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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3 (22:57:14)

동짓날, 노숙인의 죽음을 추모하다

'2010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 열려

홍권호 기자 2010.12.23 08:01

▲  22일 늦은 7시 서울역 광장에서 '2010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가 열렸다.

지난 2001년부터 일 년 중 밤이 제일 길다는 동짓날에 매년 열리는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가 22일 늦은 7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 번째로 열렸다.

올해 추모제는 다시서기지원센터 프란시스대학 풍물패 두드림의 공연과 다큐인 송윤혁 영상활동가의 ‘2010년 노숙인 복지와 인권’을 다룬 추모영상 상영으로 시작했다. 이어 홈리스행동 이동현 집행위원장의 개회선언과 함께 80여 명의 참가자 손에 들린 초가 환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추모사가 이어졌다.

서울역에서 8개월째 노숙생활 중인 정아무개 씨는 “서울역에서 자다 한 분이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젊은 나이이지만 나도 저렇게 죽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라면서 “지금 몸 상태는 걷기도 힘들고 몸에 종기가 생겼지만, 병원에 가도 입원은 시켜주지 않는다”라고 성토했다.

서울역에서 13년간 노숙생활을 한 권아무개 씨는 '일하지 않으려고 노숙인이 됐다'라는 편견을 꼬집었다. 권 씨는 자신의 손을 펴보이며 “우리를 게으르다고 말하지만, 이 손을 보면 우리가 일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있는 법으로도 노숙인들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부가 법보다는 민간단체들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영정.

인도주의실 천의사협의회 주영수 공동대표는 “매년 수백 명의 노숙인들이 거리와 병상에서 죽어가지만, 이들은 죽어가는 순간까지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다”라면서 “정부가 노숙인의 건강상태를 돌볼 수 있는 지원과 같은 기초적인 의료 보장을 마련해야 노숙인들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빈곤사회연대 최예륜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복지의 가장 큰 문제는 빈곤의 책임을 개인과 가족에게 떠넘기는 부양의무자 기준과 같은 독소조항들 때문에 최소한의 복지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동자동사랑방 엄병천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노숙인에게 밥을 퍼주는 쇼를 하면서 표를 얻고 당선되었지만, 당선 후에는 자신이 밥 퍼준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지켜보기는 커녕 오히려 노숙인 지원 예산을 삭감했다"라면서 "도무지 앞뒤가 없다"라고 성토했다.

▲  전형권 무용가가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춤을 추고 있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전형권 무용가가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춤을 추었고, 노동가수 박준 씨는 “홈리스행동 이동현 활동가가 문자를 보내 이 노래를 불러달라고 당부했다”라면서 ‘옆을 쳐다봐’ 등 3곡을 열창했다. 추모제는 참가자들이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의 영정에 헌화와 분향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추모제는 금융피해자연대-해오름,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동자동사랑방, 빈곤사회연대, 서울역진료소학생모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홈리스연대, 홈리스행동으로 구성된 2010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 공동기획단(아래 공동기획단)이 주최했다.

한편, 공동기획단은 이날 오전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리스법 제정으로 정책의 안정성 보장 △거리노숙인에 대한 긴급주거지원 실시 △의료지원 강화 △노숙인 일자리 정책 개선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 강화 등 노숙인의 복지 개선을 위한 5대 요구안을 제시하고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사제휴=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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