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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어깨걸기]는 홈리스행동 연대활동과 여대 단위의 소식을 전하는 꼭지입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밀양 주민들의 싸움,
밀양 송전탑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슬비 / 녹색당>


▲  6.11 밀양 행정대집행을 규탄하는 녹색당 피켓. 출처=녹색당

6월 11일, 또 다른 9.11 테러
6월 11일, 이 날짜는 밀양 송전탑 반대 현장에서 9.11 테러와 같은 날짜로 여겨진다. 행정대집행으로 주민들이 9년 간 싸워온 투쟁의 거점은 단 삼십 여분 만에 사라졌다.

밀양시는 6월 11일, 단장면 용회마을, 상동면 고답마을, 부북면 평밭·위양마을에 각각 들어설 101, 115, 127, 129번 송전탑 공사 예정 부지와 장동마을 입구에 반대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농성장까지 총 5곳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이를 위해 이천 명이 넘는 경찰 병력이 현장에 투입되었다. 주민들이 ‘그 자리’에서 할 수 있었던 건 절규뿐이었으며, 주민들과 연대자들은 경찰에 의해 무자비하게 끌려나왔다. 행정대집행법에 의하면 경찰은 현장의 안전을 위해 대집행 시 발생할 사고에 대비한 보조적 활동만을 할 수 있을 뿐, 대집행의 권한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개의 모든 움막 현장에서 경찰은 직접 농성움막을 찢고, 움막의 뼈대를 들어내는 등 철거와 다름없는 행위를 했다. 이는 불법적인 행위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한전과 경찰이 들 것 하나 준비해오지 않은 탓에 부상자들은 밖으로 이송될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사람을 극단으로 몰아가기 위한 준비는 철저하나, 사람을 살리기 위한 대책은 준비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밀양 송전탑의 다섯 가지 진실
이렇게 밀양 주민들과 연대자들이 9년 간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온 이유는 무엇일까.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밀양 송전탑의 다섯 가지 진실'을 지적한다. 첫째, '위조 부품'이 발각된 신고리 3호기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밀양 송전탑 공사가 늦어질수록 국민은 안전하다. 둘째, 신고리 3호기를 완공해도 밀양 송전탑은 필요 없다. 셋째, 수명을 연장한 고리의 노후 핵발전소를 폐쇄하면 밀양 송전탑은 필요 없다. 넷째, 초고압 송전선은 대규모 정전을 초래한다. 다섯째, 밀양 주민은 보상이 아니라 전기 생산 시스템 전환을 원하지만, 정부는 핵발전소를 늘리는 방식의 시스템을 계획한다.
즉, 밀양 송전탑과 핵발전소 확대 정책은 함께 짚고 넘어가야 되는 문제다. 우리나라의 핵발전소는 이미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 작년 검찰은 우리나라의 다수 핵발전소에 품질보증서가 위조된 부품이 공급되었다는 것을 적발했으며 핵발전소와 관련된 비리는 이 뿐만이 아니다. 또한 신고리 3, 4호기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인증 신청조차 거절당한 수준이다. 따라서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낡은 원전을 폐쇄하고 새로운 원전건설을 중단해야 한다. 그러면 밀양 송전탑 자체도 필요 없고, 공사를 서두를 필요도 없는데 한전은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사 강행과 중단이 반복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이 되풀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주민들이 10여 년간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싸워온 결과, 밀양하면 송전탑을 떠올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사안에 대해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이어올 수 있었던 동력은, 상처받고 심신이 많이 지친 상태에서도 강한 정신력으로 버텨 온 ‘밀양 할매, 할배’다. 6월 14일, 밀양에서 진행된 제150차 촛불문화제 때 이 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지켜온 농성장이 하루아침에 다 무너져버려서 주민들, 대책위 모두 무기력함을 많이 느끼고 계실 거라 생각했는데, 주민들 스스로가 이 자리에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강하게 의지를 보여주셨고 이 강한 외침은 밀양에 울려 퍼졌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서로를 위로하고 안아주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지친 연대자들도 밀양 할매, 할배 때문에 힘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고 밀양 할매, 할배도 이렇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힘을 내실 수 있지 않을까.


일상으로 되돌아가고 싶을 뿐입니다
다가오는 6월 23일, 전국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운영회의에서는 행정대집행 이후 앞으로 밀양송전탑반대 투쟁을 어떻게 이어갈 지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또 다른 시즌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5월, 김영자 총무님(밀양 상동면 대책위)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리신 글 중 한 문장이 아직까지 마음속에 남아 있다. “저희는 정말로 농사짓고 하루하루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상으로 되돌아가고 싶을 뿐입니다.” 이 ‘일상’을 지켜낼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밀양에 대한 지지와 응원 부탁드린다. 또 밀양 할매, 할배들의 외침처럼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밀양 소식에 귀 기울여 주시고 주위에 많이 알려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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