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3자' 전매 피해 속출
선의 피해자 발생 ... 대책마련 시급

기사입력 2008-04-17 07:36 김재경 kjk0017@
투자자들이 분양받았던 지방 아파트 물량들이 부동산 매매시장을 흐리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브로커가 개입해 팔리지 않는 분양권을 노숙자나 경제력이 없는 사람에게 전매 또는 대출을 떠넘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울산, 청주 등지의 지방 아파트 분양권을 전문 브로커들이 개입해 거주지가 일정치 않고 경제력이 없는 '제3자'에게 전매를 받게 하거나 대출을 떠넘기고 계약자로부터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p건설 관계자는 "부산지역에서 지난해 하반기 전매된 아파트중 매수자와 연락이 끊겼거나 우편물이 반송되는 경우가 있어 알아보니 무능력자에게 전매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매수자와 연락이 닿더라도 '돈이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배짱을 부려 대출금 연체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C건설 관계자는 "브로커가 연결하는 '제3자'는 재산이 없어 대출금을 연체해도 금융권이나 건설사가 압류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며 "입주물량이 많은 지방에서 계약금이 적고 중도금 무이자나 이자후불제 등의 아파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이 브로커가 개입한 분양권 전매 과정에는 대출기준이 전혀 걸러지지 않고 있어 문제다.

H건설 관계자는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갖춰 오기 때문에 계약자 민원 차원에서 분양권 전매를 거부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전매를 받는 사람이 대출 승계 당시 신용불량자가 아니면 금융기관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으로 건설회사는 부담이 크다.

잔금과 대출이자가 밀려 자동 해약조치를 취할 경우 회사가 대신 매매를 하거나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건협 관계자는 "앞으로 부상 등 지방 대도시에서 아파트의 입주가 계속될 예정이어서 이런 불법거래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당국의 철저한 감독 및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경 기자 kjk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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