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끌어안을 힘이 없다
쉼터이용 지속 증가 불구 예산 바닥나 도움 못줘
  
  


무관심속 병사 잇따라 … 지원책 시급

노숙자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도내 노숙자 쉼터의 역할 강화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6시50분쯤 50대로 추정되는 노숙자 A씨가 수원역 앞 광장 화장실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주변 노숙인들에게 평소 "옆구리가 아팠다"고 고통을 호소했던 점과 갈비뼈가 부러져 있었던 점을 토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노숙자 B씨가 수원역 인근 상가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용변을 보러 화장실을 찾았다가 평소 앓고 있던 간질로 정신을 잃었지만 응급처치가 안 돼 결국 숨을 거뒀다.

이처럼 노숙자들이 길 위에서 목숨을 잃거나 지병으로 생을 다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도내 노숙자 쉼터는 예산부족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다시서기상담센터에 따르면 현재 파악된 도내 노숙자 수는 300명가량이며, 하루 평균 30여명의 노숙자가 센터를 찾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하루 평균 10여명가량 늘어난 수치로 해가 갈수록 노숙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는 여름보다 겨울에 쉼터를 찾는 노숙자의 수가 많았지만 올해는 여름에도 쉼터를 찾는 노숙자들의 발길이 늘어 도내 쉼터 대부분이 포화상태다.

그나마 한 시·군에 등록된 노숙자들은 타 시·군이 지원하는 쉼터를 이용할 수 없어, 역전 등 노숙자 밀집 지역이 위치한 수원시 같은 경우 쉼터 운영 예산이 사실상 바닥상태다. 특히, 이들 노숙자 대부분이 당뇨나 간질, 고혈압 등 지병을 앓고 있지만 실질적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어 결국 길에서 숨지는 경우가 많다.

다시서기상담센터 한 관계자는 "노숙자들 대부분이 지병을 앓고 있지만 쉼터에서도 예산이 부족해 도와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상훈기자 blog.itimes.co.kr/kalbin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