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사망사건 놓고 경찰-소방서 `네탓'>
기사입력 2008-05-30 20:53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경찰과 119구급대가 의사소통 차질을 빚는 동안 동맥이 끊어진 노숙자가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서울 광진경찰서와 광진소방서에 따르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30대 노숙자가 소주병 파편에 오른쪽 다리 동맥이 절단됐던 것은 29일 오후 7시께.
생필품 가게에서 소주 1병을 훔쳐 마시며 달아나다가 주인(여)에게 붙잡혀 승강이를 벌이던 중 주인이 빼앗아 바닥에 던진 소주병 파편에 맞았다는 것.
노숙자의 다리에서 피가 `비오듯' 쏟아지는 장면을 목격한 주민들은 오후 7시2분 경찰서에 신고했고 119구급대에도 자동으로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현장에 먼저 도착한 경찰은 구급대를 기다리느라 피해자를 10여분간 `방치'했으며, 뒤늦게 순찰차로 그를 옮겼지만 결국 과다출혈로 숨지고 말았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경찰이 도착하자 매우 긴박한 상황임을 알렸지만 경찰은 계속 현장사진을 찍는가 하면 구급대에 전화를 거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였다고 비난하고 있다.
일부 응급처치를 벌였던 주민들은 `더럽고 냄새 나는데다' 피를 많이 흘린다는 이유로 경찰이 순찰차 시트에 깔 비닐을 찾아다니다 피해자를 비닐과 신문지로 싸서 차에 실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순찰차로 옮기다가 보면 2차 부상이 올 수도 있어 전문가들인 구조대를 기다리며 골목길 통로를 확보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구조대의 도착이 늦어져 순찰차로 옮길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순찰차가 피해자를 싣고 떠난 뒤에 현장에 도착했던 구급대는 "곧바로 도착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차량이 정체돼 도착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이 와중에 광진소방서 본서와 구의소방안전센터, 능동소방안전센터 등 119구급대 조직간 교신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현장 도착이 지체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병원측에 따르면 피해자는 순찰차를 타고 오후 7시24분 응급실에 도착했다 14분 뒤인 7시40분에 의사로부터 사망 판정을 받았다.
주민들은 경찰과 구급대가 제대로 소통함으로써 순찰차 이송 결정이 조금만 빨랐더라면 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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