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조회 수 : 781
2015.06.08 (12:14:34)

[세계의 홈리스]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홈리스 단체를 통해 홈리스의 현황을 전하는 꼭지입니다.


홈리스 당사자들이 주체가 되다


<홈리스뉴스 편집부>


“우리를 제외하고 우리에 대해 아무 것도 하지 말라, 우리에 대해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 말은 장애인 당사자주의의 핵심 구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호 홈리스 뉴스에서는 홈리스 당사자들이 참여하여 홈리스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서비스와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주체가 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핀란드의 홈리스 단체(VVa ry: 핀란드어로 집이 없다는 뜻으로 1986 설립됐다. 주거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이며, 주거가 없다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는 홈리스 당사자의 목소리를 주거 지원과 서비스 계획 등에 반영하는 것을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이 때 당사자란 현재 홈리스 상태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과거에 홈리스 상태를 경험한 사람을 모두 포함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네 개의 협력 도시에서 서비스를 계획하는 처음부터 당사자들의 참여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장기 홈리스를 줄이기 위한 핀란드 정부의 정책 프로그램[파보 2(PAAVO II), 2012년-2015년)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적절한 주거지원, 당사자에게 적합한 서비스 지원 등을 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홈리스 당사자들이 계획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핀란드의 10개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기존의 서비스를 이용했던 당사자의 경험과 목소리를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바탕으로 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시 차원의 서비스 개발에 있어서 당사자의 경험과 목소리를 수집하기 위해 당사자들을 고용해서 ‘전문가’의 지식이 아닌 당사자의 경험을 중요하게 반영합니다. 서비스를 계획하고 개발하는데 당사자가 참여함으로써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조직이 당사자의 요구와 필요에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 참여하는 당사자는 한계 상황에 처해 있는 홈리스 대중과 주거 해법을 마련할 책임이 있는 시 정부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당사자는 처음 참여했을 때의 막막함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머리에 가방을 뒤집어쓰고 어두운 방으로 들어서는 것 같았다.”


이러한 형태의 활동을 위해서 시 행정조직에 자리를 잡는 것이 쉬운 방법일수도 있겠지만, 이 프로젝트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의 작업 또한 기존의 매뉴얼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았으며 다양한 학습을 기반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당사자들은 지원서비스와 관련한 내용을 계획하거나 주거서비스, 응급쉼터나 지원체계에 대한 평가, 도시별 정책 내용의 비교 등을 진행합니다. 또한 당사자들은 주거유형이나 미래에 제공될 주거지원이 초점을 맞추어야 할 부분들을 마련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며, 행정의 문턱을 낮추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당사자들의 참여 과정을 지원할 모델을 계획하는 데도 참여합니다.


▲  위에서부터 Reijo, Juhani, Jorma로 Vva 협회의 전문가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들은 홈리스 당사자로서 장기 노숙을 경험했다. 출처= http://www.vvary.fi)

홈리스 당사자들의 역할
물론 이러한 참여가 문제없이 원활하게 진행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서비스 제공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기도 하고, 계획한 과정들이 연기되거나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당사자들의 참여를 통해 만들어진 서비스나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직접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이 경과하지 않았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홈리스 당사자들이 동등한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도록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크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당사자들의 경험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와 어떻게 역할을 설정해나갈 것인지의 측면에서도 불확실한 부분이 많습니다.

당사자들의 경험을 활용한다는 이유로 되풀이해서 자신의 경험과 인생사를 얘기해야 하는 과정도 부담스러운 점입니다. 시에서 지원할 수 있는 재정과 자원의 제약도 당사자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줍니다. 함께 다양한 의견들과 제안들을 마련해도 재정의 부족 때문에 실행에 제한이 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또한 당사자들의 참여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도 문제로 제기되었습니다.


정책과 서비스를 신뢰할 수 있는 바탕
무엇보다 이러한 정책 프로그램이 불러온 효과 중에 한 가지는 당사자들의 경험이 바탕이 돼서 만들어진 정책과 서비스들이 현장에서 운영되면서 그것을 이용하는 당사자들이 그 정책과 서비스를 신뢰할 수 있는 바탕이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신뢰를 형성한다는 것은 오랜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신뢰를 형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또한 주거지원의 경우에도 거주자들의 필요에 적합한 서비스들이 제공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단신자의 필요에 맞게 주거공간을 개조하는 등 당사자들의 의견에 따라 주 거지원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 도시의 당사자들이 만나서 경험을 공유하고 비교하며 토론을 진행한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들러리’와 ‘구색 맞추기’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현실
참여의 본래의 의미를 떠올려본다면, 미리 정해져 있는 주제와 미리 정해진 방식을 통해 미리 정해진 시간 안에 처리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과연 ‘참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서울시에서도 박원순 시장이 이른바 정책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한다는 의미를 담은 청책토론회를 진행했었습니다. 하지만, 홈리스 정책과 관련해서 실제 중요한 요구사항들이 반영되거나 바뀐 부분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참여’라는 그럴듯한 구호가 ‘들러리’와 ‘구색 맞추기’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2012년부터 노숙인 등 복지법이 시행되었지만, 아직도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 종합계획은 수립되지 않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들을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국가/공공과 당사자가 주체 대 주체로 만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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