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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1773
2011.06.27 (11:36:31)

일본조례에 대한 한국 수집노동자의 생각

 

숀(폐지수집노동자)

 

나는 현재 새벽에 폐지수집을 하고, 그 돈으로 고시원에 방을 얻고 생활하고 있다. 몸이 좋지 않아서 일용직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었던 것은 폐지를 줍는 것이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수집을 할 수 있어서 먹고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깡통수집을 금하는 조례에 대해 듣고 어이가 없었다. 그와 비슷한 내용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까봐 걱정이 되었다.

지금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도 솔직히 폐지 모으는 일을 하는 것도 정부에서 고맙게 생각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진다면 살기 위해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리어카를 끌고 나와서 폐지를 수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폐지수집을 하는 일은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살아가게 하는 중요한 생계수단이다. 노숙을 하는 것보다 리어카를 끌망정 떳떳하게 일하고 있다는 것에 더 고마워해야 하고, 더 일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이것마저 하지 못하게 하면 완전히 노숙인을 계속해서 만들겠다고 하는 느낌이다.

명동에 30명정도 폐지수집노동자가 있다. 단기간에 엄청나게 늘어났다. 왜냐하면 인력사무실에 가도 일거리가 없고, 나이 때문에 일도 못하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최후의 선택으로 리어카를 들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점 명동 뿐 아니라 서울 곳곳에도 이런 수집노동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정부에선 만약 일본처럼 이것도 못하게 한다면,, 뭐 할 게 있나? 대책이라도 마련해주고 하지 못하게 하던가 해야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 최고 밑바닥 일도 못하게 한다면 분신이라도 하든가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우리라면.. 나와 같은 사람들이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도 조직인데.. 폐지수집을 하는 사람들과 연대하여 시에 항의를 하던가 해야 하지 않을까?

 

일본의 깡통수집을 하지 못하게 한 조례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건 가난한 사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잘못된 것이다.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까지 영향이 미칠 것 같다. 일본에서 비슷한 조례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따라하지 않을까? 그때 가서 갑자기 수집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수집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일을 하지만 가난하기 때문에 죽고 싶어하거나 죽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 일도 하지 못하게 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되겠나? 지금 이명박도 풀빵 장사도 했느니 뭐니 하지만 4년동안 서민을 위해 뭘 했는가? 있는 놈들의 배만 불렸지 실질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뭐 해준 것이 하나도 없다. 이번에도 대학등록금을 경선 때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지키지 않았다. 그래서 반값등록금이 아니면 살기 어려운 학생들과 시민들이 보다 못해 거리로 나온 것이다. 우리도 다르지 않다. 가난한 우리를 위한 무언가가 마련되지 않으면! 말로만 서민서민을 외치고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해주지 않으면! 거리로 나서서 외칠 것이다. 서민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나 같은 사람들이 더 이상 먹고 살 고민을 하지 않도록 일거리를 주고, 현재 하고 있는 폐지수집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정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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