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지난 8월, 2011년도 최저생계비가 작년에 비해 5.6% 인상된 1,439,413원(4인 가구 기준)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복지부에서는 2번째로 높은 인상률이라고 주장하지만, 타지원액을 차감하고 실지급되는 현금급여는 3.28% 인상된 것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홈리스 뉴스에서는 인상된 최저생계비 수준과 문제점 등에 대해 현재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이 날 좌담에 참석하신 분들은 수급을 받게 된지는 짧게는 10개월부터 길게는 6년까지 다양하지만, 모두 단신으로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이 좌담은 10월 2일 오전 11시 반부터 12시 반까지 홈리스 행동 사무실에서 진행되었고, 홈리스 뉴스 편집부에서 정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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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 숫자상으로 5.6% 올랐는데, 현금급여는 3.2% 올랐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거. 중생보위에 있는 사람들이 통계를 가지고 했다고 하는데, 통계숫자가 어떻게 나오는지 몰라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되더라고. 빈곤사회연대에서 민생보위를 결성해서 동참하자고 해서 우리 나름대로 가계부도 작성하고, 기자회견도 하고 두 달 넘게 활동을 했는데, 우리가 효과적으로 어필을 못한 것 같다. 중생보위 놈들한테 대응을 못했는지, 죽기 살기로 하든지 나는 단신이라 몸을 불태워서라도 하겠다고 했는데, 언론이고 뭐고 이 얘기들은 나오는 게 없어. 우리 홈리스 뉴스도 보내야 된다. 올랐다고 하는데 오른 게 아니다. 그냥 사탕 한 개 던져주는 꼴이다. 1년 지나면 또 몇 % 오르겠죠. 물가상승률이라는 것도 제대로 맞지도 않는 거 같고.

현태: 보면 1년에 한 1만 원 정도 올라요. 근데 연료비는 왜 빼 먹은 거야? 겨울에 동절기 때 3개월 동안 한 달에 2만 원씩 지원해줬는데. 수급 받는 거랑 별도로 나오던 게 작년부터 없어졌어요. 어떤 새끼가 그랬지? 황제처럼 살았다고. 술, 담배는 안하더라도. 옷을 어떻게 3년씩 입어? 이발도 그래. 미장원에서 자르면 12,000원한다고 하던데. 머리도 자르지 말고 살라는 소린지.

달마: 국가도 예산을 뭐 자기 나름대로 쓰겠지. 그래도 발표할 때는 현실에 입각해서 발표해야지. 현실을 반영해서 올려야하는데, 되도 않은 통계를 가지고. 어떻게 책정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 우리도 수급자가 되면 고마운데. 그래도 현실적으로 맞춰줘야 한다고. 최저임금의 80%는 맞춰야 된다고. 무슨 자료를 가지고 어떻게 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절대빈곤, 상대빈곤 하는데, 수급자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 답답하더라고.

머리도 자르지 말라?

사랑나라: 최저생계비가 결정되는 거는 복지부에서 하는 줄만 알았지, 과정은 몰랐다. 최저생계비라는 게 생각을 해보면, 방을 얻어가지고 밥만 해 먹고 솔직히 담배도 돈이 없으면 얻어 피우던지 끊던지 술도 얻어먹던지 끊던지 둘 중에 하나에요. 전철타고, 움직이지 말고. 장애인증 있는 사람이야 모르지만, 돈 내고 타는 사람은 어디 가지도 말고. 최저생계비 자체가 그런 거야. 방에 앉아서 가만 밥만 해먹고 앉아 있어라, 그만한 돈만큼은 줄 테니까. 수급자가 하루 나가서 일을 하려고 해도 수급이 줄어드니까 일도 못하는 거고, 그러면서 무슨 희망키움통장인가 뭔가 만들어 놓고, 수급자는 안 된대요. 참, 얼마나 성질이 나던지. 이런 걸 왜 만들어놨냐. 이게 무슨 희망통장이냐. 지랄을 해놨더니. 동사무소 공무원이 정부에서 그렇게 하는거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고. 고시원은 20~25만 원, 쪽방도 그 선에서 비슷한데. 방세 23만원 내고 나면 돈 19만 원 정도 남아요. 담배 값, 술값은 생각지도 못하고, 매달 식대로 싹 들어가는 거야.

현태: 그리고 동사무소에서 쌀 주는 거. 1년에 6포대에요. 그게 1년에 10만 원 정도 되는데. 그거 갖고 1년을 먹고 살라는 거 아닙니까. 동사무소에서 2개월에 한 번씩 주는 거. 그거 갖고 어떻게 살아.

사랑나라: 수급을 어쩔 수 없이 받고 있지만, 솔직히 복지부에 가서 더 달라고 해도 씨도 안 먹히는 게 당연한 거고. 돌아다니면서 짤짤이라도 해야 하는데. 담배 값도 무시를 못하고. 솔직히 술 한 달에 3번 먹으면 딱 맞다. 밥은 안 먹고(웃음). 움직이지도 않고, 밥만 먹으면 그 돈 갖고 살 수 있다.

다람쥐: 그런데요. 42만 원 갖고 살 수는 있습디다. 밥은 무료급식소를 이용하고, 이발은 봉사하는데 가서하고, 담배는 걸어 다니는 전매청이 많아요. 술? 술은 개업식하는 데 가서 먹어요. 옷? 교회 같은데 가서 집사님한테 사정하면 옷도 주고. 생필품이요? 치약, 비누, 칫솔? 이런 것도 상담센터 가서 얻으면 되요. 이렇게 하려면 하루를 어떻게 움직여야 됩니까? 이렇게 하면 살겠죠. 그게 삶이에요? 차라리 46만 원보다는, 청산가리를 주세요. 그게 더 빠르지 않나요? 복지부 사람들, 그 좋은 머리가지고 그러는 거 보면 그것도 이상해요. 쉬운 방법 두고 왜 어려운 걸 택해? 그렇지 않아요? 청산가리가 낫지 않아요? 그러면 며칠 안 갈 텐데, 왜 42만 원을 주냐고. 그냥 단기로 끝내자고.

달마: 그리고 수급자한테 친구들이나 친척들이 어렵게 산다고 통장으로 돈을 보내면, 그 통장을 조사해서 소득이 있다고, 수급을 깎는 이유는 도대체 뭐냐 이거야. 그럼 친척도, 형제도 없이 살아라 이 말인데. 이런 거보면 열이 받는 거야. 아무 도움도 받지 말고 어떻게 살란 말인지. 지하철 택배를 알아봤는데, 복지카드라도 있으면 모를까, 지하철 타는데 몇 천원 들면 사실 담뱃값도 벌기 힘들어. 눈치보고 삥차 타는 마음은, 그건 안 해 보면 모른다.

사랑나라: 전철 타는 것만이라도 무료로 하면 도움이 될텐데.

방에 앉아서 가만 밥만 해먹고 앉아 있어라

달마: 내가 왜 저녁에 술을 한 잔 먹어야 잠을 잘 수 있냐면……. 잠이 안 온다고. 내가 수급 신청해가지고 이 모양, 이 꼬라지가 된 건지. 내가 한심한 거야. 나도 일은 못해도 힘은 있었는데. 건설현장 가면 누구보다 꾸준히 열심히 할 수 있었는데, 작년부터는 휘청해서 넘어가더라고, 일하면. 그래서 아차 싶어서 병원 가니까 중풍초기증세라고 하더라고. 몸이 아프니까 병원비가 너무 들더라고. 그래서 어려워서 수급 신청을 하게 됐는데. 이런 최저생계비 얘기하면 돌아버리겠다. 수급 받으면서 더 답답하다.

다람쥐: 이런 자리를 자주 가져야 되요. 스트레스 많이 받걸랑. 정부에서 이런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사랑나라: 우리 같은 사람은 내일 생각 못해요. 그 이상 아무 생각 못해요. 몇몇 사람은 비전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대부분이 그래요, 하루하루 보내다가, 그러니 낙도 없는 거지.

다람쥐: 정부에서는 우리같이 어려운 사람들 위해서 주춧돌은 못 되더라도, 사람들을 떠밀려가게 하는 급물살 같은 거는 보내지 말라고. 인생에 도움은 못 줘도, 자존심은 건드리지 말아야지. 수급비 중에 주거비로 책정된 게 8만 몇 천원 정도라고 알고 있는데, 그거 만든 사람들도 똘아이 아닌가? 8만 3천원 그걸 왜 줘?

사랑나라: 형평성에 안 맞는 거지. 주거비로 그거의 3배 가까이 내고 있는데. 자기들도 나와 보면 방세 얼만지 뻔히 알면서. 근데 왜 그렇게 책정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다람쥐: 서울시청 집회 갔을 때 어느 분이 한 얘길 들어보니까 공무원들이 접대한다고 한 끼 식사로 39만 원도 쓴다고 합디다. 한 끼 식사가 39만 원인데, 그러면 최저생계비에서 3만원 남네요? 더 이상 알 것도 없고 물을 것도 없네요.

달마: 늘 했던 방식 말고, 변화도 필요한 것 같다. 9월 1일 최저생계비 공표한 거 보고, 욕이 나왔다. 이거 받으려고 이렇게 했는가. 예전에 국회 토론할 때도 책임 있는 사람이 오지도 않고. 복지부 과장이란 인간이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는 소리를 하는 게 맞는가. 그 때 과장이란 사람이 그렇게 얘기 하냐고 욕을 들었는데, 욕을 들어 먹을 만하다. 무조건 모른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는가.

사랑나라: 사람이 많이 모이면 우리가 원하는 목소리도 커지게 될 거고. 사람들이 같이 할 수도 있고. 구청이나 시청에도 항의글이나 메일도 보내고, 그래야 그네들이 좀 더 신경을 쓰지 않을까. 저번 참여한 인원 보면 기자 빼고는 30명 정도 밖에 안 되겠더라고. 그 인원으로. 물론 인원이 문제가 아니고 솔직히 시에다 항의글을 계속 올려야 한다. 집회 한 번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람쥐: 거리에서 노숙인이나 수급자가 일반인에 비해서 사망률이 3배 정도 높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뭐겠어요? 사회에서 보는 시각이 수급자, 노숙인은 일반인과 차별을 두죠. 그럼 그 사람들을 피하게 되겠죠. 똥은 똥끼리 모인다고, 그럼 그 사람들이 풀 수 있는 방법은 모여서 신세한탄하면서 깡소주나 마시고. 뭐 안주라도 제대로 먹겠어요. 그러니 위장이고 뭐고 엉망이 되니까 하늘나라로 가고. 사망률이 당연히 높겠지요.
정부에서 기술을 배울 수 있게 지원해 주던가, 일자리를 주던지 길게 봐야하는 거 아닙니까? 수급을 받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없는 거 아닙니까? 한 달, 또 한 달, 맨 날 적자생활인데. 멀리 보고 정책을 바꿔야 된다고 봐요. 수급 이외에 수입을 가질 수 있게. 수급 받는 거 가지고 정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장기적으로 정부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야만이 나도 한 번 살아봐야 겠다는 의욕을 가질 수도 있고 살아볼 수 있을 것 같고. 뭔가 사람이 획기적인 뭔가 있어야 탄력도 받고 정신도 바뀌는 거지. 꼴랑 그거 받아서 벗어나지 못해요. 더 이상 벗어나기도 어렵고, 생각하기도 싫고. 가져봐야 맨 날 그 꼴이 그 꼴인데. 희망? 희망 좋죠. 누구나 다 희망도 있고, 꿈도 있겠죠. 어느 누구가 없겠어요. 사실 희망 같은 건 다 물 건너갔고, 저한테는 로또 밖에 없습니다.

현태: 아니, 옷을 한 번 사 가지고 3년씩 입고, 머리도 깍지 말고. 터무니없는 소리다. 자린고비처럼 걸어놓고 쳐다보기만 하면 되는 건지. 우리보고 어떻게 먹고 살라는 건지. 옷도 사 입지 말고, 무인도에서 사는 사람처럼 살라는 소리인지. 신발도 몇 년 동안 신으라는 건지.
TV에서 동물농장 같은 프로그램 보면 개들이 사람보다 더 잘 먹던데. 동물농장 보면 확 짜증이 난다. 개 미용실 데려가고, 호텔 데려가고. 수급자들 한 달 생활비를 다 쏟아 붓는다.

달마: 개돼지보다 못한 인간인지.

사랑나라: 그런 거보면 솔직히 수급 받는 사람 돈하고 개 한 마리 키우는 돈하고 비교하면 개 키우는 게 훨씬 돈이 많이 든다.

다람쥐: 대한민국 아주 잘나가요. G20도 개최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넘는다고 하는데, 최저생계비 42만원을 봤을 때는 누가 책정을 했는지, 산수 공부했다는 놈들 머리가 궁금하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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