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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진단]은 홈리스 대중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정책, 제도들의 현황과 문제들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국민행복기금, 정말 행복을 전해 줄 수 있을까?

 

<서창호 /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

 

3p.jpg 박근혜 정부 국민행복기금을 출현시키다.
채무 때문에 늘 채권자에게 빚 독촉을 겪어 본 사람들은 안다. 얼마나 고통스럽고 무서운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래를 기약하고 새로운 희망을 그리기보다는 절망의 몸부림에서 세상에 혼자 놓여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자체가 지옥이다. 그래서 단 하루라도 빚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국민행복기금’이라는 이름으로 빚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빈곤층과 금융채무자들에게 희망을 그려 주겠다고 한다.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박근혜 정부는 빈곤층과 금융채무자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정부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행복기금은 여전히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국민행복기금의 현황

국민행복기금 지원 대상자는 1억원 이하 채무자로 6개월 이상 연체중인 사람을 대상으로 최대 50%(기초수급자는 70%)까지 빚을 덜어주고 최장 10년까지 원리금을 분할 상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이면서 20% 이상 고금리 대출을 받은 뒤 6개월 이상 상환중인 사람도 대상에 포함된다.

그래서 국민행복기금이 발족된 지 한 달여 만에 금융채무로 고통을 받고 있는 빈곤층과 금융채무자 11만 명 이상이 신청을 하였다. 지난 4월 22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가접수에만 9만 3968명이 몰렸다. 또 지난 5월 1일부터 시작된 본 접수에는 2만 여명이 신청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금융당국이 당초 예상했던 행복기금 수혜자 32만명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과다한 채무부담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빈곤층과 금융채무자 중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국민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가접수 내용을 분석해 보면 신청자의 평균 채무액은 1350만원이다. 500만원 미만인 신청자 27.4%를 포함해 2000만원 미만의 신청자가 무려 74.1%를 차지했다. 연소득금액도 2000만 원 미만이 76.3%를 나타냈고, 연령별로는 40대 이상이 73.2%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주로 40대 이상, 빈곤층의 가장들이 비교적 적은 채무를 장기간 상환하지 못해 고통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행복기금, 기대치보다 한참 미달하다
국민행복기금은 노인 기초연금, 4대 중증질환 공약과 마찬가지로 애초 계획보다 규모나 지원 대상이 크게 줄었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 때 18조원의 기금을 공약했는데 금융위원회는 우선 1조5000억원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자도 최대 322만명에서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니 결국 표를 위한 사탕발림이 따로 없다.

특히 국민행복기금 이사장 박병원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출신에, 현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 금융권의 약탈적 기조와 가계부채 급증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하는 인물이다. 이런 사람이 이사장으로 일을 하고 있으니 빈곤층과 금융채무자들을 위한 정책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활동을 기대하기가 애초에 어렵다. 그래서 이사장만큼은 즉시 교체되어야 한다.

 

또한 채무로 고통을 받고 있는 빈곤층 중에서 기초생활수급자의 상당수는 원금의 최대 70%까지 감면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나머지 30%도 갚기 어려운 형편인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채무 조정 프로그램 운영 시 파산과 개인 회생이 필요한 사람까지 무리하게 국민행복 기금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아야 하고, 오히려 파산과 개인 회생을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파산과 개인회생보다는 국민행복기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마치 파산과 개인회생의 대안인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국민행복기금, 개인파산을 가로 막다!
더구나 채무변제능력이 불가능하다고 정부에서도 인정한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채무변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쥐꼬리만한 기초생활수급비에서 생존의 문턱에서 겨우 목숨 줄을 연명하고 있는 기초수급자가 국민행복기금을 통해서 채무를 변제한다면 기초생활수급자의 실낱같은 삶조차도 불가능하다. 결국 개인파산을 통해서 채무를 탕감 받아야 하는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삶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당장의 채무 문제만 조정된다고 해서 빈곤층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된다고 볼 수 없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 모순인 실업, 비정규직의 문제, 최저임금, 골목시장 붕괴와 자영업 고통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채무 조정 이후에도 빈곤층의 채무 문제는 다시 반복될 것이다. 그래서 금융채무 문제의 구조적 해결은 당장 민중복지 확대와 함께, 효과적인 자립 자활 프로그램의 연계를 통해 채무탕감과 동시에 새 출발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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