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 6726
2011.12.20 (23:46:42)

올해 11월, 상황판단이 떨어지는 지적장애인과 노숙인들을 꾀어 금품을 빼앗고 이들을 염전 등에 팔아넘긴 인신매매 일당이 경찰에 의해 검거되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부산 지역의 노숙인들 가운데 연고가 없는 사람들만 골라 “숙식은 물론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소개해주겠다”고 접근한 뒤 염전이나 고기잡이 어선 등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를 당한 노숙인들은 1평 남짓한 쪽방에서 생활하면서, 4개월 이상 임금도 받지 못하고 고된 중노동을 강요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본 사건은 노숙인과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소수자들이 인권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들에 대한 사회의 일반적 통념이 잘못된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현실세계에서 노숙인들은 인신매매, 사기·강제노동, 폭행, 살인 등의 강력범죄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그들은 ‘위험한 존재’ 내지 ‘예비적 범죄자’, ‘게으르고 일하기 싫어하는 존재’ 등으로 낙인찍힌다. 특히 주거가 불안정하고 노숙생활의 과정 속에서 신체적, 심리적 손상을 입은 노숙인들은 안정된 일자리를 얻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현실은 노숙인들이 위와 같은 인신매매 및 사기노동에 유인되어 마치 ‘상품’처럼 취급받는 결과를 낳게 한다.

앞으로 위와 같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정부와 공공기관은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노숙인 일자리 정책과 주거정책을 검토,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노숙인들에 대한 근거 없는 사회적 편견과 통념을 근절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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