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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2045
2010.12.17 (13:22:42)


특별자활근로에서 싹뚝! 어떻게 살라고..
-특별자활근로에서 탈락된 거리 노숙인들과의 인터뷰-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10월 중순, 불어오는 바람보다 더 시린 것은 일자리에서 쫓겨나 앞으로의 생활을 걱정해야 하는 이들의 마음이다. 듣고 싶었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근심 가득한 얼굴로 oo센터 급식소에서 나오는 두 분을 만나보았다.

이○○ 님(54세)
보일러 설비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몸이 좋지 않은 때에 엎친데 겹친 격으로 경기도 좋지 않아서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부인과 이혼하고, 자녀와도 헤어졌다. 이후, 쭉 10년이 넘게 노숙을 했다.
우연히, oo센터에서 특별자활근로를 하게 되었다. 중간 중간 몸도 좋지 않고 해서 하다말다를 반복했다. 그렇게 4년을 일했지만 실업수당을 받지 못했다.
특별자활근로는 그에게 온전한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급여를 줬다. 고시원비 23만원을 내고 남은 돈으로 담배와 술을 사서 근심을 덜었다. 그리고 간장을 사서 밥에 비벼먹는 것이 전부. 고기반찬은 꿈도 못 꿨다. 그 돈도 며칠 만에 바닥나고 이후엔 무료급식소를 찾아가 식사를 해결했다.
허리디스크와 골다공증이 있어서 걷는 것도 힘들다. 힘쓰는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특별자활근로도 겨우 했다. 이제는 그것도 하지 못한다. 지금은 oo센터 지원으로 2개월 임시주거지원을 받았지만, 그것도 잠깐 겨울이 찾아오기 때문에 또 걱정이다. 거리에 다시 나가야할까...?
추석 전에 불어오는 칼바람보다 더 무서웠던 특별자활근로 삭감이라는 선물을 준 서울시에게 말했다. “나에게 특별자활근로는 방세랑 담배였다. 정말 너무한다. 다시 일자리를 달라! 그리고 먹고살게 하려면 최소한 50만원은 줘야지..”

정○○ 님(43세)
한때 유흥업소 주방장이었다. 잘나갈 때는 돈도 많이 벌었지만 10여 년 전 경기가 갑자기 나빠지면서 실직했다. 이후 지인과 장사를 시작했었지만 그것도 곧 망했다. 이리저리 재기를 하려고 돌아다녔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노숙을 하고 있거나 쪽방 등을 전전하고 있었다.

oo센터에서 특별자활근로를 하고 있다가 이유없이 잘렸다. ‘너는 됐으니까 그만 들어와’라는 식이라서 더 이상 따지지도 못했고 일도 못했다.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서울시가 자기처럼 힘들게 살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아서 한숨을 내쉬었다.

특별자활근로를 하면서 쪽방 월세를 냈다. 괴로움을 잊게 해주는 담배는 양보할 수 없었다. 아무리 돈을 아낀다고 아껴도 술 조금, 반찬 며칠 먹을 것을 조금 사고 나면 땡! 그래서 거리에 나가서 구걸도 해봤다. 39만원으로 살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마저 할 수 없다.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려고 여기저기 찾아보고 신청을 해도‘노숙인’이라는 낙인이 붙어있기 때문에 탈락 되는 것 같고, 일 자체도 구하기 힘든 것 같았다. 대책을 세워놓지도 않고 잘라버리는 서울시에게 화가 났다. 갑자기 잘라버리면 어떻게 살라는 것인지... 일자리를 연계시켜주거나 어떤 다르게 살 궁리를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줘야 하는데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이런 말을 아무리 해도 서울시가 들은 척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전혀 바뀌는 것이 없을 것 같은 마음에 파도처럼 밀려오는 한숨이 뿜어져 나왔다.

보이지 않는 빈곤이 그들의 삶을 갉아먹는 동안 살만했던 사람들과 노숙인 정책이 보여준 냉소와 무관심이 차가운 돌바닥보다 더 차갑고 무서웠다.                                  

<홈리스뉴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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