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홈리스야학 이야기]는 야학 교사들이 만난 학생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꼭지

홈리스야학 <영어 실전반> 수업

<지하 / 홈리스야학 교사>

▲  홈리스야학 봄학기 영어 실전반 수업사진
저는 매주 금요일 인권지킴이 활동을 하다 처음으로 야학 교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첫 수업 전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누구와 처음 만나게 되면 긴장을 정말 많이 합니다. 상황마다 다르지만 심하게 낯가림을 하기도 하고, 정말 친화력이 좋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아 ‘영어수업을 제대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함께 교사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제 성격을 잘 모르고 이상할 때가 많아서 제 친구들과 동생, 오빠들은 저를 힘들어하고 귀찮아합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제 수업을 들으셨던 핸썸님과 림보님은 저를 너무 잘 따라와 주시고 즐거워해 주셨습니다. 특히 림보님은 오래 알고 지냈던 분이어서 수업 시간 때 정말 편하였습니다.

영어 실전반의 두 학생: 핸썸님과 림보님~
수업은 정해진 교재를 사용했는데 영어 읽기와 일상대화, 단어들을 배웠습니다. 핸썸님과 림보님은 영어실력이 좋으셔서 수업 내용을 금방 이해하셨습니다. 두 학생 분들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서로 알려주시고 도와주셨습니다. 제 설명을 잘 못알아 드셨을 때도 열심히 몸으로 표현하거나 사전을 찾아 이해하려고 노력하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핸썸님과 림보님이 갑자기 싸우시기 시작할 때가 있어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고 긴장 모드였지만, 정말 재밌었습니다. 저는 웃었습니다. 수업 때마다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좋았습니다. 

저 또한 야학에 오는 데 의미가 있었습니다. 핸썸님은 저를 볼 때마다 반갑게 인사해 주셨고 매 수업마다 커피를 챙겨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커피를 잘 못마셔서 “핸썸님~ 저 커피 못 마셔요~” 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열심히 타 주셨습니다. 림보님이 “커피 안마신다고!! 왜 자꾸 커피를 타와!!”라고 하셔도 핸썸님은 굴하지 않고 커피를 타오셨습니다. 제가 받쳐주질 못해서 죄송스럽지만, 저는 제 몸에 해로운 음식은 먹지도 마시지도 않습니다. 

핸썸님과 림보님은 수업에 절대 빠지지 않으셨습니다. 저도 빠지지 않았지만, 지각은 3번 했습니다. 한번은 수업에 늦어 미친 듯이 뛰어가다가 핸드폰을 부셔버렸습니다. 왜 제 손에 거치는 모든 것들은 다 부셔지는지…. ‘망손’(망할 손이라는 뜻) 인증이 되었습니다. 스크린이 박살 난 핸드폰을 다시 줍고 뛰었습니다. 림보님과 핸썸님은 교재를 읽으시면서 저를 기다려 주셨고, 지각을 한 저와 저의 핸드폰을 정말 열심히 위로해주셨습니다. 이때 서로의 마음이 잘 통했습니다. 

수업 시작 전 항상 서로의 근황을 말하는 시간을 먼저 가졌습니다. 핸썸님과 달리 림보님은 “일 없어. 그냥 여기만 오고, 나 혼잔데 뭐. 그냥 늘 똑같애”라고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혼자’라는 말에 제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영어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마음을 위로해 드리고 싶었는데, 오히려 제가 늘 토닥토닥 위로를 받았습니다. 항상 제 나이 또래들과만 얘기하고 생활하다가 야학과 인권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보고, 대화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인생 공부가 되었습니다. 야학을 하면서 몇 년 동안 쓰지 않았던 영어를 다시 쓰게 되어서 좋았고, 영어를 가르쳐 드릴 수 있어서 보람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사정이 있어 가을 학기는 참여를 못하게 되었지만, 짧은 시간동안 핸썸님, 림보님과 함께한 야학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활동하시고, 저는 늘 존경합니다. 행복하세요~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544 <홈리스뉴스 49호>특집-2017년 서울시 노숙인 등 복지 예산 파일
홈리스행동
329 2017-04-26
543 <홈리스뉴스 49호>미디어 요~지경-언론이 고가공원 노숙자 유입‘썰’을 다루는 방식 上 파일
홈리스행동
238 2017-04-26
542 <홈리스뉴스 49호>세계의 홈리스-홈리스 상태를 범죄화하는 도시에서의 권리 투쟁 파일
홈리스행동
217 2017-04-26
541 <홈리스뉴스 49호>홈리스인권 아우성-종로타워는 왜 노숙인을 쫓아내는 것인가? 파일
홈리스행동
319 2017-04-26
540 <홈리스뉴스 49호>동행-집 없는 사람이 수급자가 되는 법 上 파일
홈리스행동
374 2017-04-26
539 <홈리스뉴스 49호>꼬집는 카메라-사과를 받는 거리 홈리스 파일
홈리스행동
113 2017-04-25
538 <홈리스 추모제 특별판 48호>노동-홈리스에게도 비빌 언덕이 필요하다 파일
홈리스행동
157 2017-04-25
537 <홈리스 추모제 특별판 48호>의료-대통령의 피눈물? 홈리스의 피눈물! 파일
홈리스행동
175 2017-04-25
536 <홈리스 추모제 특별판 48호>주거-쪽방과 사람을 살리기 위한 서울시의 공공성이 필요하다 파일
홈리스행동
127 2017-04-25
535 <홈리스 추모제 특별판 48호>추모-죽어서도 죽지 못하는 사람들- 공공성을 갖춘 공영장례제도 시급 파일
홈리스행동
278 2017-04-25
534 <홈리스뉴스 47호>요세바 통신-일본의 청년 주거 문제 ⑤ 가족과 함께 사는 청년이 더 가난하다? 파일
홈리스행동
138 2017-04-25
533 <홈리스뉴스 47호>특집-서울시 ‘노숙인 지원주택 시범사업 운영 지원계획’을 보며... 파일
홈리스행동
607 2016-12-09
532 <홈리스뉴스 47호>가난한 이들을 위한 페다고지-반(反)빈곤운동에 대한 평가: 마지막 이야기 파일
홈리스행동
304 2016-12-09
531 <홈리스뉴스 47호>세계의 홈리스-진정으로 불공정한 ‘게임의 규칙’ 파일
홈리스행동
413 2016-12-09
530 <홈리스뉴스 47호>어깨걸기-‘1121 금융피해자 행동의 날’에 즈음하여 파일
홈리스행동
412 2016-12-09
529 <홈리스뉴스 47호>진단-서울역 강제퇴거 조치 이후 5년, 마지막 파일
홈리스행동
393 2016-12-09
528 <홈리스뉴스 47호>홈리스야학 이야기-야학교사 ‘곰탱이’의 문답형 수업 소개 파일
홈리스행동
419 2016-12-06
527 <홈리스뉴스 46호>특집-노숙인․장애인 시설 문제, 대구시립희망원을 통해 알아보자 파일
홈리스행동
217 2016-11-15
526 <홈리스뉴스 46호>어깨걸기-2017년 중증장애인생존권 예산, 정말 생존을 위해 필요하당! 파일
홈리스행동
271 2016-11-15
525 <홈리스뉴스 46호>세계의 홈리스-미국 대통령 선거와 홈리스 파일
홈리스행동
166 2016-11-15
Tag List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