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조회 수 : 2918
2012.09.24 (22:19:31)

<1평에서 세상읽기> 1평에서 세상읽기는 점점 고통스러워져 가는 '세상'을 고발하고, 새롭게 만들어갈 '세상'을 꿈꾸는 꼭지입니다.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퇴거' 당하고 있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찌르고, 죽인다
권력의 그물망에서 가장 아래에 놓여 있는 사람들 간에 발생하는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찌르고, 죽인다. 사회를 향한 분노의 칼끝이 가장 아래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향하는 현실은 비극적이다.

 

공감이 들어설 자리
사람들은 고통을 당하면 소리치거나 신음하지만, 정말 고통 중의 고통은 언어로 전달될 수 없을 때가 많다. 사회로부터 철저히 배제되고 고립되어 있다는 고통, 인간의 존엄은커녕 다른 사람으로부터 어떤 긍정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을 긍정할 수 없는 고통.
하지만, 현실의 고통을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감각은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다. 묻지마 범죄라는 명명 속에는 그런 공감이 들어설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가난한 사람들이 모두 범죄자가 되지 않는다
범죄는 수많은 요인이 결합해서 발생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모두 범죄자가 되지 않는다. 최근 묻지마 범죄를 다루면서, 가해자의 가난과 좌절, 실패로 점철된 생애사를 보여주려는 시도가 한편으로 불편한 느낌을 주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공포 앞에서 국민의 안전과 행복에 위험이 된다는 이유로 그 어느 때보다 범죄자를 격리, 처치하는 대책이 한 목소리로 지지와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책의 바탕을 이루는 생각은 유대인을 아우슈비츠에 가두었던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홈리스들은 또다시 잠재적 범죄자의 형상으로 미디어에 노출되고 있다.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홈리스의 대부분은 명의도용 등 다양한 범죄의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누락된다.

 

도둑을 만들어놓고 치안을 팔아먹고, 차별을 만들어놓고 평등을 팔아먹는 사회
누구나 가해자나 방관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설 자리를 잃어버린다.
고통 받고 있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과 사회에 대한 분노 대신에 자신의 삶에 대한 공포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먼저 느끼는 사회에 살고 있다.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은 하나마나 한 말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사회 따위는 이미 사라진지도 모른다.
"감옥을 만들어놓고 자유를 팔아먹고, 도둑을 만들어놓고 치안을 팔아먹고, 차별을 만들어놓고 평등을 팔아먹"(백무산, “주인님이 다녀가셨다” 중에서)는 사회가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에겐 섣부른 대책보다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퇴거' 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 노여움에 눈길을 돌리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홈리스뉴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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