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Press

홈리스 관련 언론보도 내용입니다.









"노숙인에게 손가락질 하지 마십시오”
[프로메테우스 2005-12-24 07:30]    










△ 2005년 사망한 노숙인의 영정 88개. 이 사회는 노숙인을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한 노숙인이 노숙생활과 관련된 설문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 프로메테우스 강서희


2005년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



[프로메테우스 강서희 기자]

48살의 노숙인 A씨는 신용불량자이다. 5년 전 보증을 잘못 서 노숙인 신세가 되었다. 그는 서울역 앞에서 노숙생활을 시작했고, 그러다가 주민등록증 도용 피해를 당하기도 했다. 노숙인 상담소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지만 노숙 생활을 면할 수는 없었다. 컴퓨터를 배워 구직활동을 하고 싶지만 배울 기회가 없었다. A씨는 “여름에는 막노동이라도 하고 살았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또 다른 노숙인 B씨는 그래도 형편이 낳았다. 노숙생활을 시작한 것이 한 달이 채 되지 못했다는 B씨는 ‘여성’ 노숙인이다. 그는 남편과 헤어졌고, 친구네 집에 잠시 얹혀 지냈다. 잘 살 때만해도 그녀는 “노숙인은 무료급식소에서 밥 주니까 역사에서 자면 되니까 지나가는 사람에게 담배달라고 하면 주니까 돈을 안버는 사람들인 알았다”고 했다.


B씨는 22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린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에 참석했다. 그녀는 혼자였다. “길 가다가 포스터를 봤다”는 그녀는 현재 용산에 있는 노숙인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자신이 노숙인이 되면서 생각이 변했다. “대학 나와서 몇 년째 놀고 있으면 ‘실업자’고, 열심히 살고 싶어도 길에 있으면 ‘노숙인’이 되는 사회더라고요. 둘 다 똑같은 거 아니에요? 뭐, 저도 어렵고 살기 힘들고 소외되니까 이런 사람들도 보이기 시작했고요.”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을 기억하다








△ 초상사진을 찍고 있는 노숙인. 이날 35명의 노숙인이 초상사진을 찍었다. 노숙인 추모제에서는 초상사진 찍기 뿐만 아니라 노숙인에 대한 법률상담도 진행됐다. ⓒ 프로메테우스 강서희


12월 22일 동짓날, 서울역 앞에서‘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Homeless Memorial Day)’가 열렸다. 2001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이 행사는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았다. 무대 한편에는 올해 사망한 노숙인들의 영정 사진이 놓여있었다. 88개의 영정이었다. 한 노숙인이 영정 앞에 초를 놓고 술을 따랐다. 그는 영정을 어루만지며 “왜 먼저 갔냐”며 눈물을 흘렸다.


1월 22일 서울역 노숙인 사망 사건이 있은 지 꼭 11개월만이었다. 노숙인 2명이 사망했고, 사망 원인이 철도공안에 의한 타살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서울역 노숙인들은 경찰과 대치했다. 이 사건으로 많은 언론에서는 노숙인 문제를 앞 다투어 보도했지만 얼마 지나지도 않아 노숙인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여전히 서울역 앞에는 노숙인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추모제를 준비하면서 서울역 앞에 ‘실물크기의 쪽방’과 ‘박스집’이 설치됐다. 영하를 밑도는 날씨에 추위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쪽방에 서 있으면 머리끝이 닿을 것 같았고, 박스집에는 여러 겹의 담요를 깔지 않으면 앉아있기 조차 어려웠다.








△ 박스집은 추위를 피하기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 프로메테우스 강서희


해가 지고 오후 6시 30분부터 추모제가 시작했다. 추운 날씨에도 150여명의 사람들이 자리를 뜨지 않았다. 2005년 노숙인 복지와 인원에 대한 영상이 흐르고 노숙인당사자모임과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의 하모니카 공연이 이어졌다. 박준, 정태춘 씨의 노래공연과 마임예술가 이정훈씨의 공연도 진행됐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일용 대표는 “노숙인들은 호텔을 지원해달라고, 산해진미를 먹자는 것이 아닌, 추위를 피할 수 있고 허기를 채울 수 있고 아팠을 때 친료해달라고 사람으로 최소한 누려야 할 권리를 지켜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순서로 1월 22일 철도공안에 의해 손수레에 실려 죽음을 맞았던 노숙자 이씨의 사망장소인 서울역 대합실까지 촛불행진이 진행됐다.


노숙인 이씨가 사망한 장소를 가면서 내내 눈물을 흘린 한 노숙인이 말했다. “노숙인이 뭔 죄입니까. 죽어가는 동료를 보면서 살려달라고 경찰에 신고를 해도 5분 안에 달려온다는 그들은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왔습니다. 정치인들은 겨울이 되면 찾아와 따뜻한 방에서 살게 해주겠다고 이야기하지만 다시는 찾지 않습니다. 노숙인에게 손가락질 하지 말아 주십시오.”


강서희 기자(heeging@prometheus.co.kr)


- ⓒ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고단한 삶이였습니다. 멸시와 차별없는 세상에서 이제는 편히 눈감으시길. ⓒ 프로메테우스 강서희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330 인천시 부평구에서 용역깡패 폭력으로 장애인 노점상 사망
이미나
1216 2006-07-06
329 신고합니다
헤럴드경제
927 2006-05-26
328 [연재 - 노숙당사자모임과 함께하는 주거인권학교 ①]
노실사
833 1970-01-01
327 '신용등급에 따른 보험가입 제한' 도입 중단촉구
참세상
1003 2006-04-10
326 “노숙자 42% 응급 상황에 노출 경험”
연합뉴스
1228 2006-03-30
325 “경찰은 노숙인 인권 보호에 앞장서야”
KBS
815 2006-03-30
324 경찰 호송 도중 숨진 노숙인 49재 열려
KBS
830 2006-03-30
323 노숙인 구치소 호송 도중 사망…인권위 진상조사 착수
국민일보
895 2006-02-18
322 노숙인에게 외면받는 노숙인 정책, 부정적 이미지 강화시키기 때문
데일리서프라이즈
1412 2006-01-31
321 日법원 "공원 텐트도 주거지"..이색 판결
연합뉴스
1081 2006-01-29
320 서울역 옛 광장에서 '쪽방체험'
민중의소리
697 1970-01-01
319 서울시 노숙인 정책, 일관성과 체계성이 필요하다
서울시당
821 2006-01-14
318 뉴스조차 되지 못한 9인의 죽음
한계레21
854 2006-01-05
317 노숙인권리 홍보 및 추모제
연합뉴스
651 1970-01-01
316 “제발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
경향신문
952 2005-12-25
315 노숙인지원단체들, 22일 서울역서 추모제 열어
레이버투데이
1009 2005-12-25
Selected "노숙인에게 손가락질 하지 마십시오"(2005년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추모제)
프로메테우스
931 2005-12-24
313 '2005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 열려
참세상
1302 1970-01-01
312 경찰, APEC 명목으로 노숙자물품 모조리 압수
민중의소리
1212 1970-01-01
311 [APEC 2005 KOREA] APEC의 그늘
MBC
747 1970-01-01
Tag List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