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조회 수 : 2685
2010.12.17 (13:17:02)


홈리스뉴스는 지난 10월 29일, 노숙인들의 새로운 일자리로서, 홈리스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실천적 접근으로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는 빅이슈 코리아와의 좌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좌담에는 홈리스뉴스 편집부와 홈리스 당사자, 빅이슈 코리아의 진무두(영업국장), 홍삼용(빅이슈판매원)님이 참여하였습니다.


▷박사라 : 홈리스가 판매하는 잡지, 빅이슈코리아가 창간된 지 100일이 조금 지났습니다. 홈리스뉴스에서도 빅이슈에 대해 늘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요.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거쳤고, 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라고 생각되어 오늘 빅이슈 코리아에 좌담을 요청드렸습니다. 우선, 빅이슈에 대해 먼저 소개를 해 주시죠.

▷진무두 : 노숙인분들이 일반적인 일자리로 바로 들어가기에는 근로자나 고용주나 다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고용주는 노숙인이 조금 더 일을 해주고 적은 급여를 주고 싶은 입장, 노숙인들은 적어도 남들 받는 만큼은 받고 천천히 배우면서 시작하자는 동상이몽이 있었던 거죠. 또 일을 하면서도 막상 커밍아웃, 그러니까 전에 노숙했었다는 것을 알리면 왕따가 되어서 나오는 일도 많았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당당하게 할 만한 일이 없을까를 고민하던 차에 영국에서 시작한 빅이슈를 알게 되었습니다. 최소한 경제적인 자립을 위해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정도로서는 적합하다 생각했습니다. 거리에서 판매를 하지만 좌판이나 가판을 설치하지 않기 때문에 단속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었고, 서울시의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도 등록할 수 있었죠.

▷조성래 : 사전에 자료를 보니 빅이슈에서는 달성감, 타자와의 대화를 목표로 한다고 하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진무두 : 노숙인으로 있을 때는 아무리 깨끗하게 입고 있더라도 누구도 말을 붙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빅이슈를 팖으로서 단골이 생기고, 단순한 고객을 넘어 사람들과의 소통이 일어나게 됩니다. 홍 선생님이 이번 주에는 몸이 아파 장사를 쉬셨는데 쉬시는 동안 사무실로 전화가 끝없이 왔습니다. 상가 주인들, 여대생들이 무슨 일 있으시냐고 걱정이 되셔서 연락을 주시는 거죠.

▷홍삼용 : 이대에서 빅이슈를 파는데, 학생들이 너무 고마워요. 두 서너 사람은 그냥 뭐 이것도 사다주고 저것도 사다주고 합니다. 난 신세지는 게 싫어서 약간 거부반응을 보였더니 한 사람은 토라지고, 한 사람은 책을 사주더라구요. 저는 제가 직접 지은 문구를 적어놓고 판매를 하는데 앞으로는 이렇게 적으려구요.“처음 만남은 낯선 만남이지만 나중 만남은 가족 같은 만남이다”라구요. 그것을 떳떳하게 공개하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해요.

▷진무두 : 이전에 거리의 천사들 활동을 하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하려고 애써도 잘 되지 않았는데 빅이슈 판매원을 통해서, 언론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노숙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빅이슈 판매원에게도 도움이 되고 만드는 우리로서도 뿌듯합니다. 세계적으로 다른 나라들에서도 다양한 빅이슈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습니다. 홈리스 월드컵에도 다녀왔지만, 해외에는 홈리스 예술제도 있어 유명한 작가들이 함께 전시를 하죠. 우리도 국내에서 유치를 해보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참신하고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승문 : 저도 노숙생활을 하면서 이것저것 해 보고 싶고해서 여기저기 일을 알아보고 다니고 해도 쉽게 저를 받아주지 않더라구요. 제 형편에 대한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나면 안 되겠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노숙생활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같이 얘기 해보고 그러면 일은 하고 싶은데 실제로 반겨주는데도 없어 갑갑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도 그렇지만 겉은 젊거나 멀쩡하게 보이지만 속으론 병이 깊은 사람들이 많거든요.

▷박사라 : 관계성을 중요시하는 것과 함께 빅이슈는 ‘구걸이 아니라 일하는 것이다’라는 표어를 내걸고 계시죠? 그러나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계신 분들에게 사회는 부정적인 시각들을 보내는 것 같아요. 이런 분들, 이런 인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홍삼용 : 자기가 노숙인이라는 그것을 떳떳하게 공개하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해요. 나는 그래서 아예 사무실에 노숙인 홈상용이라고 제목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어요.

▷진무두 : 무엇보다 중요한 게 노숙은 죄가 아닌데 이 세상이 노숙을 죄인 것처럼 여긴다는 것이죠. 사람들에게 노숙은 죄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선 노숙인 스스로가 죄 의식을 가지면 안되요. 스스로 죄의식을 갖고 있으면서 일반인들에게 인식의 변화를 준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동현 : 빅이슈는 노숙인들이 각자의 주특기, 왕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준비기로서의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현재 사회적 조건이 그러한가는 의문입니다. IMF 이후 굉장히 큰 사회적 체질 변화가 있었다는 거죠. 빅이슈 판매원이란 준비기간 동안에는 굉장히 힘차게 달려왔지만 다시 큰 벽에 부딪힐 수 있어요. 그렇다면 노숙인에 대한 인식개선의 차원이 아니라 비노숙인구들도 겪고 있는 비정규직과 같은 노동 불안의 문제를 노숙인들은 조금 더 깊고 심각하게 겪고 있다라는 인식개선이 필요한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같이 힘을 모으고 어깨를 걸어야 한다는 거죠. 그런 발언을 빅이슈 차원에서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요.

▷진무두 : 빅이슈는 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아니에요.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경제적 자립을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이죠. 빅이슈를 통해서 “노숙인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대상이구나”하는 것을 환기시키는 거죠. 그 이외의 다른 행동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거는 저희에게 너무 과한 요구인 것 같아요. 외국 빅이슈처럼 전국적인 네트워크망을 가지고 빅이슈 판매사원만 천 명 이렇게 된다면 우리가 주장하는 것이 굉장히 큰 힘을 갖겠죠. 지금은 빅이슈가 회사적인 차원에서 성장해야 할 시기에요. 빅이슈가 성장했을 때, 노숙인 문제에 대해서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겠죠.

<홈리스뉴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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