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조회 수 : 1058
2014.03.04 (13:18:51)

[홈리스인권-아우성]은 ‘홈리스인권지킴이’활동을 통해 만난 거리 홈리스의 이야기를 나누는 꼭지입니다.


찍소리라도 질러보고 싶다


<박사라 / 홈리스행동 활동가>


7p.jpg약 5년 정도 서울역 인근에서 노숙을 한 여성이 있습니다. 노숙을 하기 전에는 텔레마케터 직업을 갖고 돈을 벌며 생활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몸이 아파서 일을 못하게 되었고, 또 불안정한 거처에서 여성 혼자 생활한다는 것은 괄시와 폭력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그런 생활들이 힘겨워서 집을 나오게 되었고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가지고 있던 약간의 돈으로 끼니를 때우고, 거리에서 잠을 청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거리생활은 잘 먹지도 못했고, 씻을 곳도 마땅한 곳이 없어서 깔끔한 성격이지만 본인이 원하는 깨끗한 생활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여성 홈리스로 살아가는 것
여성으로 그것도 극한의 빈곤상태에 있는 홈리스로 살아가는 것이란 언제 어디서나 위협을 당할 수밖에 없는 위치였습니다. 노숙 초반엔 영문도 모르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대낮에 쇠파이프로 머리를 맞은 적도 있었는데, 피가 흘렀지만 병원 이용하는 것도 어려워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도 못했었다고 합니다. 그 뒤로도 거리홈리스를 찾아와 여성과 남성을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때리는 사람들에게 또 이유 없이 맞는 일도 허다했습니다. 하지만 노숙을 하고 있어서 얕보는 것이라고, 내가 힘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억울하게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건물 청소하는 분들과도 잦은 마찰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갈 곳이 없어 머물러 있는 곳에서 ‘저리가라, 없어져라, 비켜라’라는 식의 심한 말을 들어도 한마디 대꾸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점점 건강이 쇠약해지던 즈음, 작년 말에는 민원으로 인해 찾아온 경찰과 구급대원이 이 여성을 병원에 입원시켰다고 합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아 갑자기 찾아온 풍으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 열흘을 지내던 여성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조금이나마 되찾게 되면서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돌아온 지하도
다시 새롭게 살아볼 마음이 생긴 여성은 혼자 살 수 있는 집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흘 동안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거절을 당하고 갈 곳이 없어서 다시 서울역으로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다시 온 서울역에서 여성이 갈 수 있는 곳은 전에 노숙을 했던 그 장소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돌아온 지하도에서 한숨을 쉬며, 잠을 청해보지만 푹 잘 수 없었습니다. 아직 매서운 찬 기운이 서려있는 바닥은 너무 추웠고 또 누군가가 갑자기 와서 발길질을 할까 걱정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그러다가 인권지킴이를 만나게 되었고 지난 3년간 말씀을 드렸던 주거지원을 받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병원에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이제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말입니다. 누군가 와서 본인을 때리고 위협하면 아무리 약자라지만 내 권리를 찾기 위해 찍소리라도 질러보고 싶다고 말입니다. 여성이 거리홈리스로 살아가면서 늘 이용당하고 권리를 침해당한다는 것을 철저하게 온 몸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이제는 그것을 거부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여성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거리생활을 벗어나 주거에서 생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돈을 벌어 인간답게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심신이 아프지만 꾹 참고 약자로 눌려 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꽃을 활용한 창업과정을 수료했던 경험이 있어서 꽃집에서 일하거나, 제과제빵이나 바리스타 같은 기술을 익혀 취직하고 싶다고 합니다, 노래와 책 읽는 것을 좋아하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이 여성에게 하루빨리 따뜻한 봄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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