 사물을 무료로 보관할 수 있는 콘테이너 박스 사업을 추진해 보고 싶다”면서도 “서울시가 지금 있는 복지 예산도 못 깎아서 안달인데 새로운 요구까지 들어 줄지 자신은 없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송주상(32)씨는 “건전한 노숙 문화 정착은 물론 독거 노인이나 장애인을 돕는 활동까지 해 보고 싶다”며 “노숙인들을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무능력자나 부랑인으로만 보는 사회의 편견에 도전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심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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