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인터뷰]는 당사자의 직접 기고가 아닌 인터뷰 형식으로 기사에 대한 의견이나 이야기를 전하는 꼭지

집 없는 사람이 수급자가 되는 법: 당사자 인터뷰

<홈리스뉴스 편집부>

편집자 주: 지난 호와 이번 호 <동행> 꼭지에 소개된 두 명의 당사자들은 현재 조건부 수급자가 되었으며, 고시원에서 계속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수급신청 이후 편집부 차원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수급 신청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정호 지난 2년 동안 자활만 계속 했었는데, 자활이 끝난 뒤 공백기를 계속 겪다 보니 차라리 방으로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신청했다.

용수 난 처음에는 별로 수급 신청에 관심이 없었다. 예전에 자활을 하다가 조건부라는 게 있다는 걸 듣긴 했었는데, 절차도 좀 그렇고 이게 일반 수급이랑 비슷하다고 들어서 거의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동사무소에서 부모님 쪽으로 통보하고 재산을 조사한다고 해서 거의 포기했던 거다. 그러다가 이제 되는 일도 없고…. 다시 자활을 하려고 해도 예전에 자활했던 이력을 들먹이며 “거기서 계속 하시지 왜 나왔어요?”라는 얘기를 하니까 그게 싫었다. 자활 신청하러 몇 번 갔었는데, 계속 빠꾸를 먹었다. “내년에 오세요”라고 해서 나중에 다시 찾아가면, 똑같은 놈이 똑같은 얘길 하고…. 그래서 안 가버리게 됐다. 우리 입장에서야 갑질이라고 생각하지만, 별 수 없지 않나. 그러다가 나중에 나도 수급신청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하게 됐다. 


수급 신청을 위해 여러 기관을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복지관부터 고시원, 주민센터, 은행 등등. 수급 신청까지의 절차들이 번거롭지 않았는가.

용수 처음에는 동사무소 같은 데를 왔다갔다 계속 해야 하고, 서류 같은 것도 여러 개 필요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너무 쉽게 되었던 것 같다.

정호 그렇게 복잡한 거는 아니었다. 이 정도는 다 예상했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모든 과정을 혼자 준비했어야 했다면 어땠을까.

용수 아마 안 했을 거다. 솔직히 동사무소 가는 것도 좀 그렇고, 말주변이 좋아 가서 얘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뭐, 방이 있을 때는 상관이 없을 것 같다. 가서 철판 깔고 한 번 낯짝 들이밀면 되니까. 그렇지만 방이 없을 때 혼자 했어야 한다면 좀 힘들었을 거 같다.


동사무소에 갔을 때는 어땠는가.

용수 전입신고를 담당했던 공무원이 좀 까칠했다. 주소 변경할 때도 그렇고. 아니, 그냥 고시원 주소지 적고 처리하면 되는 거지, 거기 사나 안 사나 확인할 거라고 하질 않나. 그리고 내가 선생님(활동가)과 함께 가서 그랬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입신고 끝나자마자 날더러 “복지과 들리실 거죠?” 그러더라. 그 말 듣고 좀 그랬다. 고시원에 전입신고를 해서 사람을 그리 보는 건지. 뭐 그렇지만 우리가 갔던 동사무소만 그러는 건 아니니까. 다른 곳 동사무소 얘기를 들은 것도 있고…. 

정호 나는 창구에서 담당자가 여기저기 전화하고 자꾸 헤매는 게 답답하다는 생각만 했었다. 그 정도는 미리미리 알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한 마디 하려다가 그냥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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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에 방을 구하러 두 군데 정도 다녔었는데, 그때 염려했던 부분들을 말해 달라.


정호 일반적인 고시원들이 우리를 받아주나? 방을 잘 안 주려고 그러지…. 그래도 그나마 이쪽 지역은 이런 게 좀 많이 있긴 하지만. (우리는) 운이 좋았던 거다. 사실 엔간해선 방을 안 주려고 하니까.

용수 방을 안 주는 건 여기 지역만 그러는 게 아니다. 어떤 고시원들은 직장이 없으면 아예 방을 안 준다. 직장인 아니면 아예 방을 안 준다. 뭐, 매일 방에 계속 붙어 있는 걸 좋아하진 않을 테니까. 밥 축내고 전기세 많이 나가고. 맨날 방에 붙어 있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몇몇 고시원 빼고는 다들 (우리를) 별로 안 반긴다.


그 말은 사실상 갈 수 있는 고시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뜻인가.

용수 그렇다. 내 돈 내고 들어가는 거라면 상관없겠지만, 일단 복지관을 거쳐 돈이 입금되는 구조니까. 이게 약간 그렇다. 차라리 현금을 주고 방을 얻은 후 계약서를 가지고 와라 했으면 좋았을 거 같다. 방세를 딴 데 쓰고 돈 띵겨 먹는 사람도 있긴 있을 테지만….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다. 수급 신청할 때 가장 걱정되었던 부분은 무엇인가?

용수 ‘내가 자격이 될까?’ 하는 거였다. 더군다나 빚도 많고, 바깥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 나 같은 경우는 복지 같은 쪽을 잘 몰랐으니까. ‘정부지원 받는 건데 그게 그렇게 쉽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나이도 아직 어리고. 이제 40대이고 어디 몸이 불편한 것도 아닌데 과연 (수급자가) 될 수 있을지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거다.

정호 난 사실 잘 되려니 생각했다. 내가 안 될 조건이 아니니까. 관련 법규 뽑아가지고, 그거 다 뒤져가지고 알아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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