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쉼터 9년새 ‘반토막’
기사입력 2008-04-22 14:30  

‘노숙인의 대부’로 불린 고 선우경식 원장이 평생을 바쳤던 노숙인 지원사업과 관련, 관리가 필요한 여성 노숙인과 고령 노숙인 등 노숙인 숫자는 늘고 있지만 노숙인 쉼터는 감소하고 있어 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한 정부차원의 지원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숙인 쉼터는 각 노숙인의 노동능력, 알코올 문제, 기타 정신질환, 연령 등의 특성을 파악해 관리해주며 그들의 자활을 돕는 곳이다. 이 노숙인 쉼터는 노숙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를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다시서기센터에 따르면 노숙인 쉼터는 1998년 4376개소에서 매년 감소해 2007년 11월 기준으로 1920개소까지 떨어졌다. 김해수 다시서기센터 실장은 “쉼터 감소와는 대조적으로 노숙인의 수치는 2006년 이후 600~700명선(서울기준)에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오히려 과거 대비 증가추세에 있다”며 “노숙인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중장기적 노숙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고용불안, 실직 등의 문제로 인해 고령 노숙자나 여성 노숙자 등 보호가 필요한 노숙인들의 숫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다시서기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98년 당시 노숙인의 평균 연령은 43세였지만, 2002년 44.6세, 2005년 48.2세, 2007년에는 49.9세로 높아졌다. 또 시설에 입소한 여성 노숙인도 98년 141명에서 2007년 11월에는 372명으로 약 2.5배로 증가했다. 이는 시설에 입소한 여성만을 대상으로 조사된 것이며 실제 여성 노숙인은 전체의 14%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취약 노숙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서울역노숙인진료소에서 진료받은 노숙인은 2003년 724건에서 2006년에는 1만870건으로 15배로 증가했다. 신원우 협성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는 노숙인 재활전문쉼터 지원 이외에는 노숙인 재활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정부사업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전문가들이 참여한 다양한 노숙인 사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