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조회 수 : 819
2014.04.04 (18:59:48)

[세계의 홈리스]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홈리스 단체를 통해 홈리스의 현황을 전하는 꼭지입니다.


인간임을 느낄 수 있는 장소


<홈리스뉴스 편집부>


▲  텐트에서 생활하던 홈리스들의 돈키호테 캠프. [출처 = The NewYork Times 인터넷판 2014년 2월 19일자]

지난 겨울, 때 아닌 폭설과 한파로 시달린 미국에서는 영하 30~40도까지 떨어진 추위를 피해 쉼터를 찾는 거리홈리스들에게 적절한 공간과 서비스가 마련되지 않아 죽음의 위험에 노출된 경우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런 와중에 텐트에서 생활하며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던 홈리스들이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돈키호테’라는 마을로 모두 이사를 가게 된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노숙금지 조례에 저항해온 돈키호테 캠프
돈키호테 마을은 2007년부터 6년 동안 지속되었던, 텐트에서 생활하던 홈리스들의 공동체인 돈키호테 캠프가 발전한 것입니다. 노숙금지 조례에 항의하기 위해 모였던 사람들이 오랜 시간동안 경찰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공동체를 지속시킬 수 있었던 힘이 이 마을을 만들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고 합니다. 20번이 넘게 이사를 다녀야 했던 홈리스들은 워싱턴의 올림피아, 시보레 교외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이 마을의 근처에는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는데, 쾌적한 장소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차선의 부지로 생각했던 곳은 재활용센터가 인접해 있는 쓰레기 폐기장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지방정부에서는 돈키호테 마을에 41년간 1년에 1달러의 비용으로 공휴지를 임대해주었다고 합니다.

돈키호테 마을은 30개의 작은 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을 가운데에 위치한 공동건물에는 샤워실과 세탁실, 공동주방을 배치하였습니다. 채소를 키울 수 있는 뜰도 마련했습니다. 원래 설계에는 도서관과 방문자를 위한 숙소, 진료소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아직 완성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들의 삶에서 ‘정착’은 예외적인 일이었습니다. 돈키호테 마을은 ‘산초 판사(돈키호테의 충성스러운 하인이었던 그의 이름을 빌려왔습니다)’ 기금이라고 불리는 비영리기금 프로젝트의 지원과 구성원들 간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임대주택의 크기는 아주 작습니다. 한국의 1인 가구 최저주거기준 4.2평에 가까운 크기입니다. 집 한 채를 건설하는 데 든 비용은 약 2,0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물론 건설과정에서 다양한 지원과 도움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워싱턴 서부에 있는 성인 단신 홈리스를 위한 원룸주택을 건설하는 데 2억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1/10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 곳 주변 지역에서는 2007년부터 단신 홈리스를 위한 원룸주택의 공급이 중단된 상태라고 합니다. 공식적인 저렴주거는 임대료 수준에 있어서 홈리스들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곳이라고 합니다.


구성원들은 대부분은 실업 상태에 있으며, 절반은 소득이 없습니다. 나머지 거주자들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곳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홈리스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주민위원회’의 집행위원회와의 만남과 주민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고 합니다.


▲  크리스마스 이브에 문을 연 돈키호테 마을

당신이 머물고 있는 장소
당사자들은 기존에 이용했던 홈리스 쉼터의 끔찍한 경험과 비교했습니다. 직원들이 가방을 뒤지거나 매일 아침부터 사람들을 걷어차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문을 닫은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했던 한 남성은 엄청난 수염을 기르고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면도와 샤워를 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습니다. 그는 스스로 “인간임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돈키호테 마을로 이사한 몇 주 후 그는 저녁에는 마을의 친구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일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고 사람들이 행복하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홈리스들은 거리에서 자리를 비울 경우 누군가는 자신의 물건을 훔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구와도 관계를 맺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고립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텐트에서 생활하며 공동체를 지속시켰던 힘이 지금 돈키호테 마을의 ‘신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다고 합니다. 주변 주민과도 관계가 형성되면서 충실한 지지자들이 되어 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거리에서 벗어나 비를 피할 수 있게 된 수준입니다.


시애틀, 캘리포니아에서도 이와 유사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모임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른  홈리스 단체에서도 문의가 온다고 합니다. 한편으로 미국에서 일어났던 ‘점거운동’ 이후 도시 중심부에 돈키호테 마을과 같은 작은 오두막을 건설하기 위한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는 단체도 있다고 합니다. 공원에 주거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 ‘돈키호테 마을’이 홈리스들에게 대안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입니다. 여전히 누구도 홈리스를 강력하고 대중적인 집단으로 고려하지 않습니다.
홈리스 당사자가 스스로 인간임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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